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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으로 발길 돌리는 제대군인, "재취업보다 좋다"

50~60대 이어 30대도 희망...지자체 연계 등 프로그램도 다양

안서희 기자 | ash@newsprime.co.kr | 2022.12.15 14:15:52
[프라임경제] #1 정보통신과에서 근무하며 주요 지휘관 참모 교관을 지낸 제대군인 50대 A씨. 29년간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농귀촌 생활을 한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었다는 그는 경기도 소재 시골에 자리 잡았다. 현재는 먹을 만큼의 농작물을 키우며 소확행을 이루고 있다. 그는 자연과 함께 지내면서 건강에 힘쓰고 싶다고 전했다.
 
#2 항공조작 직무에서 근무한 50대 B씨도 시골이 좋아 제대 후 경상도 농촌에 자리를 잡았다. 농작물 재배를 하며 농촌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년.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B씨는 "지식도 부족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그러다가 센터를 통한 연계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농작물 특성상 평균적인 수입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현재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앞으로 생산량과 수익을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제대군인들의 귀농귀촌 사례가 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희망 취업분야와 취업가능 분야 간 간극...창업‧귀농귀촌 이유

제대군인들이 귀농귀촌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 따르면 2019년 45명의 제대군인이 귀농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중 30대 1명, 40대 6명, 50대 28명, 60대 이상 10명으로 다양한 연령층이 귀농귀촌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발명하면서 귀농귀촌은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다시 시작된 귀농 프로그램에 참가자가 늘고 있다. 28명이 참가했다. 3년 만에 재개한 것치곤 괜찮은 수라는 분위기다. 연령대는 50대가 16명으로 주를 이루었고 60대 이상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귀농 프로그램에 참여해 귀농이 목표인 이들 외에도 귀농을 고민하고 상담을 받는 이들이 많다”라며 “여기에는 젊은 연령대도 존재하는데 이들까지 합치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제대군인들이 귀농귀촌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자연과 즐기고 싶다는 희망 외에도 재취업이 힘들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제대군인의 취업률은 63.5%에서 66.1%로 상승했다. 하지만 연 7000여명에 이르는 중장기 제대군인의 취업률이 일반보다 현저히 낮은 게 현실이다. 

취업에 성공해도 그동안 배운 직무와의 간극도 크다. 제대군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공공기관(44.3%)이다. 다음으로 군 관련 직종(31.4%), 기술전문직(19.1%), 일반사무직(12.1%)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취업한 분야는 보안·경비(19.1%), 사무경영(17.1%), 건설·시설관리(16.9%), 군관련 직위(12.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다 보니 창업이나 귀농귀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 모든 기업이 인력을 감축하려는 상황과 제대 전 군인이 받는 연봉 등을 고려하면 취업할 곳이 넓지 않다. 이러한 간극 때문에 창업을 준비하는 군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국가보훈처의 제대군인 창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60명에서 코로나 펜데믹이 처음 발생한 2020년에는 123명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점점 완화된 2021년에는 149명, 현재는 154명으로 상승했다.

국가보훈처의 제대군인 창업현황 그래프. ⓒ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지자체 연계 프로그램도 계획

귀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0~60대다. 이유는 연금을 받고 있어서다. 연금과 자신의 수확한 작물들로 생활하는데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금을 받지 못하는 젊은 군인들도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대군인지원센터는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제대군인들을 위해 워크숍과 체험, 유관기관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창업 워크숍은 △제대군인 예비 귀농인들을 위한 귀농귀촌지원정책 및 실질적인 사례 소개 △귀농귀촌시 사전 준비사항 △진로결정에 대한 판단기준 제시 △다양한 아이템 접근 방향성 제시 △지속적인 귀농․귀촌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한다.

올해 진행된 귀농귀촌 체험은 지난 8월 전북 김제시 농촌지원의 협조로 귀농귀촌 희망 제대군인 부부 10쌍이 참여했다. 김제시 귀농귀촌 시책 및 현황 안내를 비롯해 △지역 시설 및 관련 유직지 견학 △선배 귀농인과의 함께하는 귀농 콘서트 △귀농귀촌 성공 농가 방문 및 사례교육을 진행했다.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귀농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라북도 귀농귀촌 지원센터(서초구 소재)는 2013년도 국가보훈처와 MOU를 체결 후 △워크숍 및 특강 시 강사 지원 △정책관련 정보제공 △귀농귀촌 체험 지자체 연계 등 다양한 업무 협조 및 지원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 교육문화연구원 귀농귀촌종합센터도 △귀농귀촌 관련 상담 및 교육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제대군인들에게 해당 사이트 및 기관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도록 연계하고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창업 워크숍과 귀농귀촌 체험을 좀 더 활발히 홍보할 예정"이라며 "지자체와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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