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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개론- DL E&C 총론] 최고(最高) 유지하는 '최고(最古)' 디벨로퍼로의 전환

자재 판매회사 '부림상회' 10대 건설사 자리매김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4.19 16:05:25

'국내 건설사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DL이앤씨 첫 발걸음은 1939년 10월10일 인천 부평역 앞 로터리 부근 길가 초가집에 설립된 초창기 목재와 철물 등 취급하는 건설 자재 판매회사 '부림상회'로부터 시작됐다. © DL이앤씨


[프라임경제] 건설사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변화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국내 산업 기틀을 형성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급변하는 시대에 역행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건설강국을 이끌고 있는 건설사들을 탐방해 '건설사개론' 시리즈를 꾸린다. 이번 회에는 건자재 판매업체 '부림상회'에서 출발해 굴지의 건설사로 거듭난 DL E&C(이하 DL이앤씨)에 대해 살펴본다.

'국내 건설사 최고(最古) 역사' DL이앤씨(375500) 첫 출발은 1939년 인천 부평역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설 자재 판매회사 '부림상회'다. 이후 1947년 '대림산업'으로 탈바꿈한 DL이앤씨는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 시공능력평가제도(이하 시평)가 생긴 이래 연속 10대 건설사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실제 경인·경부·호남 고속도로에서부터 △서울지하철 △포항제철 △세종문화회관 △국회의사당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독립기념관 △한국은행 △청계천 복원 △광화문광장까지 대한민국 대표 건축물 곳곳에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DL이앤씨 역사는 대한민국 건설 역사로 평가된다. 

아울러 '국내 최초 주거 브랜드' e편한세상을 바탕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진화를 선도하며 국내 주거 문화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나아가 시공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자체를 발굴해 운영까지 총괄해 수익을 창출하는 '디벨로퍼'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83년 전 부평역 앞 초가집서 탄생 '가장 오래된 혁신'

DL이앤씨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금으로부터 83년 전 일이다. 

창업주 수암(修巖) 이재준 회장은 당시 대부분이 한적한 농경지였던 부평 일대를 인천과 영등포공업지대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경인선 철도와 국도가 통과하는 만큼 향후 '경인공업지구 핵심지'라고 평가했다. 

이재준 회장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1939년 10월10일 인천 부평역 앞 로터리 부근 길가 초가집에 초창기 목재와 철물 등 취급하는 건설 자재 판매회사 '부림상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사업에 시작했다. 

이후 제재공장 설립과 원목 생산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DL이앤씨는 1947년 사명을 대림산업으로 변경, 건설업 진출에 착수했다. 특히 용산구 동자동에 서울지점을 개설하고 주업종이었던 목재업 기반으로 건설업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DL이앤씨는 1954년 동자동 서울지점 자리에 완성한 당시 고층 빌딩인 4층 건물에 입주, 1967년부터 본사로 사용했다. © DL이앤씨


그 무렵 국내 시장에서 해방과 6·25 이후 본격 재건 사업이 이뤄지자 DL이앤씨 역시 국가 시설물·공공건물 복구공사와 함께 플랜트 등 국가 기간산업 건설에 적극 참여했다. 아울러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도로 △철도 △댐 △항만 △발전소 △주상복합아파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뛰어난 사업 성적을 달성했다. 특히 1966년 미 해군시설처에서 발주한 베트남 라치기아 항만 항타 공사 수주(87만7000달러)는 '해외 건설 외화 획득 1호'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외에도 1973년 11월 사우디 아람코社 정유공장 공사 수주(16만달러)의 경우 '국내 최초(동아 1974년·현대 1975년)' 중동 진출과 동시에 '해외플랜트수출 1호'라는 쾌거를 기록했다. 또 1975년 9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 국내 건설사 최초 아프리카 진출에 성공했다. 

◆건설 '한 우물 경영' e편한세상 · 아크로 "본격 브랜드 시대"

이처럼 DL이앤씨는 꾸준한 성장세로 번창한 사업이 유지했지만, 건설업을 주업으로 고집스럽게 한우물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1975년 10월 종로 수송동에서 공사를 시작한 대림빌딩은 이듬해인 1976년 12월 준공했다. 이는 지하 3층~지상 12층·연면적 2만㎡ 규모로, 당시로는 초현대식 빌딩이다. 이후 △1984년 증축 △2002년 리모델링을 거쳐 44년간 사옥으로 사용됐다. © DL이앤씨


실제 다수 대기업들이 사세 확장을 위해 새로운 사업 분야에 뛰어들며 무리한 투자를 일삼던 1980년대 DL이앤씨는 오히려 연구개발 및 기술인력 양성 등 착실히 내실을 다져나갔다. 특히 국내 건설회사 최초 설립한 기술연구소는 이후 사장교와 현수교 기술 '국내화', 국내 최초 냉난방 에너지 100% 자립 건물 '상용화' 등 국내 건설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무엇보다 주택 분야에 있어 2000년 최초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 런칭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개척했다. 최근에는 아크로 리버파크나 서울포레스트 등을 선보이며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시장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림산업은 2020년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 2021년 1월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동시 추진한 물적분할로 대림산업을 △'존속법인' 지주회사 DL㈜ △'건설사업 담당' 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로 나눠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업분할을 통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특히 DL이앤씨는 안정적 이익 성장을 발판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디벨로퍼 중심 토탈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L그룹은 지난해 1월을 기점으로 '돈의문 시대'를 개막했다.© DL이앤씨


실제 DL이앤씨는 시공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자체를 발굴해 시공부터 운영까지 총괄해 수익을 창출하는 '디벨로퍼'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양한 시공 경험을 보유한 주택·상업시설·교량·댐 등 분야는 물론 그룹 내 시너지를 통해 호텔과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서도 디벨로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 수익 창출이 가능한 디벨로퍼 사업을 통해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인 셈. 

이런 글로벌 디벨로퍼 면모를 입증한 대표 사례가 SK에코플랜트와 함께 건설한 '세계 최장 현수교' 터키 차나칼레 대교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는 약 12년간 운영한 후 터키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 방식 민관협력사업이다. 

지난 2018년 4월 착공해 48개월간 공사가 진행된 차나칼레 대교 총길이는 3563m로, 주탑과 주탑 사이(주경 간) 거리가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주경 간 길이는 터키공화국 '건국 100주년' 2023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m로 설계했다. 이전까지 주경 간 길이가 가장 긴 현수교는 1998년 준공한 일본 아카시해협대교(주경간장 1991m)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차나칼레 대교는 세계 해상 특수교량 시장에서 기술적 한계라고 여겨졌던 주경 간 길이 2㎞를 뛰어넘은 최초 현수교"라며 "이로 인해 최첨단 토목공학 기술 집약체로 인정받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나아가 지난 3월에는 호주 친환경 비료 제조 기업 '뉴라이저(NeuRizer)'와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도 체결, 국내 건설업계 최초 세계 탄소 시장에 진출을 성공했다. 

DL이앤씨는 글로벌 CCUS 사업 '첫 발걸음'인 호주를 시작으로 향후 중동·북미·유럽 등에서 글로벌 탄소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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