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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선 폭망' 부산민주당, 책임지는 리더가 없다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2.06.08 13:16:57

왼쪽부터 전재수 의원, 박재호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 최인호 의원.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민주당 새 비대위원장에 4선 우상호 의원이 선임됐다. 지난 2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동반 사퇴했다. 당은 친문·친명 계파 갈등으로 자중지란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막중한 소임이 신임 우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졌다.

이번 지선을 두고 민주당 참패라지만, 부산은 '폭망'이라고 해야 제대로 된 표현일 것이다. 부산시장과 16개 기초단체장 비롯해 광역의원 전 석을 국민의힘 손에 넘겨줬다. 박재호 선대위원장이 이끈 민주당은 힘 한번 써보질 못했다. 인물, 구도, 이슈에서 완패였다. 그나마 건진 시위원 비례 2석이 위안일 수는 있겠다.

부산시장선거는 '골리앗과 다윗'에 비견될 정도였다. 박형준 후보(66.3%)와 변성완 후보(32.2%)의 맞대결은 득표율이 말해주듯이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싱겁게 막을 내렸다. 

지방선거를 두고 바둑 용어로 '대마불사(大馬不死)'에 비유한다. 시장선거가 흥행을 이끌어야만 구청장·광역·기초 후보들이 동반 상승효과를 누린다. 이번처럼 참패할 시에는 연쇄 몰락을 저지할 수 있다. 즉 간판 에이스 역할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변 후보가 과연 전략 공천 부산시장감으로 적격했는지 의문이다. 그는 시 고위관료 출신이다. 무엇 하나 상대를 압도하지 못 한데다 유권자의 취향을 저격할 어떤 특별함도 찾기 어려웠다 

선거는 후보가 직접 뛰지만, 선수선발은 당에 몫이고 책임도 뒤따른다. 이미 대선 패배로 인해 열세가 예상됐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당내 경선부터 본선 흥행에 불을 지필 소구력 강한 새 얼굴에 목말랐다.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전 의원 같은 인물이 필요했다. '보수성지' 부산이 전국 평균에도 못미치는 49.1%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내 비주류로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카드였다. 
 
김 전 의원은 선거 막판에 영도와 강서를 찾았고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김철훈 후보(46.3%)는 김기재 후보(53.6%)에 3600여 표차로 석패 했고, 3선 도전 노기태 후보도 '마의 40%' 벽을 넘겼다. 이번 선거에서 박형준 후보가 밀착 유세 지원할 정도로 두 후보의 인지도와 경쟁력이 남다른 지역이다. 그는 사전투표를 영도에서 할 정도로 챙겼다. 

박 후보는 선거 지략가다운 면모를 발산하며 원맨쇼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였다. 민주당 13명 현역구청장과 압도적 시의원 의석수를 가진 조직력을 추풍낙엽처럼 격파하고 국힘에 대승을 견인했다. 

그에 비하면 박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이 이끈 부산민주당 지도부는 마치 '이웃집 불구경'하듯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광역단위 선거를 치를 역량이 부족해 보였고, 후보들조차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해선지 이들 지원 유세가 그리 달갑지 않은 눈치였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 후보 선대위


무주공산이던 기장군은 무리하게 4인 최종경선으로 내부 분열에 불씨를 제공했고, 서·동구 위원장은 지역구를 내팽개치고 제 살길 찾아 떠나 경기도지사 캠프에서 운동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부산민주당은 리더쉽에 한계를 가감 없이 노출했다. 지선에서 단기필마로 뛰어든 적장의 기세에 눌려 용 한 번 제대로 못 써보고 무릎 꿇린 사연은 차치하더라고, 참담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짊어져야 한다. 

이번 지선 참패로 애써 영입한 1996년생 박지현 씨도 공동위원장직을 던졌다. 하물며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가 고작 자신들 페이스북에 "패배를 인정한다"는 모양 빠지는 반성 글로 사소하게 다룰 만큼 '폭망(爆亡)'한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169석 거대 정당다운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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