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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HR 봐주기 or 안전 불감증…SK하이닉스 '어쨌든' 구설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2.06.03 16:51:53
[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 이천공장에서 한 직원이 회사차로 주행연습을 하다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캠퍼스 내 내부도로 난간을 들이받고 이탈한 것인데요. 다른 시설물과 충돌은 없어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캠퍼스 내 설치된 가스배관 등과 충돌했다면 작업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던 상황입니다.

더욱이 해당 운전자는 정식 면허 취득자가 아닌 '연습면허' 취득자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습면허는 운전면허 시험 중 필기시험과 기능시험에 합격하면 발급이 가능한 것으로, 2년 이상의 면허소지자가 동승한 상태에서는 주행 연습이 가능합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SK하이닉스 직원이 올린 사고 당시 사진. ⓒ 블라인드


그러나 이 직원은 주행연습 중이라는 사실을 다른 차와 운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연습중인 자동차에 표지를 붙여야 한다는 원칙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사고 이후 운전자 징계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특히 안전사고 주간보고에서 해당 사고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 사이에 논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사고를 낸 운전자가 HR부서 직원이라 사측이 감싸주는 것이라는 불만을 터뜨린 것인데요. 한 직원은 이 같은 사측 대응에 대해 "평소 안전팀은 생산시설 내 스패너가 가방 밖에 있거나 도보 중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명서를 작성하도록 했다"며 엄격하게 관리해 왔던 모습과 대조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이후 언론 등 세간이 관심을 가지자 사측이 움직였습니다. 사고는 지난달 중순 발생했지만 회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 2일 "연습면허로 운행한 것은 구성원과 사내시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였다"며 운전자 징계 계획을 게시판에 공지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해당 직원 징계위원회 회부 등 처벌 진행상황을 게시판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SK하이닉스 측은 언론 대응에서도 사건 덮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해당 사건 사실에 대해 묻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소문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운전자도 무면허가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무면허가 아닌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정식 면허 취득자도 아니었죠. 말장난으로 사실관계가 이처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아무런 조치도 없다가 논란이 일자 조사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처음 사고가 나고 인적 피해나 물적 피해가 없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사내 규정을 모두 따져보고 결정하려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사회 변화에 맞춰, 기업도 변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 △윤리적 가치 제고 △안전한 근무 환경 △친환경 경영 △지역 사회와 동반성장을 다섯 가지 실천 명제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올해 3월 새롭게 SK하이닉스 각자대표로 선임된 곽노정 사장은 2021년12월부터 안전개발제조총괄을 맡은 인물입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안전 관련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기대됐으나 아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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