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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 중단" 쿠팡-CJ제일제당 '납품률·마진율' 놓고 '갑질' 공방

쿠팡 "약속한 물량 지키지 않아" vs CJ제일제당 "무리한 마진율 요구"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12.01 15:48:50
[프라임경제]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국내 최대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마진율과 납품률 관련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계약 당시 약속한 물량을 지키지 않아 비비고만두와 햇반 등 CJ제일제당 주요 상품의 발주를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CJ제일제당 측은 쿠팡 측의 마진율 인상 요구를 거절하자 일방적으로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맞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1~2주 사이 CJ제일제당(097950)의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내년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쿠팡 측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거부하자 이후 발주가 중단됐다는 입장이다. 쿠팡이 전형적인 '유통사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요구한 마진율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마진율을 요구해 협상 끝에 조율에 성공했지만 올해엔 쿠팡이 강경하게 나오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고, 당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반면 쿠팡은 오히려 CJ제일제당에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쿠팡 관계자는 "올 초부터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 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며 "쿠팡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국내 최대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마진율 관련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 각 사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의 가격 인상 요구를 5~6차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올 2월 고추장·된장·쌈장(9.5%), 비비고 만두(5~6%), 두부(6%) 가격을 올렸다. 3월엔 햇반 가격을 7%대 올렸고 4월(닭가슴살·냉동피자)과 8월(부침가루), 9월(김치), 11월(맛밤)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쿠팡 측은 "제조업체의 원재료 상승 등 부담을 감안해 매번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CJ제일제당의 수차례 공급가 인상 요청에 2021년과 비교해 평균 공급가를 15% 올려줬다. 특히 백설 콩기름의 경우 지난 한해만 140% 올려줬다"고 설명했다.

납품률에서도 양 사의 주장이 엇갈린다.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의 쿠팡 납품률은 50~6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햇반 100개를 납품하기로 약속했으면 50~60개밖에 공급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른 대형 식품업체의 평균 납품률은 90% 수준으로 전해진다.

저조한 납품률 악순환 속에 쿠팡은 수익성이 하락하고, 다른 식품 제조사들도 납품 기회가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납품업체가 약속한 물량을 쿠팡측에 보내기로 하면, 쿠팡은 그만한 물류센터 공간과 인력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약속한 물량을 보내지 않으면, 이를 위해 확보한 물류센터 공간은 쓰이지 못해 납품을 희망하는 다른 식품 제조업체의 기회를 뺏은 것으로, 이는 궁극적으로 쿠팡의 판매 손실로 이어진다"며 "쿠팡측이 최근 CJ제일제당측에 '약속한 물량을 제대로 납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CJ제일제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상품매입 축소라는 선택을 불가피하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오히려 쿠팡의 납품률이 다른 채널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CJ제일제당 측은 "올해 햇반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다른 채널에도 100% 납품하지 못했다"며 "다른 채널에 40~50% 납품할 때도 쿠팡은 50% 이상 제품을 공급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발주 중단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인 햇반, 컵반, 비비고 김치·만두, 가정간편식 등을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구매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햇반 등은 로켓배송으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이후 재고가 다 떨어질 경우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쿠팡이 직매입하는 것이 아닌, 개인사업자가 판매하는 CJ제일제당의 제품은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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