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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AI 상담사 "일자리 위협" vs "업무 부담 감소" 갑론을박

업무 시간↓ 편의성 높였지만... 상담사 일자리, 고령자 차별 문제 잔존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2.09.01 13:43:50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기술이 콜센터 상담사 시장에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보급률이 높은 곳은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이다. 문제는 AI 상담 보급이 높아지면서 따라온 기존 상담사들의 일자리 위협이다.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이제는 AI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AI 콜센터 시장, 2030년 4000억 규모 성장 전망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국내 AI 컨택센터 시장이 2030년까지 3억5008만달러(약 4138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23.7%의 성장세로 10년 새 10배 규모다. ⓒ 프라임경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 컨택센터 시장은 2020년 4214만달러(약 498억원)에서 2030년까지 3억5008만달러(약 4138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23.7%의 성장세로 10년 새 10배 규모다.

가장 보급률이 높은 곳은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이다. KT에 따르면 AICC(AI Contact Center) 도입 후 KT 기준 월 30만콜이 보이스봇으로 우선 처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간 8% 수준의 운영비용이 절감됐다. 신한카드도 올해 7월 말까지 AI 상담 이용 건수가 1660만건으로 지난해 한해 동안의 이용 건수인 104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챗봇 서비스의 경우 7월 한 달간 이용 고객과 인당 상담 건수가 2020년 12월 대비 각각 60%, 32% 증가했다. 4060세대의 이용 비중 역시 2021년 12월 대비 올해 7월 현재 16% 증가했다.

인공지능 컨택센터 시장은 약 1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동통신사와 금융권의 보급률이 높아지자 관련 시스템 구축 업체들도 AICC 시장 입지를 넓히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AICC 시장에서 빠르게 승기를 잡는 것이 매출과 이익 증대 효과로 이어진다는 전망에서다. 

SK C&C는 지난 6월 '아큐닷에이아이씨씨'(Accu.AICC)를 AICC 시장에 공개했다. 콘택트센터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에서 기존 챗봇·음성봇을 비롯해 AI 상담 지원 기능을 추가할 수있는 점이 특징이다. SK C&C측은 2023년 수요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도 지난해 AICC 서비스 개발에 연간 3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클로바 기반의 AICC를 선보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코스콤과 함께 금융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고객 편의성 높였다' 장점 

업계가 AI 상담을 적극 보급하는 이유는 뭘까. AI 상담 어시스트는 15초 정도 소요됐던 이용자 신원 확인 시간을 단 5초로 줄여준다. 음성 파장을 판별해 고객의 대략적인 감정도 파악한다.

AICC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대화엔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의 전체 업무를 최적화한다. 고객 본인 인증 방식에 인공지능 목소리 인증을 도입하고, AI 챗봇을 통한 '단순상담', 상담 어시스트를 활용한 'AI 실시간 전문상담' 등 신속하고 유연한 고객 응대 환경을 지원하는 게 특장점이다.

90% 이상의 인식률과 잡음을 걸러내고 △빠른 발화에 특화된 '뉴럴 네트워크' 알고리즘 △자체개발한 오인식 최소화 기술 △사투리 △인명 △지명 △주소 △은어 등이 반영되는 최신 AI 상담사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AI 상담사가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문제점들도 존재한다. 폐쇄적인 응대 방식인데, 소비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I 상담사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I 상담사와 통화 후 답답함을 느낀 소비자들은 "일방적인 지시와 같은 응대나 선택지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 해당 서비즈에 대한 검증이 먼저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직 상용화할 수준이 안 되는데 사용자들의 불편만 초래하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기존 상담사들의 일자리, 업무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국민은행콜센터지회 지회장은 "AI기술 도입으로 인한 상담사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스마트화로 인해 변화된 콜센터 업무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기존 상담사 일자리‧고령자 차별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

노동계에서는 AI 상담사가 기존 상담사들의 일자리, 업무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AI 상담사의 실시간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모습. ⓒ 연합뉴스


김 지회장은 또 "대기업들이 경쟁하듯 엄청난 비용을 들여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지난해 연말 신한은행, 우리카드, 114콜센터 등 많은 아웃바운드의 상담사가 해고되는 실정이다"라며 "AI가 이루는 성과는 상담사들에 의한 상담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담사들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이제는 AI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어플 내에 가능한 업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업무량 또한 방대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장애도 생긴다"라며 "장애에 대한 조치도 콜센터의 몫이며, 조치 불가한 장애가 발생할 때면 상담사들은 사과하는 기계로 소비자의 욕받이가 되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존 상담사의 일자리 문제뿐 아니라 자동화로 인해 고령층이나 소외계층이 차별받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반면 전문가들은 AI 상담사가 기존 상담사들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솔루션들이 상담사들의 단순 업무를 줄여주고 어시스트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AI 상담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 업계 관계자는 "단순 업무가 줄어든 만큼 더 많은 기존 상담사가 고급 세일즈 업무에 투입돼 추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AI의 강점은 인간의 반복 노동을 줄여주고 보다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인데 AICC 현장에서는 이 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스템 업계 관계자는 "AI가 콜센터와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관측은 과도한 우려"라며 "기업에서는 AI의 장점과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조화롭게 섞는 '블렌디드 AI'를 추구해 기존 상담사들의 불안감을 떨어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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