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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③] 우리은행, 역량‧자원 집중한 '디지털 초(超)혁신 추진'

플랫폼 구축과 혁신 '집중'…중대 금융사고 예방 위한 노력 '병행'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12.02 14:50:55

우리은행이 속한 우리금융그룹은 2022년을 기회와 대도약으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경영목표로 수립했다. ⓒ 우리은행


[프라임경제] 금융권에서 디지털 문화 중심의 트렌드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디지털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는 물론 IT인력 보강에도 열중이다. 이같은 금융권 변화 추세는 디지털이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로 도약한 시점에서 숙명으로 다가왔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계열 금융사들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모토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디지털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본지에서는 4대 시중은행 대상으로 내부 혁신과 디지털 플랫폼 개선 등 임인년(壬寅年)을 맞이해 변화된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경계의 붕괴로 보호 산업이던 금융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과거 타행들과 경쟁하던 시대와 달리 현재는 지급결제 업무만 보더라도 네이버페이와 토스, 삼성페이가 우리를 훨씬 앞질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외면하지 말고 언제나 한발 먼저 나아가야 한다"라며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 IT기업과 경쟁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 위한 '대약진'

우리은행이 속한 우리금융그룹은 2022년을 기회와 대도약으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경영목표로 수립했다. 이에 따른 핵심 전략은 '디지털 초(超)혁신 추진'이다. 이같은 전략을 결정한 이유는 기존 금융회사들과 빅테크, 인터넷은행들의 날이 갈수록 격화되는 디지털 혁신 전쟁에 기인한다. 이에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과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주목할만한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지난 9월 정식 오픈한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가 연계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꼽을 수 있다. 그룹사 내 다양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가 제공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첫걸음인 셈이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 대상 별도 비용 없이 가입해 구매업무 수행과 협력사와 실시간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수작업과 정보 탐색에 의존한 구매 방식을 벗어나 디지털 기반 전자구매 서비스를 활용해 편리한 구매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원비즈플라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가 연계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이다. ⓒ 우리은행


앞서 우리은행은 SGI서울보증과 협약으로 원비즈플라자 회원사 전용 상품인 '우리SGI협약 운전자금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구매사가 추진한 협력사에 초기 생산단계부터 유동성을 공급한다. 확정된 전자구매 계약만으로 조기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효율적인 구매관리를 위해 △실시간 원자재‧시장 시황 △공급망ESG(탄소배출관리) △법률‧세무업무 등 경영지원 서비스도 연계 지원한다.

이러한 플랫폼 구축은 지속되는 금리인상 기조에 가계대출 부문 성장성 하락 속에서 기업 고객 유치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비즈플라자를 통해 확보된 비금융 데이터 기반으로 향후 기업 니즈에 부합하는 금융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금융 시대의 초혁신 플랫폼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초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기업 금융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부언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자사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WON뱅킹'고도화 전략에도 매진하는 상황이다. 특히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 반영과 함께 고객 중심의 영업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WON컨시어지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우리WON뱅킹 내 WON컨시어지 전용 페이지에서 비대면 고객을 위해 전담직원 1:1 매칭으로 맞춤형 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선정 고객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가입 △만기관리 등 서비스도 함께 실시한다. 

컨시어지 전용 페이지는 24시간 365일 시간 제약 없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 전담직원 상담운영 시간은 영업일(평일) 09시~17시까지로 톡이나 전화 상담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영업시간 외 상담 요청에 대해서는 다음 영업일에 답변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WON컨시어지 영업부는 고객 중심 상담채널과 마케팅 환경 구축을 위해 비대면 거래 패턴 기반 데이터 활용으로 톡상담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실시한 디지털 전략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 모바일 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MAU는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로 해석 가능하다. 사용자 수치의 증가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 확률 증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대표 플랫폼인 '우리WON뱅킹' MAU는 719만명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대비 155만명 증가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내부 시스템‧보안 위협, 문제점 대책 마련도 동반 必

그러나 디지털 전략 추진과 더불어 내부 시스템과 늘어나는 보안 위협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우선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자금융사고가 문제다.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시장경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심장'과 같은 역할인 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국민 경제시스템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인터넷은행 등 13개 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총 421회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우리은행은 72회 사고가 발생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집계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프로그램 오류가 54건으로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어 △시스템 설비장애 11건 △외부요인 5건 △인적재해‧IT보안사고가 각 1건씩 집계됐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 10월25일 모바일뱅킹 앱 우리WON뱅킹이 1시간가량 접속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디지털 혁신 위한 전략을 수립한 가운데 전자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고된 건수의 과반 이상은 지난 2018년 당행 대규모 전산시스템 교체 당시 시스템 안정화 단계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특수성이 부여된다"며 "새로 교체된 시스템과 운영방식이 적용된 2019년 이후에는 타행 대비 장애건수가 낮은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금융소비자의 신뢰 확보 위한 내부통제 개선도 시급하다는 평가도 주를 이룬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700억원대에 육박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금감원이 해당 횡령 사건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지난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총 8회에 걸쳐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검사결과를 통해 이번 횡령사고는 △인사관리 △공문관리 △문서관리 △직인날인 관리 △출자전환주식 관리 △자점감사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대표적으로 횡령 직원이 10년 이상 동일 부서에서 같은 업체를 담당하고 해당 기간 중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선정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 대외 수‧발신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이 미흡해 은폐, 위조가 가능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횡령사고 발생 이후 개선 위해 영업점과 전 본부 부서의 업무별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하고, 내부통제 업무메뉴얼 업데이트를 실시했다"며 "은행권 표준내부통제기준 개정사항에 대해 내부규정 반영과 준수하는 등 대책 마련에 각고의 노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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