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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대표' 호반건설, 연이은 편법·위법 의혹에 좌초되나

벌떼 입찰 통한 공공택지 낙찰…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압수수색'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8.31 15:47:04

호반건설이 '벌떼 입찰' 논란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의혹 등 악재로 그야말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 호반건설


[프라임경제] 업계 내에서 뚜렷한 약진을 이어오던 호반건설이 암초를 만나 좌초 위기에 처했다. 

호반건설은 2008년 이후 다수 신도시와 택지지구 개발에 참여하는 등 엄청난 물량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사세를 크게 확장한 바 있다. 나아가 2017년 대기업집단 진입한 이후 현재 재계순위 33위(자산 13조7840억원)에 위치할 정도로 고공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건설업계 내 입지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012년 당시 32위에 그쳤던 업계 순위가 지난해 13위로 급성장한 것. 

최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2022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바로 뒤를 잇는 11위에 등극했다. 그야말로 '중견 대표주자'로 거듭났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실제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도 지난해 3조1483억원에서 3조562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경영 △공사실적 △기술능력 △신인도 평가액 모든 부분에서도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경영평가액(전년비 11%↑)의 경우 '전체 8위' 수준인 2조3697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런 호반건설 성장세를 두고 '편법과 위법으로 이뤄낸 결과'라는 부정적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호반건설은 매년 '벌떼 입찰을 통해 편법 낙찰' 의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강민국 의원(국민의힘 소속)이 국토부와 LH로부터 제출받은 '공공택지 관련 업체 당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5년간 호반건설을 포함한 5개 건설사가 전체 178필지 가운데 67필지(37%)를 낙찰 받았다. 

이들 건설사 낙찰 필지를 살펴보면, 호반건설이 전체 10% 수준인 18필지(26.8%)로 가장 많으며 △우미건설 17필지 △대방건설 14필지 △중흥건설 11필지 △제일건설 7필지 순이다. 

벌떼 입찰은 공공택지 청약에 위장 계열사를 참여시켜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강민국 의원은 "호반건설 등 건설사가 벌떼입찰을 통해 LH 공공택지 당첨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거느린 계열사를 통한 IP 물량 공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5개 건설사가 거느린 계열사 수는 △호반건설 36개 △중흥건설 47개 △대방건설 43개 △우미건설 41개 △제일건설 19개로, 총 186개다. 이는 최근 3년간 LH 공공택지에 당첨된 업체 수(101개사)보다도 많은 숫자다.

강 의원은 "계열사를 통한 IP 물량 공격이라는 기울어진 청약 제도로 공공주택을 낙찰 받은 '벌떼 입찰' 건설사들은 지속 성장했다"며 "이는 지난 10년간 업계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아파트 분양 통상 이익이 3~4%일 경우 시행사 이익은 최고 20%에 달한다. 즉 낙찰 받은 공공택지 자체 개발은 시행·시공 이익을 한 손에 거머쥐면서 급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반건설 악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벌떼 입찰'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하루만에 '위례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해 검찰 압수수색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부패방지법 위반,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을 시공한 호반건설을 비롯해 위례자산관리, 분양대행업체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한 민관합동 사업이다.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긴 '대장동 사건'과 사업구조가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더군다나 '푸른위례프로젝트' 자산관리 회사 위례자산관리는 호반건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티에스주택이 전체 지분을 보유한 손자회사다. 즉 호반건설은 각종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 

호반건설은 그동안 공격적인 영업으로 현재 '중견 대표주자'라는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편법과 위법 의혹을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호반건설이 이번 악재를 이겨내고 '중견 대표주자'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는 이를 계기로 하락세로의 전환에 직면할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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