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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제2의 중동 건설 붐' 가시화

수십조 상당 계약·MOU 26건 체결…현대 컨소시엄 '샤힌 프로젝트' 수행

전훈식·전대현 기자 | chs·jdh3@newsprime.co.kr | 2022.11.17 16:26:04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총 사업비 1조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포함한 '제2의 중동 건설 붐'이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사우디 실질 권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맞아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8월12일 기준 약 179억달러 상당 수주액을 이뤄내고 있다. 이는 전년(156억 달러)대비 비교적 순항하는 모습이다. 다만 중동 지역의 경우 수주액이 37억달러에 그치며 지난해(42억달러)와 비교해 다소 주춤했다. 

이런 상황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은 중동 시장 수주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1조달러에 달할 대규모 사업인 동시에 친환경·스마트 도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 가치 창출도 예측되고 있다.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더 라인'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 터널 공사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아울러 한미글로벌도 지난해 네옴시티 사업 특별총괄프로그램관리(e-PMO)용역 수주 등 이미 현지에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향후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살만 왕세자 방한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현지 정부·기관·기업은 100조(兆) 원대 안팎으로 추산되는 26개 초대형 프로젝트를 동시다발로 추진한다. 이는 스마트시티·고속철도·수소 플랜트 및 수소 기관차·정밀화학·농업·제약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계약과 양해각서(MOU) 체결로 전면적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자리에서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은 계약 및 MOU 총 26건을 체결했다. 이중 △한국 민간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간 6건 △한국 기업(공기업 포함)과 사우디 기관·기업간 17건 △사우디 투자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 3건으로 이뤄졌다. 각 협약에 예정된 사업비만 조 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이번 협약 사업 총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협약들 가운데 건설업계 이목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에쓰오일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사업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다. 

샤힌(아랍어 매) 프로젝트는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투자해 울산에 스팀크래커(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 생산 설비)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구축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에쓰오일 대주주'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대주주인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투자를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 사업을 수행키로 하고 이에 대한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 우측부터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 현대건설


에쓰오일이 발주하는 사상 최대 규모 석유화학 설비 공사(패키지1, 패키지2)는 현대건설이 주간사로 현대엔지니어링 및 롯데건설과의 컨소시엄 형태(이하 현대 컨소시엄)로 수행, 내년 초 착공해 2026년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 제품 원료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 '스팀 크래커'와 에틸렌을 활용해 폴리에틸렌(PE)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올레핀 다운스트림' 건설에 참여한다.

설비 준공시 연간 180만t 규모 에틸렌과 75만t 규모 프로필렌 등 기타 석유 화학제품을 생산하며,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석유화학 제품 생산 비중을 기존 12%에서 25%로 확대한다. 

롯데건설의 경우 프로젝트 패키지2와 패키지3에 참여한다. 패키지3은 에틸렌 및 프로필렌을 저장하는 탱크설비 21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현대 컨소시엄 샤힌 프로젝트 참여는 석유화학과 가스플랜트 분야 최적화된 설계·조달·시공(EPC)역량을 인정받았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2019년 국내 종합건설사 최초 석유·천연가스 산업분야 품질경영시스템 'ISO·TS 29001' 국제규격 인증을 취득했다. 또 아람코사가 발주한 다수 석유 및 가스플랜트사업을 수행하며 오랜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지난 7월에는 아람코사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파트너(건설 EPC 부문) 기업으로 최종 선정, 신규 프로젝트 수의 계약 및 입찰 인센티브 등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현대건설과 함께 아람코 2조원 규모 자푸라 석유화학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여기에 2019년 10억유로 규모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EPC 사업을 수주해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유럽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라며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사업을 수행한 기술력과 사업 역량, 발주처와의 오랜 신뢰관계가 일궈낸 값진 성과"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향후 사우디에서 중장기적으로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중동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 이를 해외 수주 확장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LINE Project 사업을 교두보로 삼아 국내 석유화학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 수주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이를 계기로 해외 외주 사업을 확대 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 외에도 양국간 석유화학, 청정에너지 협력 고도화에 기여할 다수 계약들도 업계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 등 5개사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간 체결된 양해각서를 통해 사우디 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과 그린 수소, 암모니아 생산 공동 추진을 위한 파트너십이 구축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열병합 △대우건설 가스·석유화학 △효성중공업 가스절연개폐장치 등 분야에서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이외에도 △코오롱글로벌 스마트팜 △동명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서비스 △메센아이피씨 재활용플랜트 △한국벤처투자 투자 협력 등 MOU가 체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양국 협력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지난 1970년대 건설업 주도로 일으킨 중동 특수에 필적하는 대규모 해외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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