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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품발품] '마지막 금싸라기' 용산정비창 '마천루' 거듭날까

서울시,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발표…인근 도시정비사업 '들썩'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08.04 10:21:46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을 공식화했다. = 선우영 기자


[프라임경제] 서울 마지막 '금싸라기 땅' 용산정비창 개발 본격화가 예고되면서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 측은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글로벌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新) 중심지'로서의 국제업무지구로 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과거 한 차례 무산됐던 용산 정비창 개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용산정비창(약 50만㎡)에 대한 개발 청사진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공식 발표했다. 개발구상안은 토지소유자 코레일과 36차례 실무협의와 더불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완성됐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여의도공원 2배, 서울광장 40배에 달하는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사업지로 잠재력이 높은 중심거점이다.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후 청사진 부재 등으로 10년째 방치돼 왔다. 

서울시 개발구상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일대는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모이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생활 등 모든 기능이 이뤄지는 '직주 혼합' 도시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최초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1500%)을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업무지구로서의 상징성과 서울을 대표하는 경관 창출을 위해 높이 제한을 최소화하고 주변지역을 고려한 스카이라인도 형성한다. 

개발이 완료될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4시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국제도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쾌적한 생활환경의 '녹지생태도시' △세계로 연결되는 사통팔달 3차원 '입체교통도시' △첨단 스마트기술 혁신의 전진기지 '스마트도시' 등 서울 핵심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이런 대변화가 예고되는 용산정비창 개발이 가시화되자 일대 도시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구역들 역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도 개발 기대감과 함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사업이 한 차례 좌초된 경험이 있는 만큼 개발 추진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용산정비창 개발의 큰 수혜가 기대되는 재개발 구역인 '용산정비창 전면1~3구역'과 '신용산역 북측1·2구역'을 방문해 현재 분위기를 살펴봤다.

◆본격 사업 추진 기대감 '솔솔' 일대 대혁명 예고

서울 지하철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KTX) 1번 출구를 나와 우측으로 조금만 걷다 보면 용산정비창 전면1~3구역 중 1구역 일대를 마주한다.

용산정비창과 매우 인접해 높은 미래 가치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노후화된 구축 건물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특히 바로 옆에 위치한 '용산 푸르지오 써밋'과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 등 신축 건물과의 상반된 풍경은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용산정비창 전면구역에서 바라본 고층 건물 풍경. = 선우영 기자


이런 용산정비창 전면구역은 서울에서도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용산역과 신용산역(4호선) 더블 역세권 입지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만큼 주요 도심(광화문·여의도·강남)으로 이동이 편리해 직주근접 강점도 갖췄다. 또 △한강초 △용산초 △숭의여중 △선린중 △용산공고 등 학군도 충분하다. 여기에 용산공원과 이촌한강공원을 비롯해 아이파크몰 등 생활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이곳은 과거부터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던 구역이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용산정비창 개발 발표로 가치는 더욱 뛰고 있다. 다만 용산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노후화된 건물들이 즐비해 이전부터 주민들은 개발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반드시 사업에 성공해 명성에 걸맞은 단지가 탄생하길 바란다." - 전면1구역 조합원 A씨(59세, 남)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곳은 총 3개 구역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중 가장 큰 규모로 재개발되는 전면1구역은 용산정비창과 가장 인접해 직접 수혜가 기대되는 곳이다. 조합설립인가까지 획득하면서 속도가 가장 빠른 구역으로 꼽힌다.

물론 전면1구역 역시 추진위원장 해임, 서면결의서 위조 등 주민 갈등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에 개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만만치 않았지만 지난 2018년 4월 마침내 구역지정이 되면서 사업 정상화에 돌입했다.

이후 △2018년 11월 추진위원회 승인 △2021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거쳤으며, 올해 하반기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용산정비창 개발이 가시화된 만큼 이에 발맞춰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조합 집행부 입장이다.

조합 집행부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전면1구역 모습은 대지 7만1901㎡에 아파트 777세대와 판매시설 및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주상복합 랜드마크다. 
 
전면1구역 조합 관계자는 "조합 설립 후 재개발 사업 성공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 정비계획변경을 진행 중이며, 우수한 입지와 미래 가치가 시너지를 발휘해 향후 일대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1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이에 따른 추진력은 보장됐다"라며 "서울 중심이자 최고 주거지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품고 있는 만큼 대변화가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면2·3구역 역시 개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1구역과 함께 향후 용산 가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면1구역에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5분 가량 이동하면 '신용산역 북측1·2구역' 일대에 도달한다. 이곳 역시 용산정비창 전면구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후도가 꽤나 진행된 구축 건물로 인한 열악한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신용산역 북측은 용산 입지와 인프라에 어울리지 않는 노후화 탓에 꽤나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용산정비창 개발이 예고되면서 주민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도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높은 가치를 지녔다는 증거로, 향후 도시정비사업과 정비창 개발 완료로 용산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기대된다." - 신용산역 북측2구역 조합원 B씨(57세, 여)

신용산역 북측 일대. = 전훈식 기자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산역 북측 역시 용산정비창 전면구역과 동일한 입지를 갖춘 만큼 용산정비창 개발 수혜를 받게 되는 곳이다. 북측1·2구역은 재개발 사업을 통해 각각 324세대와 340세대로 변모하게 된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북측1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추진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고, 북측2구역은 현대건설(000720)을 시공사로 맞이해 '디에이치 신용산시티'라는 단지명을 획득, 관리처분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특히 용산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한 가치 상승은 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은 지리적 중심이자 철도 교통 요충지로서 서울 미래 중심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2013년)이 무산된 후 추진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라며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변화된 여건과 미래 환경에 부합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통해 서울과 국가 경쟁력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날로 치솟는 호가…섣부른 기대보단 상황 면밀히 지켜봐야

관련 업계 역시 용산 정비창 일대 도시정비사업이 이번 호재와 맞물려 미래 가치가 수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인근 공인중개사에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게 들려오고 있다.

전면1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여파로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집주인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만큼 실거래보단 호가만 치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산역 일대는 '랜드마크'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 전훈식 기자


다만 일부 주민사이에서는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발표와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사업 완료시 엄청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3년 한 차례 사업이 좌초된 사례가 있는 만큼 섣부른 기대감만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측1구역 한 조합원은 "용산 정비창은 과거부터 개발 소식이 끊이지 않았지만 좀처럼 진행되지 못했다"라며 "개발 소식만 해도 10년째인 만큼, 이에 대한 피로도도 만만치 않아 이번에는 정말 본격화가 될지 의문을 품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과거 사업이 무산된 원인은 금융위기 당시 민간 주도 통개발로 인한 시행사 부도 탓"이라며 "이번에는 공공기관(지분율 코레일 70%·SH 30%)이 '공동사업시행자' 역할을 맡아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과거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산은 정비창 개발 본격화 기대감에 일대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과연 이번 발표가 현실화돼 향후 서울을 대표하는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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