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온천A교회, 5개월째 공사 중단...지도부 '강경' 평신도 '발동동'

시공사 '추가 시공비' 자진 삭감...교회 측, 추가분 산출 근거 부족해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2.08.20 12:40:00

시공사와 준공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온천 A 교회 이전 신축 현장 모습.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이 지긋지긋한 더부살이 언제 끝나나."

부산지역 한 교회 신축공사가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신도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당초 올해 3월 새 성전 건립이 계획됐지만 5개월째 공사장 문이 굳게 닫힌 채 기약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부산 동래구 소재 온천A교회 측은 시공사의 장기간 공사중단을 문제 삼고 지난 5월17일 일방적으로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교회 측은 현장 출입을 막아서며 시공사 관계자에 진입을 원천봉쇄 하고 있다.

이곳 현장은 교회 측이 200여 차례 넘는 설계변경으로 인해 공사 기간이 연장됐고 이로 인한 추가 시공비 부담을 놓고 시공사와의 협상이 무산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회 측도 추가 공사비 발생 부분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련의 협상 과정에서 시공사와 골이 깊어지면서 당분간 공사재개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시민단체와 온천4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장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교회 측과 시공사 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신귀철 온천4구역 조합장은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매몰 비용과 입주 시기가 늦어지기 마련"이라며 "교회 측 관계자에게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오른 상황에서 하루빨리 절충점을 찾아 합의하는 것이 낫지 않냐고 조언했지만 협의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장로들로부터 교회 내 파가 여러 개 있다 보니 의견이 분분해 달리 방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교회 내에서는 '온천4구역 입주보다 늦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라고 우려했다. 

현재 이곳 교회 신도들은 온천4구역 조합 측에서 제공한 임시 예배당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 측이 요구할 시에는 교회 측은 장소를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온천A교회 새 성전 신축공사' 관련 설계변경(1차, 2차) 요약서 정보를 공개 받아 설계변경 세목별 증감액 분류내역을 확인했다. 

세정건설 공사원가 계산서에 따르면, 지난 3월16일 교회 측에 제출한 2차 첫 번째 설계변경 세목별 증감액은 총 22억 1694만원(부가세 포함) 이었다.

세부 항목으로 △물량 및 품목(층고변경) 견적누락 △설계도서 미비로 인한 재시공 △물가상승, 수급불균형 △철근 외주업체도산 등이다.

요인은 △당초 견적 누락 △레미콘, 철근, 거푸집의 자재와 노임단가 급격한 원가변동 및 수급불균형 반영 △도면 변경으로 인한 수량변경 △급격한 원가상승분 반영 등이었다.

특히 건축공사를 비롯해 창호·유리·금속·조적·미장·기계설비공사 등 공사가 '도면 변경으로 인한 품목 및 수량변경'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교회 측은 시공사가 제시한 추가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한 발 물러선 세정건설은 지난 4월21일 2차 '설계변경 세목별 증감액' 자료를 교회 측에 전달했다. 당초 산출금액의 절반 수준인 11억 4169만원으로 제시했다.

시공사 측은 추가분을 자진 삭감한 데 대해 "200여 차례가 넘는 도면 변경으로 인한 품목 및 수량변경과 자잿값 상승 등의 상세 내역서를 제출했음에도 교회에서 인정하지 않았다"며 "교회 성도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 서둘러 준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공사 측의 화해 시도에도 교회 측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다. B 장로는 한 매체에 "자잿값이 상승하고 시공과정에서 공사 금액이 증가하면 지급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현재 건설사로부터 상세 내역서를 받지 못했고 대략적인 이야기만 들어서 인정을 할 수 없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온천A교회 한 신도는 "새 성전 건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임시 예배당에서의 불편을 감수할 수 있었다"며 "교회와 건설사 양측 모두 입장은 있겠지만 논란이 확산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