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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맙습니다!"

 

박용하 서울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 | press@newsprime.co.kr | 2022.06.03 16:07:24
[프라임경제] 6월이 오면 국립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은 수많은 현수막들로 장식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그분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이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그 현수막들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곳에 잠든 분들이 지금 살아 계신다면 고마움을 더 많이 표해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작년 8월 우리는 한 장군의 귀환을 전 국민이 함께 맞았다. 봉오동전투의 영웅이고 항일 무장투쟁의 선봉에 계셨던 홍범도 장군.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이라는 타국 땅에서 조국의 광복을 2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광복이 됐으나 장군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홍장군 사망후 1978년, 봉오동전투 승리 101년 만에야 고국으로 귀환했다. 

국가적으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장군의 귀환을 맞이 했으나 생전에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한 그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조국의 광복과 건국을 위해 생을 바친 장군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지만, 왜 고마움을 다 전해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1년 1월21일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작전이 있었던 날이다. 1차 구출 작전에서 청해부대는 전상자 발생으로 구출 작전을 중지하고, 2차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피랍된 선원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서 혹시 모를 사상자 발생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던 해군 특수부대 요원들은 작전에 투입하기 전에 모두 유서를 작성했다. 생전에 가족이 있는 고국 땅을 밟지 못할 수도 있기에, 가족에게 마지막 글을 남긴 것이다.  

다행히 여명작전은 성공했고 비록 석해균 선장이 중상을 입었지만, 특수부대원들은 본인의 유서를 쓸 일 없이 무사히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자신의 목숨을 건 전투를 수행한 해군 특수부대원들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살아 돌아오셔서 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며,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1953년 휴전이 된 이후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은 있었으나 전쟁을 다시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69년간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휴전 이후 태어난 국민이 70세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한마음 한뜻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69년간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 안보의 일선에서 군 복무를 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군대는 전쟁을 위해서 존재하는 조직이 아닌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69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안보를 위해 젊은 시절을 아니 인생의 1/3을 바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무사히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온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들에게 "고맙습니다! 아무 일 없이 군인이 아닌 일반 국민으로 돌아와 주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린다.

나는 2013년부터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제대군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취업상담사 일을 하고 있다. 5년 이상 또는 33년 이상 군에서 복무하고 전역해 제대군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사회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 그들에게 우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현충원과 호국원에 모셔진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으면서 그곳에 가지 않은 제대군인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며, 그들이 안정되게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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