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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천 내홍 격화' 민주당 기장군수 선거 졸전 후폭풍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2.06.13 11:30:27

[프라임경제] 부산 기장지역은 6·1 지선이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새다. 국민의힘에 빼앗긴 '군수자리' 대신 민주당 경선 후보자들 간에 '해당 행위' 논쟁으로 마치 지선 연장전에 돌입한 듯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앞서 민주당 기장군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둘러싸고 공천 개입설이 불거졌다. 당원명부가 불법적으로 특정 후보자 손에 넘어갔다는 의혹에 이어 불법 동보 발송과 낙선운동 등 격론이 벌어지면서 분열 조짐마저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성빈 군수 후보와 김민정 시의원 양측은 이미 검찰과 경찰에 쌍방 고소·고발한 상태다. 최근에도 두 사람은 SNS상에서 설전을 이어가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정치 혐오를 부채질 하고 있다.

우 후보는 "김 시의원이 경선이 조작돼서 우성빈이 민주당 군수후보가 됐다는 소문을 퍼트렸다"면서 "이는 낙선운동과 다름없고 금도를 뛰어넘는 해당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김 시의원은 "경선 관련 선거법 위반은 검찰이 증거로 판단할 문제다. 경선 후 선거 자체에 어떠한 개입도 안했다"며 "해당행위라는 부분에 대해 (우 후보가)입증해야 하고, 이는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라고 되받아쳤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부산시당 위원장. ⓒ 프라임경제


무주공산이라던 기대감이 기장군수 선거 참패로 귀결되면서 수위가 한층 격화되고 있다. 당 분열 조짐에 박재호 시당위원장과 최택용 지역위원장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시당 공심위는 본선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4인 최종경선을 확정했다. '복불복 경선' 결과는 △1위 우성빈 군의원 38.62% △추연길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30.11% △김민정 시의원 16.98% △정진백 전 부산여성가족개발원 기획실장 14.29 순이었다.(가점 제외)

단일 선거구는 통상 2명 혹은 3명에 그친다. 본선 경쟁력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후보가 난립하면 표가 분산되어 경선변별력을 잃기 쉽다. 1, 2위 결선투표를 통해 과반으로 우열을 가리는 이유다. 유권자의 선택과 집중을 돕고 뒤탈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시당 공심위는 기장군만 유독 다자간 최다득표를 고집했다. 이는 지역 내에서 얼굴 알려진 후보가 좀 더 유리한 구도다. 지도부가 손쉬운 방식을 두고 굳이 우회로를 택하자 결국 '밀실·표적 공천' 의혹이 터지면서 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 후보로는 역부족…무소속 연대라면 승리 가능할 수도

이번 기장군수 선거에서 우성빈 후보는 30.70% 득표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기장은 부산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43.3%)을 기록했다. 정종복 국민의힘 후보는 부산 16개 기초단체 중 두 번째 낮은 55.87% 득표로 당선됐다.

초선 군의원 출신에 우 후보는 오규석 군수의 이른바 '사과하세요' 논란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도리어 득표력 확장성에는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오 군수 지지자들 사이에 미운털이 박혔고, 경선 갈등으로 민주당 지지층 이탈도 많았다. 집토끼와 산토끼를 다 놓치는 최악의 결말을 얻고만 셈이다.

오 군수는 지선 즈음에 실시된 직무평가 여론조사(KBS부산, 부산MBC 의뢰)에서 긍정 82.2%였고 부정은 7.5%에 불과했다. 여 야 군수 후보 지지층 중에서 △민주 우성빈 72.9% △국힘 정종복 88.1%가 긍정 평가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당내 경선에서 겨우 16.98%를 획득한 김민정 시의원을 군수 후보 대항마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지역 정가에 시각이다. 만일 그가 출마했어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역 인사들은 "기장은 무소속과 연대하는 길 말고는 사실상 민주당에 독자 노선으로는 어떤 후보라도 당선이 힘들다"며 "정동만 국힘 의원과 골이 깊은 '오심(오 군수)'을 얻어야만 가능했다. 그러기 위해선 사사건건 대립해 온 지역 출신보다는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인사 영입이 필요했다"라고 입을 모은다. 

이어 "차라리 단수추천이나, 2인 결선을 붙였더라면 이처럼 자중지란으로 볼썽사나운 꼴은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의원과 최 위원장을 향해 "판세를 읽어내는 눈도 부족하고, 경선 후에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당 대표를 선출하고 전국 각 지역위원장도 새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차기 총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이번 6·1 지선 대참사를 거울 삼아 말뿐인 정치교체 말고 뼈를 깎는 당내 쇄신이 필요하다. 고인물은 퍼내고 참신한 인물을 대거 등용해서 연이은 참패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지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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