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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웃] '리스크 해소' 동국제강, 내실 방점찍다

상반기 매출액 4조4446억원·영업익 4994억원…부채비율 110.0% 점진적 감소세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8.19 12:13:13
[프라임경제] 최근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뒤처지는 기업도 있다. 눈길 끄는 기업을 골라 경영실적과 전망 등을 기웃거려 봤다.

동국제강(001230)과 '최초'라는 키워드는 가깝다. 동국제강은 195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 철강기업이자, 국내 최초 고로와 전기로를 가동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철사와 못을 판매하던 동국제강은 1957년 압연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오고 있다. 

한때 동국제강은 산업은행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 등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현재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비핵심자산 처분은 물론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특별 사면되는 등 잇단 경영리스크를 해소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상반기, 봉형강·컬러강판 실적 견인

동국제강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비롯해 화물연대 파업, 코로나19 재확산 등 녹록치 않은 환경 속에서 나름 준수한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동국제강의 연결 기준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4조4446억원, 영업익 4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 57.8% 증가한 숫자다.

업계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전 제품 마진 확대 영향과 크게 증가한 건설업계 수요가 실적 개선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근 등 건설자재로 쓰이는 봉형강 제품의 판매량은 1분기 대비 7% 늘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전경. ⓒ 동국제강


이는 지난 5월 조달청과 맺은 관수철근 계약의 영향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조달청과 2024년 5월까지 약 52만5000톤(t)을 공급하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수입원을 만들어 놓은 상태다.

냉연·후판과 같은 판재류 역시 수익이 개선됐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판매량은 지난 1분기보다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적극 반영한 점과 고환율 기조로 수출액이 늘어나 매출액이 상승했다.

동국제강의 지난 1분기 제품별 판매 비중은 △봉형강 53% △냉연 32% △후판 13% △기타 2%다. 봉형강과 냉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에 동국제강은 냉연제품 중 컬러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을 더욱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 코일철근(DKOIL)을 온라인 판매하는 등 스틸숍 운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스틸숍의 회원사는 1055개사에 달하고, 재구매율 역시 70%가 넘는 등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반기 보릿고개 전망…투 트랙 전략 '승부수'

1994년 국내 최초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동국제강은 현재까지 별다른 내홍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하고 있다. 동종업계 대비 생산차질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어 긍정적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불확실한 미래 전망에 대비하기 위해 ESG경영 실천과 향후 경영방침을 담은 'Steel for Green'과 'DK컬러 비전 2030'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 동국제강


그러나 하반기 이후 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철강업계의 슈퍼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아울러 업황 둔화까지 우려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들어섰다.

이를 위해 장세욱 부회장이 선택한 방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유망한 주력사업인 컬러강판 사업에 집중하고, 지속적인 적자로 손해를 보는 사업부는 빠르게 정리하며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다. 이는 올해 초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언급한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앞을 내다보겠다는 '미래 경영'의 일환이다.

장세욱 부회장이 내세운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ESG경영 실천과 향후 경영방침을 담은 'Steel for Green'과 'DK컬러 비전 2030'이다. 

먼저 'Steel for Green'은 친환경 전기로 기술의 고도화와 친환경 컬러강판 및 공정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기존 사용되던 화석연료를 50% 절감하고, 폐기물 및 유해물질 저감에 앞장선다. 

동국제강이 자랑하는 친환경 컬러공정(ECCL, Eco Color Coating Line)이 대표적인 예다. ECCL은 컬러강판 제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와 화석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어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설비다.

지난 12일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제철소를 글로벌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에게 매각했다. 사진은 브라질 CSP제철소. ⓒ 동국제강


'DK컬러 비전 2030'은 글로벌 컬러강판 매출액 2조원, 연산 100만t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또 디지털프린팅, 럭스틸바이오, 라미나 등 프리미엄 제품은 50만t으로 현재 대비 약 80%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 발판을 넓히기 위해 멕시코, 인도, 태국의 3개 해외거점 체제를 7개국 8개 거점체제로 확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두 가지 전략의 안정적 이행을 위해 동국제강은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자구노력 일환으로 중국시장 완전 철수, 브라질 CSP제철소 매각을 진행해 총 9368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단기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지급보증 등 재무적 부담도 경감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동국제강의 차입금과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021년 1조7287억원으로 118.4%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분기 1조6199억원 110.0%로 체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 성장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이같은 판단은 장세주 회장의 경영철학과 결을 같이 한다. 평소 장세주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위기 이전에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라는 경영 철학을 거듭 강조해 왔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의 사면으로 내실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철광석, 철스크랩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만큼 제품 가격 하방압력 또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동국제강은 가격상승 영향이 비교적 적은 컬러강판과 봉형강으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잇단 리스크 해소로 경영 폭이 넓어진 동국제강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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