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성벤처] 화학 전공자가 만든 클린 화장품, 김민귀 굿애티튜드 대표

천연·유기농·비건 넘어 '푸드그레이드'까지

안서희 기자 | ash@newsprime.co.kr | 2022.10.13 11:30:44
[프라임경제] "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 전공에 MBA도 수료했어요. 하지만 실무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화장품 업계에 들어오기까지 고난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학 첨가물 없는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순도 100% 안전한 제품을 만들고 싶은 목표 때문이죠."

김민귀 굿애티튜드 대표. ⓒ 굿애티튜드

교수와 선배들에게 여러번 스카웃트 제의를 받을 정도로 학과 내 유망주였던 김민귀 굿애티튜드 대표. 

탄탄대로를 뒤로 하고 험난한 화장품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천연·유기농 때문이다.  

◆어려운 길에서 답을 찾다

창업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경력을 살린 취업이다. 정보 서비스업이 사회 첫 걸음이다.

하지만 화장품 창업에 대한 간절함은 여전히 컸다. 그러던 중 화장품 창업을 위해 참여한 행사에서 한 명의 대표를 만나게 된다. 

"화장품 업계는 대기업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아 저처럼 실무 경력이 없는 사람에겐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행사에서 만난 대표님이 공장이나 샘플, 자신의 경험들을 이야기 해 준 것이 창업에 밑거름이 됐어요"라고 전했다. 

처음 시작은 화장품 손소독제였다. 문제는 공장 섭외였다. 일반적으로 에탄올 함량이 65% 이상이면 의약품, 미만이면 화장품으로 나눠진다. 

김 대표는 화장품 손소독제를 제안했다. 하지만 공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에탄올 함량이 높은 의약품 손소독제만 만든다며 거절했다.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에탄올 함량을 62%로 낮춘 제품 제안에 매달렸다. 결국 김 대표의 실험적인 제안을 받아들인 공장에서 첫 제품이 생산됐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만큼 좋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태국으로 수출할 만큼 주목도 받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돌연 손소독제 생산을 중단했다. 

오드쏠의 핸드크림 제형의 무알콜 손소독제 '그린 핸드 크린 겔'이다. ⓒ 굿애티튜드

◆천연성분, 푸드그레이 바람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에 재고 조사를 위해 들어갔어요. 물건을 확인하던 중 대량으로 쌓인 제품에서 나는 에탄올 냄새로 쓰러졌죠. 에탄올 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없는 것은 아니에요" 

화학 성분의 독성을 느낀 김 대표는 바로 에탄올 62%가 함량된 손소독제 생산을 중단했다. 그리고 에탄올이 들어가지 않은 무알콜 손소독제 제작에 돌입했다. 아무리 %를 낮춰도 화학성분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셈이다. 

에탄올 없이 세정이 가능한 손 소독제 개발은 쉽지 않았다. R&D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수많은 방안을 찾았다.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여기에 생명 바이오 교수의 도움도 개발에 힘을 보탰다. 

이를 통해 △프로폴리스 △비타민C △병풀추출물로 무알콜 손소독제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한 제품의 생산화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공장을 설득하기 위해 수십개의 제안서와 수십번의 브리핑을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브랜드가 '오드쏠'이다. '흙의 물'이란 뜻의 프랑스어(Eau De Sol)다. 좋은 토양에서 자라난 식물 추출 성분으로 만든 천연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신념이 담겼다. 

대표 상품은 핸드겔 제형의 무알콜 손소독제 '그린 핸드 크린 겔'이 있다. 소독과 보습이 한번에 가능한 제품이다.

김 대표의 바람은 얼굴을 비롯한 몸 전체에 바를 수 있는 푸드그레이드(식품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등급으로 즉 식품용 원료)다.

"무알콜 손소독제로 시작했지만 100% 천연성분 화장품을 개발하고 싶어요. 피부가 예민한 이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죠."

김 대표는 또 "비건에 앞장선 호주나 영국, 미국 브랜드의 원산지를 보면 식물이나 과일·채소가 유명한 지역 중 가장 깨끗한 흙에서 난 것을 사용했다고 기재돼 있어요. 특히 영국의 한 브랜드의 추출물을 아프리카, 북유럽 등 가장 좋은 흙에서 재배할 정도로 전 성분을 엄격하게 선택한다"며 "우리나라도 흙을 중요시 여기는 민족이에요. 친환경·천연·비건 화장품들이 시장을 이끌어 갈 거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