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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격전지' 리모델링, 대형 건설사간 공방전 가속화

올해 발주 물량 19조.전년비 2배…단독 수주 등 시장 본격 공략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10.13 11:28:37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경기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를 통해 최초 단독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 현대엔지니어링


[프라임경제] 최근 건설사들의 최대 격전지로 리모델링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후발주자로 모습을 드러낸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 내 입지 확보 차원에서 전담조직 구축 등을 통해 단독수주에 성공하는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리모델링은 기존 주택 뼈대를 유지한 채 개축·증축하는 방식이다. 구조물을 모두 철거한 뒤 새롭게 짓는 재건축 등 도시 정비와 비교해 상당 부분 장단점이 뚜렷한 편이다. 

무엇보다 사업기간이 10년 이상 소요되는 재건축과 달리 통상 5년 가량으로 짧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준공 후 30년이 넘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한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달리 준공 15년만 경과시 추진할 수 있다. 

이런 리모델링 사업을 그동안 견인한 건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이다. 특히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업계 최초' 리모델링 전담팀 출범 이후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적 리모델링 수주실적(9월 기준)이 16개 단지 총 1만5000여가구(약 3조원)에 달하는 해당 분야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은 최근 1810억원 규모 신반포 청구아파트 사업 수주를 통해 누적 수주 29개 단지 2만3470세대 실적을 자랑하며 '최강자 입지'를 재차 증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신축 및 재건축과 달리 설계·인허가·시공에 이르기까지 고도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라며 "다만 재건축 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세대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등 수익성 한계로 인해 다수 건설사들이 소극적으로 일관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신반포 청구아파트 사업 수주로 '리모델링 최강자'를 입증했다. © 포스코건설


하지만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향한 건설사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다수 아파트 노후화가 급속도로 이뤄지자 주민들이 각종 규제와 사업 추진이 더딘 재건축보단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 사업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친 단지는 지난해 12월 전국 94개에서 9월 기준 133곳으로 약 41% 증가했다.

이처럼 리모델링 사업 추진 분위기로 인해 시장 규모도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9월 기준) 아파트 리모델링 발주 물량은 19조원 가량이다. 이는 전년(9조1000억원)대비 2배 규모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30년에는 해당 시장 규모가 무려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탓인지 그동안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사업 강화를 통해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 공동주택 리모델링' 타이틀에도 불구, 한동안 시장 존재감을 피력하지 않던 DL이앤씨(375500)는 지난해 5월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수주를 통해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이후 서울 및 1기 신도시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 참여한 결과, 시장 복귀 2개월 만에 '누적 수주 1조'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에는 다수 건설사들이 이전 포스코건설·쌍용건설 등과의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단독 리모델링 수주 성과도 올리면서 본격 리모델링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약 3027억원 규모 경기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는 기존 지하1층~지상18층 6개동 576세대를 지하2층~지상25층 662세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수평 증축을 통해 신축되는 86세대는 일반분양한다. 

현대엔지니어링에 있어 이번 사업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지난해 도시정비영업실 산하 리모델링TF를 '리모델링영업팀'으로의 격상 이후 최초 단독 리모델링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는 첫 현장인 만큼 상징성이 크다"라며 "향후에도 최고 신용등급(AA-)과 풍부한 유동성, 브랜드 가치와 차별화된 상품성 등을 기반으로 향후 단독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건설도 서울 한강변에 위치한 1205억원(vat 제외) 규모 강서구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단독 수주를 통해 리모델링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올 1월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하고, 대내외적으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불과 1년이 되기 전에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으며, 향후에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5월 쌍용건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SK에코플랜트는 불과 4개월 만에 리모델링 사업 첫 단독 수주를 이뤄냈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약 1924억원 상당 용인 수지 뜨리에체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리모델링 사업 첫 단독 수주를 이뤄냈다. 이는 지난 5월 인천 부개 주공3단지 리모델링 사업에 있어 쌍용건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시장 첫 진출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성과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단독 수주를 통해 최근 급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 본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라며 "기존 도시정비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모델링사업에서도 차별화된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리모델링 시장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강자'가 현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이 새로운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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