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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간요법으로 피부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22.06.20 14:43:32
[프라임경제] 진료를 받으러 온 A씨(23)는 날씨가 더운데도 긴팔 옷을 입고 있었다. A씨는 1년 전쯤 여자 친구의 이름을 왼쪽 팔에 문신으로 새겼다. 그런데 얼마 전 헤어지게 돼 문신도 지우고 싶어졌다고 한다. 글씨가 크지 않아 혼자서도 문신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집에서 문신 지우는 방법'에 소개된 내용을 따라 소금으로 피부를 문질렀다고 한다. 하지만 문신이 지워지기는 커녕 소금으로 문지른 곳에 염증이 생겨 진물까지 나기 시작하자 피부과를 찾았다고 했다.

A씨처럼 민간요법으로 문신을 지우려다가 흉터가 생겼다는 환자들이 종종 병원을 찾는다. 민간요법을 많이 시도하는 사례는 문신 외에도 아토피피부염, 무좀, 여드름 등 다양하다.

인터넷에는 피부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주장하는 민간요법 또는 가정요법들이 여러 개 올라 있다.

민간요법에서 가장 흔한 소재는 특이하게도 소금이다. 왜 소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문신 제거 민간요법을 소개한 글에는 소금을 택하는 이유가 소개돼 있다.

문신을 한 이후에는 피부에 소금물이 닿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사항이 있다고 한다. 문신에 소금물이 닿으면 잉크가 분산돼 문신이 희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를 활용해 문신을 소금으로 문지르면 연해지거나 지울 수 있다는 생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 걸음 더 나가 소금을 이용해 피부를 벗겨내는 '염장 박피술'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민간요법에 활용되는 것으로 소금 외에 꿀, 알로에, 레몬 등도 있다. 레몬이 사용되는 이유는 표백 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소금은 아토피피부염의 민간요법에도 등장한다. 소금과 식초를 탄 물이나, 숯가루와 목초액 등을 환부에 바른다는 것이다. 또 여드름의 민간요법으로는 꿀, 알로에 등도 등장한다.

문제는 이런 민간요법들이 개선 효과는 거의 없고, 크고 작은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문신 잉크는 피부의 표피는 물론 진피층에까지 이른 경우가 많다. 만약 피부를 문질러서 진피층까지 이른다면 심각한 상처를 일으킬뿐더러 흉터나 색소 침착까지 초래할 수 있다. 문신을 지우지도 못하고, 피부 손상만 일으키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에 식초와 소금을 탄 물을 바르면 환부의 각질이 벗겨져 수분이 증발하고 가려움증이 악화할 수도 있다.

만성 피부질환으로 고민하거나 문신을 지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민간요법은 대부분 효과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다. 

피부과 의사가 레이저로 문신을 지우는 의료행위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레이저의 에너지가 문신의 색소와 반응하면 색소 분자가 파괴된다. 파괴된 색소는 피부의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된다. 

레이저 출력을 높여 한꺼번에 문신을 치료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문신은 빨리 지울 수 있겠지만 흉터나 색소 침착 등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 번 치료 후 1~2주가 지나 상처가 회복되면 다시 치료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치료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피부는 수많은 기능을 하면서도 무척 섬세한 기관이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함부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아니다. 

김영구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강남세브란스 피부과 전공의 수료  / 피부과 전문의  /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 대한피부과의사회 정회원 /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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