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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침체기' 맞은 건설업계, 차세대 먹거리 가속화

사업 비중 전환 '포트폴리오 재편' 친환경과 해외 시장 선점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9.22 14:51:32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계측기 전경. © 코오롱글로벌


[프라임경제] 그동안 호황을 누리던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기를 맞자 건설사들이 이를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코로나를 기점으로 국내 주택 건축 사업 비중을 확대했던 만큼 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목표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력 먹거리인 주택 사업 이외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하는 추세다.

최근 주택 시장 침체기가 좀처럼 해갈되지 않고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대구지역에서 시작된 미분양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청약 불패' 서울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몇년 간 시장 호조에 힘입은 건설업체들이 주택 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 50% 이상으로 늘렸던 만큼 '미분양 여파'가 엄청난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 실패 등의 부담으로 건설업체들은 분양승인까지 받아놓은 사업마저 착공을 늦추는 등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결국 건설사에 있어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나아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력 먹거리인 주택 사업 이외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ESG 경영 강화' 친환경 사업 본격 추진

현재 다수 건설사들이 부동산 침체기와 함께 ESG(친환경·사회적 책임·투명한 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건설업계 친환경 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SK에코플랜트다. 최근 다양한 관련 사업들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어센드 엘리먼츠 SPA 체결식. © SK에코플랜트


지난달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 제조업체'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는 SK에코플랜트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어센드엘리먼츠에도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어센드엘리먼츠는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개별 추출 기술 등을 보유한 업체다. 

사실 SK에코플랜드는 전체 매출에서 아파트 건설 등 국내 주택·건축 사업 비중(87.26%)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를 통해 기존 건설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경 사업 부문을 빠르게 확대해 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006360)도 '핀란드 바이오 에너지 업체' St1과 함께 열대 식용작물 카사바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동안 미활용 폐기물로 대부분 버려졌던 카사바 펄프(카사바 가공 부산물)를 재활용해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003070)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400㎿ 규모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약 2조원 규모로 향후 상업운전 시 4인 가족 기준 28만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연평균 120만㎿ 전력을 생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시장 침체와 함께 환경에 주목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대한 경영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경기에 예민한 주택보단 미래성이 좋은 에너지 사업 등이 추가되면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에 입찰 경쟁력 향상 "해외 사업 활기"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해외 사업도 점차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원자재 값 상승과 경기하락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와 달리 고환율‧고유가로 해외 경쟁력이 높아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22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167억9532만달러) 대비 26% 증가한 211억6564만달러다. '수주액 200억달러 돌파' 시기가 지난해와 비교해 2개월 앞당겨진 만큼 '3년 연속 300억달러 돌파'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물론 이런 해외 수주 대부분은 그동안 해외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견인했다. 삼성물산이 49억9922만달러로 '업체별 수주액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 24억3517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 17억2752만달러 △롯데건설 14억2331만달러 △현대건설 10억9056달러 △대우건설 10억180달러 순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 등 관계자와 함께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열고 프로젝트 시작을 알렸다. 사진은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조감도. © 롯데건설


실제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연이은 해외사업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 중심 아시아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선 롯데건설은 그룹 파원에서 베트남에서 건설과 유통 인프라가 총 집결된 스마트단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맞춰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서 '투티엠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진행한 것. 

롯데건설 관계자는 "1996년 식품군을 시작으로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 본격적인 동남아 사업 확장에 앞선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점검하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양국에서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라고 설명했다. 

투티엠에코스마트시티는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 5만㎡ 부지에 코엑스 1.5배(연면적 약 68만㎡) 지하 5층~ 지상 60층 규모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함께 오피스·호텔·레지던스·시네마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총 사업비 9억달러를 투자해 투티엠에코스마트시티를 단순 복합단지가 아닌, 그룹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스마트 기술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베트남 최초 최고급 스마트 단지로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000720)의 경우 최근 필리핀에서 총 1조9000억원 규모 마닐라 도심을 관통하는 남부도시철도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마닐라 도심에서 남부 칼람바를 연결하는 총 연장 약 56㎞ 철도 건설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 9개 공구 가운데 3개 공구(4·5·6 공구)를 담당해 지상 역사 9개와 약 32㎞의 고가교를 세운다. 

아울러 2200억원 상당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는 기존 슈웨이크 항만 약 1.3㎞ 구간을 개선 및 확장하는 공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위축되자 많은 건설사들이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라며 "더군다나 "최근 환율 상승으로 입찰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면서 해외 건설 입찰 경쟁력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기조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건설시장 회복세 전망으로 향후 해외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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