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콜센터 인력난, 재택근무 해법될까

"상담사에게 재택근무 메리트" vs "관리자는 현장·재택관리 이중고"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2.12.08 13:26:55
[프라임경제] 콜센터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 반면 현장에서는 일할 상담사 찾기가 '하늘에서 별따기'처럼 어렵다보니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콜센터업계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를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한 상담사가 재택상담을 하고 있다. = 김이래 기자

이에 기업들은 인력타개 방안으로 재택근무를 안착시켜 콜센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앞두고 '보여주기식'이 아닌 적정인원이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모든 콜센터에서 재택근무를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프라임경제 취재 결과 콜센터 재택근무 현황을 살펴보면 유통·통신업계는 20~30%대를 유지한 반면 이례적으로 재택상담을 시도한 금융업계는 올해부터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비상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콜센터 인력 절반 이상 재택근무…상시재택 안착

콜센터업계에서 재택근무는 3년 전, 코로나19가 시작된 시기부터 급격히 늘어났다. 밀집된 사무실에 모든 상담사가 모여 있기 보다 재택근무를 통해 인력을 분산시켜 콜센터가 셧다운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사회적거리두기를 격상하고 상황에 따라 많게는 50%까지 재택근무(유연근무) 실시를 권고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자 공공기관을 비롯해 금융, 통신, 유통 분야 콜센터들도 부랴부랴 재택상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이렇게 시작된 재택근무는 하나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출·퇴근시간이 줄어들면서 직원 만족도도 높아져 상담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LG전자 고객센터인 하이텔레서비스는 올해 재택근무 비율을 70%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30~40%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재택근무 안착을 위해 '3주 재택근무'와 '1주 사무실' 방식으로 운영되는 '밸런스 근무제'를 도입했다.

하이텔레서비스 관계자는 "상담사들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 업무효율이 향상되면서 고객 만족도까지 높아졌다"면서 "앞으로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부터 재택근무를 해온 콜센터도 있다. 홈쇼핑으로 걸려오는 주문·접수와 같은 간단한 상담을 재택근무로 활용한 것이다.

CJ그룹 내·외 10개사의 콜센터를 운영하는 CJ텔레닉스는 2004년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현재는 전체 인원 가운데 35%가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CJ ONSTYLE의 경우 450여명 상담사 중 250~280여명이 넘는 60%가 넘는 인원이 재택근무를 할 만큼 적극적인 분위기다.

재택상담사를 점차 확대·유지함에 따라 취업기회가 적은 중증장애인과 경력단절 여성 및 취약계층의 재취업 기회를 지원한다. 장애인들에게 출·퇴근이라는 걸림돌을 없애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CJ텔레닉스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장애인 상담사를 채용해 재택상담을 진행해오고 있다"면서 "모든 상담사에게 재택근무가 해법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재택근무 비율을 현재와 비슷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업계 콜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고 늘리기를 반복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통신업계 콜센터, 비상체계 지나 제도정비 돌입

통신업계 콜센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인원의 20~30% 내외가 재택근무를 활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SK텔레콤의 재택상담 비율은 지난해와 올해에 30~40%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무실 출근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내년에도 비슷한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에는 10%였던 재택상담 비율이 21년 25%, 22년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직원이 사무실과 재택을 스스로 선택해서 출근할 수 있는 '재택형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재택근무를 확대할 방침이다. 

재택근무에 대한 상담사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올해 1월에 실시한 내부 설문조사에서도 81%가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출퇴근 시간절약 △업무 집중도 향상 △부가적 업무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재택상담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지만 정확한 수치공개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치럼 통신업계 콜센터도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다양한 근무형태 중 하나인 재택근무가 안착된 양상이다. 또 재택근무가 도입된 초기에는 비상대응 체계였다면, 이제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제도적 정비를 하고 있는 단계에 돌입했다.

콜센터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계 콜센터에 비해 유통·통신업계는 비교적 간단한 상담콜이 많아 재택상담이 용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담사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코로나 시대를 겪은 상담사들은 오히려 사무실로 출근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면서 "한달에 한두번 정도 업무지식을 공유하는 교육과 회식 등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콜센터, 다시 사무실로 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업계 콜센터까지 재택근무 바람이 불었다. 그동안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이슈가 뜨거웠던 금융권은 사실상 재택근무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장기간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금융권 콜센터에서는 이례적으로 재택근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렇다면 현재 금융업계 콜센터에서 재택근무는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시방편으로 시작된 재택근무 카드는 접고, 몸 사리는 모습이다. 금융권 콜센터 대부분은 사무실로 복귀하는 분위기 속에 최소한의 재택근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시행한 신한은행 콜센터는 올해부터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초 은행권 콜센터 최초로 전체 인원의 20% 수준인 150여명이 재택상담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재택근무를 비상시로 운영하고, 콜센터를 이원화해 집단감염을 예방한다. 이를 위해 3개 건물, 8개 층으로 사무실을 분리해 집단감염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NH농협은행 콜센터는 2020년 초부터 지난해 2월까지 20% 정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다가 3월부터는 사무실 근무로 전환,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과 회사정책에 따를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고객센터의 재택근무 비율은 2020년 9.2%에서 지난해 15.1%까지 늘어나다가 올해 들어 8%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추이에 따라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금융업계 재택근무 상담사는 고객 확인이 필요 없는 서류나 상품내용 안내, 해당 상담사 또는 영업점 담당자 전화연결과 같은 단순한 상담이었다. 업무 강도는 낮지만, 걸려온 상담전화를 응대하다가 개인정보 확인이 필요한 경우 콜을 전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이관된 콜은 상담사도, 고객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업무 처리가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금융업계 콜센터는 업무 효율성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 등을 고려해 재택근무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다만 언제든지 재택근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콜센터 업계관계자는 "콜센터 재택근무는 업종별로 상이한데 금융권의 경우 거의 사무실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지식이 많고 수시로 바뀌는 금융권은 현장교육도 바쁜데 재택근무자까지 챙기는 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택근무가 메리트 있는건 사실이지만, 콜센터 채용난을 해결할 수 있는 특효약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