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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적체'로 시작된 소비자 피해, 이제는 프로모션도 증발

공급자 우위 시장 현상 당분간 지속…개소세 종료부터 금리·가격 인상 우려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6.14 10:14:06
[프라임경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비롯해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며 차량 출고 적체 현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체 주문 대기물량은 130만대 수준으로, 넘치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모자라다. 일례로 현재 인기 모델인 기아(000270)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및 EV6 출고 대기기간은 18개월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출고 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공급자 우위 시장 현상 역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고 적체 현상 장기화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다. 날이 갈수록 폭등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차 가격 상승 우려도 소비자 몫으로 전가되는 등 차량구매에 있어 부정적 요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대부분의 부품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이는 완성차업계 전반적인 흐름으로, 장기적으로 완성차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객 인도까지 1년 반 이상이 소요된다. ⓒ 기아


또 매달 완성차업체가 진행하던 프로모션 폭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이렇다 할 할인조건을 찾기 어려울 정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비교적 차량 출고가 수월했던 2019년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조기구매 할인 △저금리 혜택 △사은품 혜택 등 인기차종에도 100만원 이상 할인해 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연계해왔지만, 현재는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유지해오던 저금리 금융 프로모션도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이율이 상승세를 그리는 탓에 소비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출고 적체 현상은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 조치에도 영향을 끼친다. 올해 계약하더라도 출고 적체로 인해 내년에 차량을 인도받게 된다면 인하분이 적용되지 않아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개소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기존 5%대의 개소세를 부담해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다수의 완성차업체가 차량 판매가격을 개소세 3.5%를 기준으로 가격을 안내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인하분이 적용된 가격으로 안내받고 구매를 결정했지만, 실제 구매 시 기존 가격보다 비싸게 샀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하기 쉬워서다.

즉, 계약했던 모델이 해를 넘겨 연식 변경된다면 그에 따른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 불만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고객 인도까지 1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이에 대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출고 적체라는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이와 같은 사항들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맡기도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가 추가금 지급을 거절할 경우 계약은 파기돼 사실상 강제에 가깝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기존 완성차업체는 실적 개선을 위해 파이낸스 작업으로 문턱을 낮춰왔지만 최근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돼 프로모션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소비자 역시 불만이 있어도 수용하지 않으면 언제 출고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소비자는 웃돈을 주고라도 차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다"라며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첨언했다.

한편, 최근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며 자동차 생산 역시 차질이 생겼다.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발생한 자동차 생산 손실 대수를 약 5400대로 추산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울산 산업단지 물류가 막히며 울산공장 가동률이 30%로 급감해 생산 차질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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