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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수동 스포츠카' 토요타 GR86, 언제나 유쾌·상쾌·통쾌

2.4ℓ 수평대향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231마력…저중심·경량 설계로 레이싱 최적화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5.19 20:08:13
[프라임경제] 완성차 브랜드에는 브랜드 철학을 대변하는 고성능 브랜드가 있다. 예를 들어 독일 브랜드들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AMG △BMW M △아우디 RS가 있다. 이처럼 토요타에게는 GR이 있다. GR은 토요타 모터스포츠 사업부이자 레이싱 팀인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약자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취임 전에 만든 온라인 중고차 판매 사이트인 '가주'의 이름을 따온 GR은 일본어 '그림 가(畵, 그림 화)'와 동물원 'ZOO'의 합성어다. 모터스포츠 사업부로 출범한 GR은 2017년 토요타 고성능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그 가치를 더했다. 

토요타 86이 10년 만에 GR86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 토요타코리아


토요타 아키오 사장의 강력한 요구로 만들어진 새로운 86이 10년 만에 다시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다. 내연기관 막바지에 기존 모델보다 더욱 보강된 성능으로 돌아와 국내 운전 마니아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GR86은 새로운 FR 플랫폼을 도입해 이전보다 길어진 차체(+25㎜)와 대폭 낮아진 전고(-115㎜)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렇게 △전장 4265㎜ △전고 1310㎜ △전폭 1775㎜ △휠베이스 2575㎜로 더욱 스포티한 형상을 완성했다. 

GR86의 외관은 날렵한 이미지의 오버행, 낮은 중심의 와이드한 스탠스로 후륜구동 차량 특유의 감성을 표현했다. = 전대현 기자


전면부는 GR 브랜드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제시한다. 블랙 G 메쉬 패턴과 GR 엠블럼이 자리 잡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포티한 인상이다. 또 밑으로 낮게 떨어지는 보닛 형상과 어우러진 헤드램프는 강인함을 더했다.

측면은 전형적인 롱노즈 숏데크 형상을 갖춰 스포츠카임을 알린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매끄럽게 이어지는 차체는 고급 스포츠카와 비견할 만하다. 후면부는 볼륨감 있는 리어범퍼와 듀얼 머플러가 시선을 사로잡고, 공기역학을 고려해 위로 솟은 스포일러는 차량의 정체성을 확실히 한다.

후면부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3차원 입체로 디자인해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 전대현 기자


저중심 설계에 초점을 둬 제작된 실내공간은 모든 장치가 레이싱을 위해 효율적으로 배치됐다. 특히 시프트 레버 위치와 최대한 높이를 낮춘 센터콘솔은 기어 조작에 제약을 주지 않는다. 아울러 직관적인 디지털 계기반과 7인치 TFT LCD를 비롯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성능은 2.4ℓ 수평대향 가솔린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어우러져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25.5㎏·m를 발휘한다. GR86은 운전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에 수동변속기 모델만을 출시한다.

수평으로 이어진 캐릭터 라인은 후륜구동 모델 특유의 디자인을 강조한다. = 전대현 기자


지난 1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토요타 GR86 미디어 시승회'에서 직접 GR86을 체험했다. 행사는 트랙코스 주행과 짐카나·드리프트 체험으로 구성됐다.

먼저, 총 4바퀴를 달리는 트랙코스 주행을 경험했다. 처음 한 바퀴는 차량 본연의 가치와 서킷 코스를 보여주고자 전문 인스트럭터가 주행했고, 이후 3바퀴는 직접 시승했다.

저중심 설계로 구성된 실내는 기어 조작에 제약을 주지 않으며, 수평선 설계를 통해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 전대현 기자


인스트럭터가 이끄는 GR86은 출발과 함께 탑승자들의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무엇보다 당초 스포츠카 치고 낮아 보였던 출력의 경우 경량 설계로 극복한 모습이다. 알루미늄 소재를 적극 활용한 GR86은 1275~1285㎏라는 가벼운 몸집을 갖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내달린다. 직선 구간을 지나 트랙에 접어든 GR86는 노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중력이 무엇인지 몸소 느끼게 한다. 고속에서는 EPS(Electric Power Steering,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존재가 확연히 드러난다. EPS는 핸들의 무게를 알맞게 조절해 안정감을 높여 준다. 

GR86이 아스팔트를 쪼갤 듯이 달려들자 '악' 소리가 절로 난다. 

지난 18일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GR86모델이 트랙 주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전대현 기자


차체 강성은 제법 건조하고 투박해 운전을 즐겁게 한다. 유연함보다는 응답성에 초점을 맞춘 차체 세팅은 운전자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제동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차량속도를 생각해 예상보다 깊숙이 밟아야 한다. 급감속에 가까운 제동에도 GR86은 큰 어려움 없이 속도를 죽인다.

라바콘을 세우고 86을 상징을 하는 코스를 지그재그로 드리프트하며 코너링 성능을 테스트한 짐카나에서는 주행 시 특유의 고무 타는 냄새와 함께 울려 퍼지는 굉음은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즉각적인 반응에 놀랐다가 정신을 차렸을 땐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자각한다.

후륜구동 기반 GR86이 젖은 노면에서 드리프트를 하고 있다. = 전대현 기자


드리프트 코스에서는 후륜구동 모델의 이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뒷바퀴를 미끄러트려 자유자재로 회전반경을 조절하는 묘기에 가까운 드리프트 성능을 보여준다. 드리프트를 위해 미끄러운 노면에 차체를 제어해주는 트랙션 컨트롤(TRC) 모드를 끄자 계기반 정보가 변경된다. 극한의 주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 계기반에 엔진 온도와 냉각수 온도 등 차량의 상태를 표시해 준다.

국내 100대 출시 예정인 GR86은 이미 사전계약을 통해 예정 출고 물량이 완판됐다. 이에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새로운 물량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GR86의 국내 판매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스탠다드 4030만원 △프리미엄 4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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