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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투표장 무단 침입까지" 경쟁 과열인가 해프닝인가

롯데건설 "강력 해명 요구" VS 대우건설 "억측이자 음해"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11.03 08:37:29

한남2구역 일대.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하반기 서울권 최대 재개발 사업이자 하이엔드 브랜드 격전지 '한남2구역' 수주전이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사업비 1조원' 상당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경쟁사 롯데건설과 대우건설(047040)은 각각 하이엔드 '르엘(LE-EL)'과 '써밋'을 제시하면서 수주를 위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일에는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가 중단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면서 그야말로 불꽃 튀는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전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존 하이엔드를 넘어선 '역대급 공약'들을 제시했다. 

롯데건설은 단지명으로 한남의 가장 높은 곳에서 혁신적인 설계로 새로운 주거 공간의 역사를 만든다는 '르엘 팔라티노(PALATINO)'를 제안하면서 조합원 마음 얻기에 나섰다.

아울러 분담금 100% 입주 4년 후 납부를 포함해 △경쟁사 대비 높은 신용도로 4대 은행과 협약 완료 △한남뉴타운 내 최저금리 및 이주비와 사업비 총 4조 책임조달 보장 △공사비 이자로 인한 추가부담 없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 △노후주택 및 상가 유지보수비 7000만원 지급 등 파격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대응한 대우건설도 뒤질세라 하이엔드 '한남써밋'을 제안하는 동시에 △최저 이주비 10억원(세대 당) 지원 △사업비 전체 책임 조달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입주 2년 후 분담금 납부 △10년간 조경 서비스 및 단지의 층수를 높이는 내용(기존 원안 설계 14층에서 21층)의 대안 설계 '118 프로젝트'까지 제시하면서 맞불을 놨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2구역은 단순 하이엔드 수주전이 아닌, 넘볼 수 없는 최고 수준급 공약까지 내건 그야말로 '프리미엄 하이엔드 수주전'"이라며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최종 시공사 선정까지 피 튀기는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사간 치열한 경쟁은 시공사 선정 총회(5일)를 앞두고 점차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한남2구역 시공사 총회를 사흘 앞두고 실시한 부재자 투표 과정에서 무려 1시간 넘게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롯데건설이 투표 과정에서 '대우건설 직원이 조합 사무실에 무단 침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정 투표를 위해 조합 사무실에 양사 직원 1명씩을 배치했지만, 무단 침입한 대우건설 직원이 관계자에게 발각됐다"라며 "대우건설 직원은 발각 전까지 투표용지에 접근하고, 자리를 옮기며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긴 컴퓨터에서 6명의 투표를 보며 전산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 출동 이후 진술을 통해 이 직원이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조합 컴퓨터에 접근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이는 사실과 다르며, 단지 투표 과정에서 주차 안내 및 어르신들을 부축하기 위한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그를 조합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착각한 조합 관계자가 컴퓨터 주변 정리와 단순 업무를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 관계자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이 컴퓨터 수행 작업이 포함되면서 이를 수행하던 중 조합 아르바이트 직원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경찰 출동 이후 조사는 완료했으며, 서로간 오해로 인해 발생한 해프닝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대우건설 직원이 투표장에 잠입한 사실은 일절 없다"라며 "총회 3일을 앞둔 부재자 투표 당일 조합 명부를 빼돌리기 위해 사무실로 직원을 투입시켰다는 주장은 억측이자 음해"라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건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건설산업 기본법 △개인정보 보호법 △형법 등을 위반하는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해 강력한 해명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대우건설의 경우 조합 사무실 CCTV 내용 공개를 조합에게 요구해 오해를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남2구역에 대한 과열 경쟁으로 이번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앞서 양사는 수주를 두고 불법 홍보전과 상호 비방전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지자체가 위법 행위 경고 및 주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 양사 대표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 지지를 호소할 만큼 단순 수주전이 아닌 자존심의 문제"라며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한 분위기 전환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활을 건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하반기 서울권 최대 재개발 사업 격전지로 불리는 한남2구역 수주전은 시공사 선정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과연 5일 총회에서 '르엘(LE-EL)'과 '써밋' 중 어떤 브랜드가 승기를 꽂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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