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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가덕신공항 먼저' vs 홍준표 'TK신공항 더 크게 빨리' 격돌

박형준 부산시장은 '불구경' 관망...부산 정가 '공항이슈, 엑스포에 매몰' 걱정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3.02.03 09:23:19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산·경남(가덕신공항)과 대구·경북(TK신공항)에서는 지금 중추 공항 건설을 놓고 날선 신경전이 한창이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남부권 신공항을 서로 먼저 갖겠다고 맞서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최 의원을 향해 "특별법을 막겠다는 발상 자체가 괴이하다"며 비판했고, 이튿날 바로 최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은 과도한 특혜"라고 맞받아 쳤다. 

홍 시장은 TK정치권과 함께 TK신공항 특별법 2월 통과를 목표로 힘을 쏟아왔다. 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 위원장인 최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의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정, 삭제' 입장을 줄곧 밝혀 왔다.

가덕신공항은 지난 2021년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됐다. 국토부가 2035년 전까지 개항을 목표로 하는 사전타당성 검토를 마쳤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남부권 허브공항 필요성이 제기된 지 무려 15년여 만에 빛을 본 국가사업이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세 명 대통령들이 모두 내 건 공약이었다.

이른바 TK신공항은 지난해 사령탑을 맡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지역발전 핵심공약이다. 홍 시장은 공항 개항 시기를 가덕신공항보다 빠른 2028년으로 잡고 특별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항공 물류 인프라로 대구·경북지역에 첨단산업과 대기업유치를 위한 필수 기반이다. TK신공항 활주로는 2본이고 길이 3800미터다. 가덕신공항(3500미터, 활주로 1본))보다 월등한 규모로 짓는다. 

최 의원은 2일 오전 페이스북에 "문제투성이 TK신공항 특별법 내용을 대폭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으면 교통법안 소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제 의지는 지역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보다는 오히려 홍준표 시장님이 특정지역의 이해관계자"라며 반박하고, 전날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자신을 향한 '저격글'을 올린 데 대해 되받았다. 

전날 홍 시장은 최 의원을 겨냥 "TK신공항 특별법을 막겠다고 스스로 공언한 부산 출신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고백하듯이 이 법의 이해관계인이 아닌가"라며 "마치 가덕도공항과 대구신공항이 경쟁관계이므로 이를 막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괴이도 하지만, 국회법상 제척 조항도 있는데 이해관계인이 나서서 TK신공항 특별법을 나 홀로 막겠다고 공언하는 어치구니 없는 일이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세상이 참 비정상적으로 이상하게 돌아간다. 부산신공항과 대구신공항은 수도권 1극 체제를 막는 지방 연대이지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최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께서 저를 이해관계자라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폄훼했다. 마치 제가 부산, 경남, 울산의 이익만을 위하는 국회의원으로 공격한 것"이라며 "TK신공항 특별법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난맥상을 바로 잡는 것은 국회 교통법안 소위 위원장으로서의 책무이자 도리다"라고 했다.

이어 "가덕신공항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법이나 정부 정책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인 것"이라고 반박하고, "정권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TK정치권의 과도한 특혜 추진에 맞서겠다"고 TK신공항 특별법 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 의원이 밝힌 TK신공항 특별법 문제로는 △중남부권 중추공항 명시 △활주로 용량 3.8km 명시 △예타면제, 국비지원 명시 △종전부지 개발과 특별구역 지정 내용 △공항 개항시점 2028년 명시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 박형준 부산시장 '강건너 불보듯'…서지연 부산시의원 "가덕신공항, 엑스포 들러리로 전락" 일침

부산광역시의회 서지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분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처럼 치열한 공방 속에 박형준 부산시장에 미온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부산시가 가덕신공항을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전략시킨데 대한 비판이다. 

지난달 30일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서지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5분자유발언'에서 대한민국 백년대계인 가덕신공항의 지지부진한 공법 논란에 대해 불을 뿜었다. 

서 의원은 "2030세계박람회 유치도 부산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깊이 공감하지만, 엑스포보다 가덕도신공항의 건설은 등식이 아닌 상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덕도신공항은 초대형 항공기의 24시간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국제 물류 도시로 부산의 간절한 기회였으나, 언젠가부터 가덕도 신공항은 세계박람회의 들러리로 공항의 당위성이나 간절함이 축소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건설방식에 대해 이미 매립식과 잔교식을 통한 공사 방법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박형준 시장은 혁신과 최초라는 이유로 '하이브리드식 플로팅 해상공항'을 역제안하며 공법 논란을 가중시켰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그러는 사이 대구 경북은 단 6개월 만에 군위군 편입과 △2030년 대구경북신공항 완공 △유사시 인천공항 대처 등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상정한 상태"라며, "TK신공항은 가덕도신공항의 2배 규모로 계획돼 가덕도신공항의 위상과 기능마저 위협하고 압박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에 대한 국토부 대응을 비교해 보면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인다"며 "올해 4월이면 BIE 방문을 앞두고 있다. 그때까지 착공 일자 없이 공법 논란만 계속된다면 가덕도신공항과 2030세계박람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들이 지난 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올해 3월까지 가덕신공항 건설 로드맵 제시를 촉구했다.

최인호·김정호·이상헌·김두관 등 부울경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과 이선호 울산시당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홀대하는 현 정부와 국민의힘 측 이중적인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20대 대선 이전부터 국민의힘 정권이 들어설 경우 가덕신공항과 TK신공항의 위상·개항시기 등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며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여당 당권 주자로 나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에서 가덕신공항 명칭을 '김영삼공항'으로 제안했다가, 특별한 관련이 없는 인물을 내세운다며 여론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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