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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가로등 부실관리...결국 인재 사고 불러

가로등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보행자 중상...포항시 안전불감증이 시민 목숨 위협

김진호 기자 | kjh@newsprime.co.kr | 2023.02.01 16:46:19

지난 1월20일 포항시 한국은행 맞은편 길거리 가로등이 뿌리채 뽑혀 쓰러져 있다. 이사고로 시민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제보자


[프라임경제] 포항시의 부실한 가로등 관리가 결국 인재 사고를 낳으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설연휴 바로 앞인 지난 1월20일 오전 6시30분쯤 포항 한국은행 맞은편 오광장 도로변의 한 가로등이 세찬 바람에 넘어지면서 20대의 보행자의 머리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뒷머리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중환자실에서 이틀이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왜 발생했냐는 것이다.

경찰과 포항시는 이번사고를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면서 일어난 사고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를 설치한 현수막업체 대표가 경찰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취재결과 가로등 부실관리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에 쓰러진 가로등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넘어져 수리를 했었고 실제 현장에도 수리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만약 현수막이 원인이었다면 다른 사례가 있어야 하지만 실제 현수막 때문에 가로등이 넘어간 사례는 시전체에서 찾아볼수 없고 강풍에 꺾인 사례는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부실시공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포항시 관계자는 사고 가로등은 지난해 10월경 높이 5m에서 9m로 교체 보수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보수작업은 하부 콘크리트기초와 가로등을 일체화시키는 것이 아닌 콘크리트 기초에 구멍을 뚫어 앵커볼트(구조물과 기초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 이용하는 볼트)로 가로등을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당시 가로등 보수공사 업체 관계자는 "기존 콘크리트 기초에 케미컬 앵커볼트(콘크리트 등에 철근이나 볼트를 연결하고 좋은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접착제)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보수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확인결과 사고 가로등의 콘크리트기초는 벌써 수차례의 보수공사로 더 이상 구멍을 뜷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더욱이 가로등에 박힌 앙카볼트는 가로등 기초규격서에서 정한 앵커볼트의 조건인 굵기 20~24mm , 길이 300~400mm에 크게 못 미쳤다.  

가로등 보수업체 관계자는 "길이 170mm 정도 앙카볼트를 사용했다"고 말해 지정규격에 맞지않는 부적격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나하는 의심이 들게 했다.

가로등 보수공사 과정에 날림 공사'로 가로등의 기초를 부실하게 시공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앙카볼트를 박을 구멍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기초가 훼손됐으면 콘크리트 기초를 바꾸는 것이 맞다"고 지적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포항시 관계자는 "가로등 시공 및 보수는 위탁 운영업체에 일임했기때문에 시공 및 보수의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시공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가로등의 시공 및 보수 규정 또한 가진 것이 없다"며 포항시가 관내 수천개의 가로등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포항시민 이씨는 "조금 강하긴 했지만 그정도 바람에 뽑힐 정도로 가로등이 부실하게 시공됐다면 어떻게 포항시를 믿고 도로를 다닐 수 있겠냐"며 포항시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가로등이 시민안전에 필수적인 도로시설물인데도 이에 대한 시공과 보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조차 안한다면 포항시에 세금을 낼 필요가 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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