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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 둘러싼 '눈치싸움' 승자는?

KT 투자 집행여력 의구심, '우리금융' 다크호스 급부상

황현욱 기자 | hhw@newsprime.co.kr | 2022.06.20 17:45:30
[프라임경제] 지난 1분기 카드사 순이익 기준 업계 4위인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금융업계간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한 창이다. 그동안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KT(030200)가 발을 빼려 한다고 알려지면서, 이 자리에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중인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업계는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희망가를 3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우리금융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 황현욱 기자

KT가 유력인수 인수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배경에는 자회사 BC카드의 대부분 수익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BC카드의 대부분 수익은 결제망 제공을 통해서였지만, 기존 회원인 카드사들이 자체망을 구축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절실해진 KT는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BC카드 및 케이뱅크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란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는 롯데카드 인수전을 포기하는 분위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 시 KT 오너와 경영진이 물갈이 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임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카드 인수전에 전념하기 만무하다는 해석이다.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 진행 그리고 인수전 포기와 관련해서 현재로선 정해진 바 없는 사항"이라며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선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대표이사 연임 및 새 정부 출범 초기 등에 따른 대규모 집행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KT가 한발 물러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지분구조. = 황현욱 기자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 중인 2대 주주로 인수 여부 '우선검토권'을 부여받게 된다. 우선검토권은 MBK파트너스가 특정 원매자와 매각 가격에 합의하게 되면, 해당 가격에 인수 가능한 여부를 우선 검토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롯데카드 실적이 우량하게 나오는 상황이라, 매각 측 입장에서는 매각 적기로 볼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수기업으로 거론되는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한 업계 순위 상승에 대한 니즈가 여전한 만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협상을 통해 3조원 가격이 조정되더라도 충분히 거래가 성사 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인수전에는 우리금융지주 외에 하나금융지주 등 제3후보가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과거에도 롯데카드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며 "하나카드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카드와 동일한 상황이기에, 인수대상자로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하나금융지주나 기타 제3의 인수대상자가 나타나서 가격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우선검토권이 있기에, 해당 가격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 상황"이라 부연했다.

이번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관련해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금융이나 카드업을 영위하지 않는 기업들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현재 거론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후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카드사별 점유율. = 황현욱 기자

아울러 "카드업계 순위가 금융지주사들의 순위 변동에 영향을 크게 끼치지 않지만, 롯데카드 인수를 통한 자사 금융지주 카드 계열사 순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인수전을 놓고 여러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업계 가장 큰 우려는 우리금융지주가 기존 지분 20%를 이용해 '팔려도 그만, 안 팔려도 그만'인 입장을 내비칠 가능성이다.

실제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를 한다, 안 한다 정한 것은 없지만, 추후 상황은 변동 될 수 있다"며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현재 롯데카드 매각관련해서 정식 작업은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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