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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머리카락에서 헤어웨어까지 욕망의 역사 기술…"다가올 미래 '헤어웨어' 트렌드 확신"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2.04.15 17:41:45
[프라임경제] "헤어웨어가 보편적인 패션의 장르로 정착될 것으로 생각한다. 생물학적인 머리카락에서, 사람의 손길로 치장된 머리 모양과 헤어스타일로, 그리고 옷의 형태로 한 차원 더 진화한다는 의미다."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 김상준 기자

회사 설립에 나선 초기 창업가라면 한 번쯤 성공한 후의 모습을 그려봤을 것이다. '가발'이 아닌 '머리에 입는 옷'이라는 뜻의 '헤어웨어' 장르를 개척, 패션 시장의 범위를 넓힌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는 인간이 머리카락을 어떻게 생각하고 즐기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서 출간을 통해 선입견과 편견을 변화시킬 기회를 꾀하고 있다.

다음은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와의 일문일답.

-회사를 창립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혼자만의 관심사로 그치기에 너무나 가치 있고 의미가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해 산업계에 새로운 길 하나를 더 만들어 가고 싶었다.

세상에는 일찍이 헤어웨어라는 패션이 존재했으나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발 생산 종주국의 명예를 지키고 헤어웨어라는 패션산업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머리카락 문화사에 가까운 기록 출판이 많은 수익을 내는 건 아니다. 알아주는 이도 없다. 하지만 창업가로서 이보다 더 의미롭고 가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기능과 속성을 파는 필요의 시장 가발 시장보다 가치와 의미를 파는 욕망의 시장, 즉 헤어웨어 패션시장이 아직도 잠자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머리카락과 가발, 헤어웨어로 나타나고 있는지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말 그대로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그 모든 시대를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헤어웨어의 역사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살펴봤다."

-중점적으로 읽어봐야 할 부분이 있나.

"책 내용의 비중을 굳이 말씀드리면, 글 반 그림 반이다. 그만큼 그림이 많다. 머리카락 문화사 또는 미술사를 보는 것 같다는 독자분들의 피드백이 많다. 

작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미술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듯, 이 책을 보면 인류 역사 이래 인간의 욕망과 매혹의 역사, 머리카락을 사랑한 인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시대, 형태의 예술작품처럼 역사 속에서 변화해온 머리카락의 변천사를 감상해보기 바란다."

-'가발'이 아닌 '헤어웨어'라는 단어를 만들고,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유는.

"유사 이래 인간은 의식주가 필요했고 생존을 위해 가발보다 헤어웨어를 더 먼저 애용했다. 역사가 장구하다. 그 근거의 내용이 책 내용이기도 하다.

가발은 산업사회 이후 대중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 의미로 역할이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헤어웨어는 인간의 정체성이나 신분 그리고 건강과 부 명예를 어필하기 위해 애용됐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여인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신분을 뽐내기 위해 최초의 헤어웨어,즉 가채를 사용했던 것과 같이, 또 상황·장소에 따라 골라 입듯이, 선택적 헤어스타일을 즐겼던 것이다.

헤어웨어는 가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개발한 제품에 가깝다. 때와 장소에 맞는 '헤어웨어'로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제품이다."

-최근 중장년층에서 MZ세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들었다. 젊은 층에는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략이 있나.

"과거에는 머리숱이 적어지면 찾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고객들이 많았다, 요즘은 자신의 본래 헤어스타일과는 별개로 옷을 쇼핑하듯 헤어웨어를 쇼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펌이나 커트, 염색 등을 하는 대신에 헤어웨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단 하루 또는 주기적인 기분의 변화를 스타일로 바꾸고 싶다고 긴 생머리를 숏커트로 자를 수는 없다. 헤어웨어는 평일에는 제한되어 있는 욕구를 주말이나 휴일에 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매일 정장을 입다가 주말에 과감한 패션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과 같다. OOTD, 오늘의 착장 즉 오늘의 패션에 헤어웨어가 함께 포함되는 세상을 꿈꾼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이 얻었으면 하는 메시지는.

"역사 속 여인들의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가체를 선택했던 것처럼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고객들이 출근 준비를 하며 옷을 고르듯, 오늘의 나를 더 나답게, 아름답게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헤어스타일을 골라 '입는' 세상이 다가왔다. 그 흐름을 이해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앞으로는 헤어웨어가 보편적인 패션의 장르로 정착될 것으로 생각한다. 생물학적인 머리카락에서, 사람의 손길로 치장된 머리 모양과 헤어스타일로, 그리고 옷의 형태로 한 차원 더 진화한다는 의미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와 속성으로 또다시 변신할 것이다. 은밀히 감추던 속옷이 이너웨어, 언더웨어로 바뀌면서 이제는 드러내는 패션의 장르가 된 것과 같은 이치다. 

헤어웨어는 생소한 느낌을 주는 용어일 수 있지만, 이미 오래된 과거에도 존재했으며, 다가올 미래에도 존재할 가장 트렌디한 패션이 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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