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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P의 오경제] '서민 쥐어짜' 성과급 잔치 벌인 기업들 횡재세가 답일까?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23.02.06 15:38:58
































[프라임경제] "실적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 사회생활에서 '1+1=2'처럼 당연한 법칙으로 통하지만, 최근 일부 기업에서 한창인 성과급 잔치를 두고는 전에 없던 날 선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에너지 기업과 금융사들이 억대 성과급을 나눠 먹으며 파티를 즐길 수 있었던 데는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린 서민들이 생활고를 감수하며 버텨준 덕분이기 때문이죠. 

일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몸값이 뛴 국제유가 덕을 톡톡히 본 것은 가스, 정유 등 에너지 기업들입니다. 

에너지기업 및 금융사별 성과급 책정 자료. (각사 제공) @프라임경제


LPG 수입·유통기업 E1은 지난해 말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뿌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가급등으로 활황기를 보낸 정유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기본급 1000%의 성과급 축포를 쐈고 GS칼텍스는 모든 임직원에 기본 연봉 50%를 성과급으로 안겼습니다.

2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등은 여론을 살피며 성과급 규모를 고심 중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준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3~4분기 이들 4대 정유사가 정유 부문에서만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1조 6900억원입니다.

고금리에 이자 장사로 덕을 본 은행권 역시 성과급 잔치 대열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NH농협은행은 기본급 400%를 책정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기본급 361%, 350%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KB국민은행도 기본급 280%에 격려금 340만원을 따로 지급하기로 정했는데요.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전망을 보면 전년 대비 14% 가까이 늘어난 16조 5557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역대 최대입니다. 

리볼빙,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로 재미를 본 카드업계도 수천만원 상당의 보너스 파티를 예약했습니다. 삼성카드는 연봉의 50%를 지난달 지급했고 신한, 롯데카드 역시 작년보다 후한 성과급 책정이 예상됩니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 폭탄과 미친 이자율에 서민들의 허탈감이 원성으로 번진 가운데. 야당은 '횡재세'를 제안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정부가 가스요금을 올린 배경으로 에너지 가격 급등을 든 만큼, 이를 이용해 큰 이득을 본 기업들이 서민 난방비 지원에 드는 재원을 일부 감당해야 마땅하다는 겁니다. 

또 모든 가구에 난방비 지원을 목적으로 한 30조원 규모 추경도 재원 방안으로 내놨죠. 

이를 업계나 정부 여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습니다. 업계는 '지나친 정치 논리'라며 반발하고 있고 현 정부는 야당식 보편복지에 대해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통계청이 보여주는 최근 전기, 가스 등 필수생계비 부담은 정치 논리로 평하기엔 심각한 수준입니다.

올해 1월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뛰었습니다. 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4월(38.2%)에 버금가는 상승률입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전기, 가스, 대중교통 요금의 줄인상을 예고했는데요.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꼭 써야 할 필수비용인 만큼 집집마다 씀씀이를 줄이는 것밖에는 버틸 방도가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꺾인 가계소비와 별개로, 자영업자들 역시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번진다면.

각자도생을 내세운 최악의 불경기 시나리오가 완성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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