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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미분양 사태에 기름 붓나?

속도감 있는 추진에도 분양가‧청약포기자 등 난제 ‘수두룩’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1.04 11:59:48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3기 신도시가 주목 받는 모습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악몽이 새해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3기 신도시가 변수로 떠올랐다. 대규모 공급이 예고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우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량은 48만187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96만1397건) 대비 50.1% 감소한 수치다. 전국 미분양 주택(지난해 11월 말 기준) 역시 전월 대비 22.9%(1만810가구) 늘어난 5만8027가구로 집계됐다.

더욱 큰 문제는 지난해 1월 2만가구를 돌파한 미분양 주택이 9월에는 무려 4만여가구에 달할 만큼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분양 최대어'로 꼽혔던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분양 흥행'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공포는 확산되는 조짐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다르면 당시 올림픽파크 포레온 당첨 커트라인은 평균 45.9점(84점 만점)에 그쳤다. 청약 경쟁률 역시 1·2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지원, 고작 5.5대 1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 속, 업계는 자연스레 대규모 물량이 예고된 '3기 신도시'를 주목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일환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계획한 공공주택지구다.

남양주왕숙‧왕숙2(6만6000여가구)을 포함해 △하남교산(3만3000여가구) △인천계양(1만7000여가구) △고양창릉(3만6000여가구) △부천대장(1만9000여가구)가 주요지구에 속한다. 상반기 중 전체 토지보상 완료 및 부지조성 착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기타 공공주택지구인 과천(7000여가구)을 비롯해 △안산장상(1만5000여가구) △인천구월2(1만8000여가구) △화성봉담3(1만7000여가구) △광명시흥(7만여가구) △의왕‧군포‧안산(4만1000여가구) △화성진안(2만여가구)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계양은 지난해 11월 선제적으로 착공에 돌입했으며, 상반기를 기점으로 타 3기 신도시도 줄줄이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기존 사전청약에 돌입한 3기 신도시 주택은 인천계양지구를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본청약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3기 신도시를 통한 부동산 안정화를 꾀한다는 정부 의도와 달리,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 침체 속, 3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될시 미분양 공포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3기 신도시 전체 공급 물량은 36만여가구에 달한다. 고금리 기조로 하반기 본청약이 실시될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전청약 취소 물량의 경우 일반분양으로 전환되는 만큼 미분양 사태가 가중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한 관망세와 집값 하락 등의 분위기에서 3기 신도시의 불확실한 분양가와 입주 시기 등은 청약을 포기하는 이들을 대거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청약 포기자는 지난해에도 잇따라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인천 '검단 AA21블록' 본청약 실시 결과 811가구(사전청약 당첨자) 중 320가구가 청약을 포기했다. 양주회천 A24블록 역시 612가구 중 본청약 신청 가구는 467가구다. 145명은 포기했다.

3기 신도시의 추정분양가도 문제다. 공공사업임에도 불구, 결코 저렴하지 않다. 지난해 진행한 사전청약 물량 중 가장 높은 추정분양가를 기록한 곳은 고양창릉 공공분양 S5블록(전용 84㎡)이다. 무려 6억730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정분양가는 당시 시점의 건축비‧택지비‧가산비를 적용해 추정한 가격"이라며 "결과는 알 수 없지만 현 상황을 비춰보면 실제 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우수 입지를 갖춘 곳이라면 양호한 성적이 기대될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비인기 사업지는 처참한 성적표로 오히려 미분양 사태를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불에 기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3기 신도시 미분양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공공사업인 만큼 수많은 혈세가 낭비돼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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