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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부동산 결산] '치솟는 금리' 시장 냉각…오세훈 표 도시정비 '활개'

둔촌주공 "어떻게 시작한 사업인데" 기대 이하 분양 흥행 실패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12.18 17:57:06
[프라임경제] 2022년 건설·부동산 시장은 때 아닌 고금리, 집값 고점 인식 등 여파로 지난해까지 치솟던 집값 흐름이 갑작스레 역행하는, 여느 때와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실제 뚜렷하게 나타나는 주택 거래량 감소와 더불어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들 때문에 저조한 청약 경쟁률이 지속되는 그야말로 주택시장 빙하기가 도래했다. 여기에 원자재값 상승과 레고랜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시나브로 저물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별 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이처럼 바람 잘 날 없던 부동산 업계 주요 이슈들을 알아봤다.

◆'치솟는 금리'에 끝없이 하락하는 주택 시장

2022년 부동산 시장 주요 키워드는 다름 아닌 '금리'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기간 수요 급증과 함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 없이 치솟은 바 있다. 나아가 관련 업계는 올해에도 별 다른 이슈 없인 상승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2월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 상황은 본격적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3월 기준 금리 0.25%p 인상 시작으로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포함해 무려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린 바 있다. 나아가 '속도 조절'이 예상된 마지막 회의에서도 재차 추가 인상(0.50%p)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따른 현 미국 기준 금리는 2007년 이후 15년간 최고 수준인 4.25∼4.50%에 달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 역시 이런 연준 결정에 맞춰 기준 금리를 상향 조정, 지난달 기준 3.25%로 수준으로 인상됐다. 이는 전년(1.0%) 대비 무려 2.25%p 높은 수치다. 여기에 연준 추가 인상에 따른 상향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14일(현지 시간) 기준 금리를 0.50%p 인상했다. ⓒ 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고금리 기조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고분양가 및 고점 인식, 무엇보다 고금리에 따른 대출 부담이 증대되자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여기에 미분양도 급증하면서 그야말로 '주택 시장 침체기'가 도래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1.37% 하락해 10월(-0.77%) 대비 하락 폭이 약 2배 커졌다.

수도권은 -1.02%에서 -1.77%로 하락했으며 △서울(-0.81%→-1.34%) △지방(-0.55%→-1.01%) △5대 광역시(-0.88%→-1.53%) 모두 낙폭이 1%대로 확대됐다. 이는 서울을 제외하고, 한국부동산원 시세 조사 시작(2003년 12월) 이래 역대 최대 하락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매수심리 역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얼어붙은 상태. 

12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한국부동산원)는 지난주(73.1)보다 하락한 72.1에 불과하다. 이 역시 한국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 조사 시작(2012년 7월) 이후 3주 연속 역대 최저를 경신한 것이다.
 
이런 고금리 여파는 기존 주택 매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청약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미분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4만1604가구)대비 13.5% 증가한 총 4만7217가구다. 이는 2019년 12월(4만7797가구) 이후 최대 규모다. 

아울러 경쟁률이 수십대, 수백대에 달하던 불과 1년 전과 달리 12월(15일 기준·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전국에서 일반 공급된 단지 20곳 중 10곳이 평균이 '1대 1'을 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여파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 연합뉴스


이처럼 부동산 미분양 공포가 점차 확대되면서 일부 사업지는 분양 중단까지 감행한 모습이다. 

7월 분양한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는 분양을 전면 취소, 완공 시점을 고려해 재분양 방식으로 선회했다. 10월 공급한 '더샵 광양라크포엠' 역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자 시행사가 분양 계약 해지를 결정하고 추후 절차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은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으며, 내년까지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에 따라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측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과 함께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표 정비사업 '신통기획·모아주택' 본격화 

올해 서울 주택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적 공급 정책 '신통기획'과 '모아타운'이 탄력을 받았다. 특히 부동산 침체 여파에도 불구, 해당 정비사업은 오히려 순항하고 있어 더욱 각광을 받기도 했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개발을 주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조합을 도움을 주면서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정책이다. 사업시행과 설계・시공사 선정은 모두 주민이 갖는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여의도 한양 △여의도 삼부 △강남 대치미도 △잠실 장미1~3차 △강남 신반포2차 등이 대표 사업지로, 서울 시내 50여곳에서 신통기획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진행한 2차 공모에서는 19개 자치구 52개 구역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통기획을 통해 최대 65층, 2500가구에 달하는 초고층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 프라임경제


신통기획 외에도 오 시장의 또 다른 사업 '모아타운'도 점차 가속화되는 추세다. 

모아타운은 신축·구축 건물 혼재로 인한 노후도 등 관련 제한 때문에 정비사업이 쉽지 않던 주거지(10만㎡ 이내)를 통합 추진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대단지 아파트 부럽지 않은 양질 주택을 공급하고, 지하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하반기 모아타운 대상지 26개소를 추가 선정했다. 올 초 사업 도입 계획 발표 이후 지난 6월 21개소를 선정한 데 이어 자체 발굴 17개소를 포함 모아타운 사업지는 64개로 늘었다. 모아타운이 서울 소규모 정비사업 '촉진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65층 규모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는 등 신통기획과 모아타운 때문에 서울시 도시정비가 활기를 띠고 있다"라며 "주민들도 동의서 징구에 적극 나서면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높은 참여 의지는 확고한 서울시 의지와 함께 정부 규제 완화 덕분"이라며 "오세훈표 공급책이 본격화되는 만큼 이런 사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시 거론되는 '서울 최후 금싸라기' 

과거 한 차례 무산됐던 '서울 마지막 금싸라기' 용산정비창 개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시가 7월 용산정비창에 대한 개발 청사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는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글로벌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新) 중심지'로서의 국제업무지구로 탄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개발구상안은 토지소유자 코레일과의 36차례에 걸친 실무협의, 그리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완성됐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여의도공원 2배 서울광장 40배에 달하는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사업지인 만큼 잠재력이 높은 중심거점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다만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무산된 후 10년째 방치된 바 있다. 

용산정비창 부지. ⓒ 프라임경제


서울시 개발구상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일대는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집결되는 '아시아 실리콘밸리' 국제업무지구 중심으로 일자리·주거·여가·문화생활 등 모든 기능이 이뤄지는 직주 혼합 도시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최초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 법적 상한 용적률(1500%)을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며, 6000가구에 달하는 주택이 공급된다. 국제업무지구 상징성과 서울 대표 경관 창출을 위해 높이 제한을 최소화하고 주변지역을 고려한 스카이라인도 형성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개발 완료시 △24시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국제도시' △시민 삶 질을 높이는 쾌적한 '녹지생태도시' △세계로 연결되는 사통팔달 3차원 '입체교통도시' △첨단 스마트기술 혁신 전진기지 '스마트도시' 등 서울 핵심 도시로 거듭난다. 

이런 계획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과 경제 상황이 혼란스런 만큼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사업에 참여할 민간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 시장 한파 속 또 다시 사업 좌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사상 초유 '공사 중단' 둔촌주공, 결국 분양 흥행은 실패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올해 최대 이슈 중 하나다.

공사비 증액을 이유로 발발한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갈등은 4월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하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일반 분양 일정마저 연기된 동시에 사업비 대출 상환 등 금융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결국 사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조합 집행부가 해임, '비대위격' 조합 정상화 위원회 필두의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됐다. 각종 우여곡절 끝에 시공단과의 합의를 도출한 둔촌주공은 10월 공사 재개에 돌입, 11월 본격 분양 체제에 돌입하면서 물꼬가 트이는 듯 보였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의외로 낮은 분양 성적을 기록했다. ⓒ 포애드원


하지만 청약 결과 의외로 '분양 흥행'에 실패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즉 둔촌주공 당첨 커트라인은 평균 45.9점(84점 만점). 전체 16개 주택형 중 최고 가점은 77점까지 나온 반면 최저 수준인 20점마저 당첨에 성공하는 등 저가점자들의 당첨이 속출했다. 

청약 경쟁률 역시 1·2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고작 2만153명이 지원, 고작 5.5대 1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의외의 분양 성적에 청약 당첨자 계약금으로 인해 PF 대출금(7200억원 상당)을 상환해야 하는 조합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만일 상환이 되지 않을 경우 사업 제동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해당 PF 대출 만기는 내년 1월19일이다. 결국 대출 만기 이틀 앞두고 진행될 계약률(내년 1월3일~17일)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이 공사 재개 후 어렵게 돌입한 분양에 있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라며 "만일 계약률이 저조할 경우 금융 부담으로 사업에 또 다른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내년 분양 시장을 판가름할 단지인 만큼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내년 부동산 시장 역시 그리 밝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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