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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고독사 방지법 만들면 뭐하나…실태조사도 없어"

늘어나는 고독사…경기침체·빈곤·가정불화 등에 매년 증가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2.05.17 08:18:15
[프라임경제] 무연고 사망(이하 고독사)에 무덤덤 해 보였던 10년 전 모습과 달리 근래 들어 그 심각성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경기침체,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현상으로 고독사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2년 지방자치단체별 무연고자 시신 처리 현황.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4700만원. 10년 전 2012년 5월17일, 인천 내 고독사 관련 화장 건수가 늘어 인천 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연고 시신 처리비용으로 들어갔다고 밝힌 금액입니다. 

2010년 66건, 2011년 94건, 2012년 1~5월 기준 67건 나올 정도로 해를 거듭하면서 고독사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죠. 

당시 언론에선 무연고 사망자 처리 공고를 더 자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결책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가족이 찾지 못해 무연고 사망으로 처리된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인천 내 고독사 시신 처리 건수는 △2018년 182건 △2019년 197건 △2020년 292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전체 고독사 처리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늘었고,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한 사례가 2019년 1850건에서 2020년 2091건으로 증가했죠.

서울시는 2021년 5월 고독사 해결을 위한 대응책이 마련된 제4기 고독사 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 서울시

이에 2020년 국회 본회의에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이 통과됐으며 4월부터 시행돼 각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 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 종교활동 및 사회적 연대활동 등을 함께 한 사람이 장례주관을 희망하는 경우 장례절차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고독사 시신 처리 등 무연고 관련 업무는 사망지역 지자체장이 담당해 각 지방마다 화장비용 등 장례비용과 무연고자 유해 봉안 예우도 제각각이며 관내 공공납골당이 없는 지자체인 경우 사설 납골당이나 다른 지자체와 계약해 유해를 안치해 실태 파악이 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4월 연고자 외의 사람도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 연합뉴스

그리고, 용혜인 의원은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이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음에도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김승원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지금도 계류 중입니다. 

영국 경제학자인 윌리엄 베버리지는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 △빈곤 △질병 △무지 △나태 △불결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사회 복지 정책을 국가라는 공동체가 잘 돌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해결과제라고 정의, 강조한 것입니다.

특히 그가 사용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문구가 복지국가의 이념을 상징할 정도로 전 세계 국가의 사회 복지 정책에 많은 영향을 줬으며 건강보험과 연금제도의 시초가 됐죠. 그리고, 무연고자 사망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던 10년 전 모습과 비교하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여론 △우크라이나 사태가 파생시킨 인도·인도네시아 등 식량 수출 규제 및 공급망 혼란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 등 악재가 많아 먹고살기 힘들어지고 있죠. 아울러 서울시민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일 정도로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가정폭력, 실업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빈곤 문제로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계류된 법이 통과되면서 청년센터 오랑, 온라인 상담 활성화 등 청년층의 접근성을 높인 맞춤형 복지정책과 사회적 관심 모두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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