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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에서 지하까지…건설업계, 새로운 먹거리 찾다

'높을수록 가치 상승' 주택 초고층…철도‧도로, 대심도 유일 대안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09.19 15:42:05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최고 49층)는 일대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 DL이앤씨


[프라임경제] "더 높게, 더 깊게" 건설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주택은 '높을수록 가치가 상승한다'라는 수요자 니즈를 반영해 초고층화 되고 있다. 아울러 철도나 도로 등은 주택 상황을 고려해 지하화 되는 건설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높이는 가치와 비례" 초고층 니즈 확산

과거 단순 주거 역할을 담당했던 아파트의 경우 희소성과 상징성을 탑재한 '초고층(35층 이상)'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초고층 단지는 높은 가치를 입증한다. 부동산114R에 의하면, 최고 38층 '아크로 리버파크'는 1억1388만원(3.3㎡ 당)으로 서초구 평균(7025만원)을 웃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고 49층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전용 165㎡)는 지난 4월 무려 62억원에 거래되면서 초고층 단지 상징성을 재차 입증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방도 다르지 않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가 대표적이다. 80층 높이 주상복합단지 '두산 위브더제니스'를 비롯해 △현대아이파크(72층) △더샵아델리스(47층) △두산위브포세이돈(45층) △대우트럼프월드마린(42층) △현대하이페리온(41층) 등 초고층 단지들이 일대 가치를 주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초고층 아파트 건립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의 경우 시공사인 GS건설(006360)은 조합 집행부와 '최고 68층'으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GS건설·HDC현대산업개발(294870) 컨소시엄)는 최고 50층(6815가구)을 목표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서울시는 '2040 서울플랜'으로 한강변 층수 규제인 '35층 룰'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한강변 스카이라인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여기에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등 주택 공급 사업 통해 용적률과 층수 완화도 제시했다. 

공작아파트는 지난달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수정 가결되면서 여의도 아파트 단지 중 가장 먼저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향후 최고 49층 582세대로 거듭나게 된다. 

준공 50년이 지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통기획을 통해 초고층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 프라임경제


여의도 시범과 한양아파트 역시 신통기획을 적용해 각각 60층, 50층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인 2곳을 각각 '준주거지역'과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해 용적률을 높이고 초고층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부아파트도 신통기획을 적용해 최고 50층 규모로 탈바꿈된다.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최근 분위기에 힘입어 '최고 50층' 계획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구역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층수를 제한한 지역이다. 마지막 '금싸라기 땅' 용산정비창도 △주거 △여가 △문화생활 등 모든 기능이 이뤄지는 '초고층 직주 혼합 도시'로 조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은 희소성과 상징성으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우수한 사업성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초고층에 대한 니즈를 건설사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향후 수주 경쟁력 강화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사비나 분양가 등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라며 "무작정 초고층이 아닌 상황에 따라 수지타산에 맞는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욱 깊게" 철도·도로 대심도

지하화 기술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교통망 확충을 위한 대심도(지표면에서 40m 이하 깊이에 있는 지하 공간) 철도와 도로 사업이 각광이다. 증가하고 있는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선 대심도 개발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도로 위주의 교통 계획과 저속철도 건설만으로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긴 역부족"이라며 "결국 대심도 사업을 통해 지하 공간에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표적인 대심도 철도 사업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C·D·E·F)가 있다. GTX는 지하 40m 이상 대심도에 철도를 뚫고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해 최고 시속 200km로 운행하는 고속 광역철도망이다. 

현재 40%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는 GTX-A 노선(2024년 6월 개통 예정)은 주관사 DL이앤씨(375500)를 필두로 대우건설(047040), SK에코플랜트, 쌍용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시공 중이다. GTX-C 노선은 현대건설(000720)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나머지 4개 노선은 향후 사업자 선정을 통해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대심도 철도 사업인 GTX. ⓒ 서울시


대심도 도로 사업도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 지하화를 비롯해 △동부간선 지하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상~해운대 지하 고속도로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처럼 대심도 사업들이 각광받는 추세인 만큼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고도의 기술력(지반탐사 기술·차수, 보강 기술·대심도 굴착 기술 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희소성을 갖춘 만큼 해당 기술력을 개발·발전시킨다면 단순 주택 건설을 넘어 업계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대심도 건설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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