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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인력과 장비 철수한 둔촌주공 공사 현장 "희망도 사라졌다"

유치권 행사로 현장 출입 불가 "협상 결렬, 재개 일정 정해진 것 없다"

전훈식·선우영 기자 | chs·swy@newsprime.co.kr | 2022.04.15 11:55:56

둔촌주공 공사 현장 인근 '둔촌역전통시장' 분위기는 여느 다른 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우영 기자


[프라임경제] 주변 분위기는 여느 다른 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인근을 오가는 사람들 얼굴은 여전히 마스크로 가려지긴 했지만, 싱그러운 바람이 인사를 대신하는 봄 날씨 탓인지 입가엔 미소가 가득 찼다. 

하지만 도로를 건너 평소 한창 인부들이나 장비들이 바쁘게 움직이던 공사 현장은 마치 '폭풍전야'처럼 모든 것이 멈춰 섰다. 불과 하루 만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결국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다. =선우영 기자

'국내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결국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젠 조합 집행부와 현대건설을 포함해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이하 시공단)은 결별 수순을 하나둘씩 밟고 있다. 

사실 재건축 공사 중단은 시공사에겐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조합과의 갈등에 있어 이들 시공사가 취할 수 있는 최후 입장 표명이다. 다만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 등 이로 인한 책임도 뒤따른다. 또 '조합과의 갈등으로 공사를 중단한 시공사' 꼬리표 탓에 향후 수주전에 있어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길 수도 있다. 

이러기에 시공사들은 '공사 중단' 카드를 좀처럼 꺼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둔촌주공 시공단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15일 0시 기준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현장 곳곳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선우영 기자


"14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전 현장 인원은 철수했다. 그리고 15일 0시 기준으로 공사 중단은 실시됐으며, 모든 공사현장은 관계자 외 출입 불가하다. 현재 협상이 결렬된 만큼 재개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 - 현장 관리소 부장

실제 시공단은 15일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곳곳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그리고 공사장 전체에 대한 전면 출입 통제에 돌입했다.

물론 조합 집행부도 공사 중단 사태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충분히 협상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 시공단이 '계약 유효'를 강조할 뿐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속 그래 왔던 것처럼 조합은 협상을 원하지,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서로 입장을 존중하고 현실상황을 반영해 새롭게 계약서를 작성하면 될 텐데도, 굳이 과서 계약 인정을 선행하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사 중단 증 시공단의 일방적 이행거절 행위를 지켜보면서 시공사 결정만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 것"이라며 "공사 중단은 시공사가 결정할 수 있지만, 공사 재개는 시공사가 결정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공사 현장 곳곳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전훈식 기자


현재 조합 집행부는 오는 16일 인근 동북고에서 개최할 총회를 통해 공사비 증액 관련 의결 취소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사 중단 기간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단간 갈등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둔촌주공 공사 중단 사태로 현장 내 모든 인력과 장비가 사라진 것처럼 일반 조합원들과 일반분양 예정자들의 입주 희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과연 둔촌주공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단간 갈등이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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