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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웃] '첫 돌' 맞은 구본준의 LX, 몸집 더 키운다

자산 10조·영업익 1조 돌파…美 상장 반도체사 '매그나칩' 인수 검토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2.05.06 15:51:43
[프라임경제] 최근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빠르게 바뀌는 경영환경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뒤처지는 기업도 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기업을 골라 경영실적, 전망 등을 기웃거려 봤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LX그룹은 1년 만에 외형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구 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 LX홀딩스


◆LG서 독립…재계 순위 40위권 추산

6일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지난해 5월3일 지주회사 LX홀딩스(383800) 창립과 함께 공식 출범했다.

1951년생인 구 회장은 고(故) 구자경 LG그룹 2대 회장의 3남이다. 1985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LG반도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내며 '독한 승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구 회장은 2018년 형인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하고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자 지난해 LX인터내셔널(001120)과 자회사 LX판토스·LX하우시스(108670)·LX세미콘(108320)·LX MMA 등 5개 계열사를 들고 LG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LX그룹의 계열사별 영업이익. ⓒ 프라임경제


LX그룹은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지난해 LX그룹 소속 계열사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8099억원, 1조2591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2.3%, 영업이익은 212.8% 증가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물류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 65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0.6% 늘어난 수치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회사 LX세미콘도 전년 동기 대비 292.4% 증가한 369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룹의 몸집을 키우는 데도 성공했다. LX그룹의 자산(별도 기준) 규모는 2020년 말 8조93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말 10조374억원으로, 약 24.0% 늘었다. 공정위의 최근 발표에서 자산 10조원을 넘은 대기업집단이 47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자산 총액 기준 국내 재계 40위권으로 추산된다.

◆구본준 '승부사 기질' 눈길…M&A로 신성장동력 확보

LX그룹은 M&A를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의 타고난 승부사 기질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은 LX그룹 창립 당시 "우리 안에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한국유리공업 군산공장. ⓒ LX인터내셔널


LX그룹은 LG에서 분리된 지 4개월 만에 LX하우시스를 통해 한샘 인수전에서 참여해 고배를 마셨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첫 신호탄을 쐈다. LX인터내셔널이 지난 3월 판유리·코팅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는 LX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뒤 첫 대형 인수합병 사례다. LX그룹은 계열사인 LX하우시스를 통해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부품, 고기능 소재 생산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한글라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어 지난달에는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 진출을 위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950억원에 인수했다.

LX그룹은 최근 미국에 상장된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매그나칩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분야에서 설계와 생산을 하며 시장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매그나칩 인수를 통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LX세미콘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무 승진한 구형모, 경영권 승계 작업도 순조

'구본준 시대'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70대에 접어든 구 회장을 이어 그룹을 맡을 인물로 구형모 전무가 언급된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 전무는 1987년생으로 LG전자에서 근무하다 LX그룹 출범과 함께 상무로 합류했다. 구 전무는 지난 3월 상무에서 경영기획부문 전무로 승진했으며, 신성장 동력 발굴과 전략적 M&A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M&A 참여를 통해 그룹 안팎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정당성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구 전무는 LX홀딩스 지분도 확 늘렸다. 작년 말 구 전무는 구 회장에게 LX홀딩스 주식 850만주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11.75%까지 높였다. 이로 인해 구 전무는 구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한편, LX그룹은 아직 홀로서기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LX그룹 소속 회사들은 LG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다.

이에 LX그룹은 LG그룹으로부터의 독립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 분리 승인이 나면 LX그룹은 이후 3년간 LG그룹과의 거래 내역을 공정위에 제출하면 된다. LX그룹은 LG와의 거래를 줄이고자 M&A, 신사업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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