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콘솔게임' 장착 게임株, 북미·유럽 진출 '시동'

네오위즈·크래프톤·엔씨소프트 등 기지개 켤까 주목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10.05 13:21:05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콘솔 게임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모양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연중 최저점을 찍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포화는 물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이자 최고 수출 지역이었던 중국 시장 판로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사실상 닫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Pay to Win(P2W) 과금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콘솔 게임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모양새다. 이에 그동안 주눅들어있던 게임주들이 다시금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콘솔로 향하는 이유

오는 11월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의 최대 화두는 콘솔 신작들이다. 그동안 모바일 플랫폼 일색의 게임들만 선보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콘솔 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의 약 84%를 차지하는 북미, 유럽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높은 성장을 보였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의 콘솔 게임 시장은 하드웨어를 제외한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만 각각 약 65조원, 35조원 규모다. 2016년부터 연평균 각각 15%, 8%씩 성장을 해왔다"며 "2026년까지 매년 각각 10%, 8%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및 유럽의 PC 게임 시장도 각각 7조6000억원, 8조3000억원 규모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8%, 3%씩 성장을 해왔다"며 "2023년까지 매년 9%, 5%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PC와 콘솔 게임은 구분이 모호해진 상태다. 서로의 장단점을 공유하는 추세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멀티플레이는 PC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플랫폼이 공유하는 모델이 됐다. 또한 최근 인기 있는 콘솔게임들의 수익 모델은 멀티플레이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월정액 요금(GamePass), 게임 내 유료아이템 매출 등 PC의 그것과 비슷하다.

이 연구원은 "'Free to Play'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가 쌓인 국내 게임사에게 콘솔 게임 유료 DLC(Downloadable content) 시장 확대는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또한 "PC게임 개발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이 현재도 세계 최대 매출 및 최다 접속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멀티플레이가 일반화되는 추세는 MMORPG에 특화된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이라고 전망했다.

◆ 게임株 '투자 포인트'는?

전문가들은 북미·유럽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경쟁력을 가진 게임주로 네오위즈(095600), 크래프톤(259960), 엔씨소프트(036570) 등을 꼽는다.

네오위즈는 최근 'P의 거짓'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새 역사를 썼다. 소울라이크 장르 콘솔게임인 'P의 거짓'은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독일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상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상 △가장 기대되는 PS(플레이스테이션)게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에 올랐다. 

소울라이크 장르 콘솔게임 'P의 거짓' ⓒ 네오위즈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P의 거짓'과 동일한 어워드 부문 3가지를 수상한 '엘든 링'의 경우 1700만장 이상 판매된 바 있다. 또한 소울라이크 장르는 다수의 매니아 층들이 존재한다"며 "'P의 거짓'과 더불어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중인 PC·콘솔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오위즈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기준 3만7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점인 1만8900원 대비 100.0% 증가한 수치다. 수상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8월29일엔 주가가 전일대비 12.48% 뛰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오는 12월2일 PC·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하 TCP)'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게임 메인 개발자인 글렌 스코필드에 관심이 집중됐다. 2006년 호러(Horror) 슈팅 게임의 명작으로 불리는 '데드 스페이스' IP를 창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누적 600만장 판매를 통해 호러 슈팅의 독립된 장르로 자리했다. 

오는 12월2일 발매 예정인 '칼리스토 프로토콜' ⓒ 크래프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TCP'는 AAA급 PC·콘솔 타이틀로서 빅히트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다"라며 "론칭 초반 패키지 판매를 넘어 내년부터 DLC 출시로 인게임 아이템 매출이 발생하며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 여기에 싱글플레이 서바이벌 호러 장르가 넓은 틈새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롱테일 효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기준 21만4000원이다. 이는 연중 최저점인 20만1500원 대비 6.20% 증가한 수치다. 지난 8월12일엔 "2분기 PC·콘솔 월평균 신규 유저 수가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에 장중 전일대비 7.02%까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길드워 1' 글로벌 누적 판매량 700만장 이상, '길드워 2' 누적 사용자 1천600만명 및 누적 매출액 1조2000억원의 '커리어'가 있다. 이에 북미·유럽 PC 게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흥행한 게임 개발 및 운영경험이 국내 게임사 중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현재 북미·유럽 사용자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PC·콘솔 게임 'TL'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TL' ⓒ 엔씨소프트


이 연구원은 "'TL'은 기존과 달리 게임의 재미가 과금에 비례하지 않는 수익모델을 통해 진입장벽을 대폭 낮출 계획"이라며 "기존 동사 게임의 강점인 PvP에 PvE 스토리 콘텐츠를 강화해 필드·환경·플레이어가 상호 영향을 주는 서구식 전략 게임의 요소를 강화하는 한편, '로스트아크'로 MMORPG 장르에 익숙해진 북미·유럽 사용자들에게 또 하나의 게임콘텐츠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점쳤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기준 35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연중 최저점인 31만8500원 대비 11.77% 증가한 수치다. 지난 30일엔 'TL'을 비롯한 대형 신작 출시 소식이 매수세에 영향을 끼치며 전일대비 3.44% 오르기도 했다. 

◆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일반 온라인 게임과 달리 △게임 개발 스튜디오·개발자 개인의 명성 △전작의 흥행 △대규모 마케팅 또는 글로벌 게임쇼 수상 등의 경력이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수익모델도 다르다. 콘솔게임은 타이틀 판매와 다운로드콘텐츠(DLC), 확장팩 등으로 이뤄진다. 서버를 관리하면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온라인, 모바일과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개발 스튜디오의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콘솔 게임 시장 진출은 전 세계 콘솔 게임 유저에게 새로운 장르 및 스토리, IP를 통한 자극과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국내 게임사들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최근 한국 콘텐츠의 잇따른 세계적인 흥행으로 인해 북미·유럽 게임 시장에서도 한국 게임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게임 5개 상장사들의 올해 상반기 북미·유럽 매출액 합계는 1조4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44% 증가했다. 해당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26%로 확대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