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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품발품]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1기 신도시'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교통인프라와 자족기능 확보 급선무…규제 완화로 도시정비 추진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05.19 14:11:58

일산 후곡마을(3·4·10·15단지)은 재건축 추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1기 신도시가 업계와 수요자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30년에 가까운 노후 단지들이 즐비한 만큼 곳곳에서 재정비 사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일산은 GTX-A를 필두로 각종 호재들이 예정된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1기 신도시 특별법' 예고로 일대가 들썩이면서 '베드타운' 이미지 탈피를 꾀하고 있다.

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언급하면서 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추세다. 

해당 법안은 하반기 중 일산이나 분당과 같은 1기 신도시에 10만 가구 이상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외에도 △정비계획 절차 간소화 △건축규제 완화 △사업비 지원 △이주대책수립 등 계획도 포함시켰다. 

업계에서는 일산 킨텍스 지구와 구도심을 주요 수혜 지역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재건축 등 도시정비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동시에 그간 취약점으로 꼽히던 교통망 확충까지 예고되고 있는 만큼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일대 혁신이 예고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일산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와 전망을 살펴봤다. 

◆여러 호재에도 불구, 턱없이 부족한 교통 인프라

일산 왼쪽 끝자락에 위치한 킨텍스 지구 일대는 현재 고양시 내에서 가장 많은 호재를 확보한 지역이다. 

우선 교통 인프라 측면에 있어 서울 지하철 3호선 대화역·주엽역 인근에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과 함께 인천 2호선 및 대곡~소사선 연장 등 수혜가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고양 일산테크노밸리 △CJ라이브시티 △고양방송영상밸리 등 일자리 창출과 같은 호재까지 예상되고 있어 자족기능 도시로의 탈바꿈도 기대되고 있다. 

킨텍스 일대 대장주인 '원시티' 전경. ⓒ 프라임경제


실제 방문한 킨텍스 지구는 최근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개발 사업 탓인지 그야말로 '신도시'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킨텍스를 둘러싼 단지들과 인프라 시설들은 휘황찬란한 풍채를 풍기고 있었다.

현지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핵심 인프라가 킨텍스 지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미래 가치가 전망되고 있다"라며 "이런 영향력은 킨텍스 지구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산 전역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산 중심에 위치한 구도심 일대는 여타 다른 '1기 신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신도시 형성 초기 준공된 단지들의 노후화로 곳곳에서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낮은 건폐율로 인한 쾌적한 환경과 경의중앙선 및 3호선 등 부족함 없는 생활 인프라를 바탕으로 도심의 모습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다만 주로 비교 대상 지역인 분당과 달리 외곽에 위치해 강남 접근성에 있어 턱 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를 보충할만한 교통망이 확보되지 않았다. 물론 3호선·경의중앙선이 있지만, 이조차도 서울로의 접근이 까다로워 사실상 '베드타운'이라는 부정적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경의중앙선(일산역)을 이용해 강남까지 이동한 결과 4호선과 2호선 두 차례에 걸친 환승을 거쳐야만 도착 가능했다. 그나마 3호선(주엽역)의 경우 1회 환승만으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자차를 통한 이동은 △자유로 △올림픽대로 △사평대로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그야말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없다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실 이동거리는 약 37㎞ 내외 수준에 그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2시간 이상 소요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GTX-A 개통 등 호재가 현실화될 경우 교통 불편은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 정부에 따르면, GTX-A 개통시 킨텍스에서 서울 도심까지로의 접근은 불과 20분 정도. 또 인천 2호선 및 대곡~소사선 연장도 추진되고 있어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GTX-A 공정률이 2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차질 없이 모든 일정이 진행되더라도 오랜 기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수 일산 시민들은 이런 교통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산은 일자리가 부족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많아 부족한 교통으로 인한 애로사항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교통 인프라 확충 없이 제3기 신도시 창릉마저 형성된다면 서울로의 출퇴근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만일 GTX-A나 일산테크노벨리 등 사업이 지연될 경우 그야말로 베드타운으로 전략할 것이다." - 후곡마을 입주민 B씨(39세, 남)

◆규제 완화로 도시정비사업 '꿈틀'

이런 상황에서 최근 거론되는 '도시정비 규제 완화'는 일산 시민들에게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현재 일산 구도심을 기점으로 곳곳에서 재건축과 같은 크고 작은 도시정비 사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 후곡마을(3·4·10·15단지)을 비롯해 △강촌마을(1·2단지) △백마마을(1·2단지) △백송마을(6·7·8·9단지) 등이 탈바꿈을 위한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일산은 규제 완화 여파로 집값 상승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업계 관계자는 "일산은 아직까지도 '베드타운' 이미지로 저평가되고 있지만, 최근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면서 주변 일대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실제 현재 통합재건축을 노리고 있는 단지 외에도 곳곳에서 도시정비사업이 논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일 이런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여러 수혜들과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서북부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규제 완화 여파 등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면서 일산 구도심 일대는 최근 집값 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고양 일산동구는 재건축 기대감 여파로 0.08% 상승했다. 부동산R114도 대선 전후 아파트 가격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으로 일산신도시(0.52%)를 꼽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과 관련해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라며 "속도 조절을 이유로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하반기로 미루면서 주춤하긴 했지만,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지난해 8월 9억9000만원에 거래된 후곡마을 10단지(전용 130.23㎡)는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매수 희망가가 10억원을 훌쩍 돌파하고 있다"라며 "이런 호재 탓에 매물 자체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 한동안 매매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처럼 현재 1기 신도시 일산은 명품도시로의 변모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연 일산이 일대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베드타운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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