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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 펼쳐지는 2조원 상당 도시정비 '왕좌의 게임'

"범현대가 자존심" VS 삼성물산 희소가치…과열 홍보 우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10.27 14:12:22

오는 11월2일 입찰을 마감하는 울산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두고 '업계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현대건설


[프라임경제] 그동안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좀처럼 1위 경쟁을 펼치지 않던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028260)과 '2위' 현대건설(000720)이 울산 중구에서 수주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오는 11월2일 입찰을 마감하는 울산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권을 두고 불꽃 튀는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 중구 B-04 주택재개발사업은 교동 일원 대지면적 17만2297㎡에 지하 4층~지상 29층 55개동 4080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 시설을 짓는 대규모 구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다.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무려 2800가구다. 예상 공사비만 1조원이며, 이에 따른 총 사업비는 2조원에 달해 그야말로 '알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초 해당 사업 시공사는 2015년 1월 당시 시공권을 획득한 롯데건설과 GS건설 컨소시엄이다. 하지만 공사비 협상 및 하이앤드 브랜드 적용을 두고 조합과의 갈등 끝에 지난 6월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물색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8월31일)에서도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공사비 1조원 상당 사업 규모에도 입찰 마감 일정이 현장설명회(8월2일)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을 정도로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재입찰 의지를 표출했다는 점에서 사업 포기가 아닌, 준비 기간 확보 과정"이라며 "그만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2차 입찰에 있어 최고 수준의 제안서를 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울산 B-04구역 수주전이 '도시 정비 왕좌'를 가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간 자존심 대결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실적 측면에 있어 수주 여부에 따라 엄청난 파장 효과가 예측되고 있다. 

현재까지 8조3520억원 상당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을 확보한 현대건설이 B-04구역마저 수주할 경우 국내 '건설업계 최초' 10조원 수주도 가능하다. 반면 삼성물산의 경우 오는 29일 흑석2구역과의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1조3000억원에 불과하지만, B-04구역 수주까지 이뤄낸다면 5위권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실적보단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해당 사업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다름 아닌 '울산'이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현대건설에 있어 울산은 '창업주' 故 정주영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온 '범현대가(家) 고향'과도 같은 지역이다. 여전히 현대건설이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해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및 유관 기업들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응한 차별화 전략으로 조합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분위기다. 범 현대가 단지 △현대홈타운 △힐스테이트 △아이파크 등 다수가 인근에 포진한 반면 삼성물산 래미안의 경우 약사동 1~4단지에 불과한 만큼 희소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전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 사유였던 하이앤드 브랜드 적용 여부도 시공사 선정에 있어 중요 키워드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울산 최초' 디에이치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조합은 '울산 유일' 디에이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래미안 외엔 선택지가 없는 삼성물산과 달리 현대건설이 조합 입맛에 맞춰 '울산 유일' 디에이치를 제시할 수 있다"라며 "다만 이 경우 인근 일대에서 다수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울산 중구 B-04 주택재개발사업을 향한 경쟁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분석되면서 그동안 클린수주를 지향하던 양사간 과열 홍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입찰제안서와 홍보지침 준수서약서 제출 이전에 양사 직원들이 간접 홍보 방식으로 조합원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입찰 마감 이후 활동에 제약이 많아 입찰 마감 전에 민심잡기를 끝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울산 중구 B-04 주택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두고 2조원 상당 사업성은 물론 브랜드 자존심을 내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과연 '업계 왕좌' 타이틀을 차지할 건설사가 어디가 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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