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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 또다시 '충돌'

4~6월 사이 주민설명회 개최…반대 심하면 조성 안 할 수 있어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3.02.24 11:13:56
[프라임경제]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을 놓고 구로구청(구청장 문헌일)과 공원 인근 주민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근린공원'은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으로, 고척근린공원의 경우 구로구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는 곳이다. 

구로구청은 고척근린공원 축구장을 인조잔디 구장으로 조성해 달라는 주민들의 의견이 수년전부터 이어져왔고,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스포츠 환경 변화에 대한 요구가 많아 축구장의 인조잔디 조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구로동 주민 및 공원 인근 주민들은 축구장을 인조잔디 축구장으로 조성할 경우 현재 자유롭게 이용하던 운동장을 유지·관리 측면에서 휀스를 조성해 유료화하거나 통제, 또는 특정 동호인의 운동 목적의 공간으로 바뀌어 자유로운 이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골대 주변으로만 휀스 설치해 누구나 이용 가능

구로구청은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에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무시할 수 없기에 올해 예산이 편성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을 놓고 구청과 주민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 프라임경제

먼저 운동장 유지·관리를 위해 휀스를 설치하겠지만 축구장 내 골대 주변에만 설치해 주민들이 언제든 운동장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인조잔디 주변으로 트래킹할 수 있도록 흙길을 만들어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로구청은 유료화에 대해 "일반 운동장이더라도 단체에서 예약하고 사용 할 경우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비어 있는 시간에는 주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구로구 주민은 "과거에도 인조잔디 조성에 대해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았는데 도대체 왜 자꾸 운동장에 인조잔디 조성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편성된 예산을 공원 내 다른 시설보수나 다른 용도로 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6·2011년 인조잔디 조성 주민 반대로 2번 무산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은 주민들의 반대로 이미 두 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먼저 지난 2006년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구장 조성사업에 예산 13억원을 확보했지만 주민설문조사와 전화여론조사에서 찬·반이 맞서며 결국 공원재정비사업으로 전환됐다. 

또 2011년에는 구로구축구연합회 회원들과 구로구 주민들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며 다시 한 번 인조잔디 구장 조성이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축구연합회 관계자는 "다목적 운동장 바닥이 마사토이기 때문에 먼지가 발생하고 부상도 심해 인조잔디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은 "인조잔디 조성은 특정 동호회만을 위한 것 아니냐. 오히려 마사토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흙을 언제든 접할 수 있고 축구만이 아닌 다른 운동도 겸할 수 있어 낫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찬·반이 팽팽히 맞서 구로구청은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계획에 따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했고, 찬성보다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지역주민들의 화합 차원에서 사업계획을 유보한 바 있다. 

◆주민 이용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서울시는 고척근린공원 축구장 인조잔디 조성이 과거 무산된 것에 대해 구로구청을 통해 확인했다고 답했다. 

현재 인조잔디가 조성돼 있지 않은 고척근린공원 운동장은 저녁이면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운동을 즐기고 있다. ⓒ 프라임경제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 공원여가정책과 담당자는 인조잔디 조성에 대해 "'공워내 체육시설 현대화'는 시민에게 저렴하면서 고품질의 공공 체육시설 제공을 확대해 시민의 생활체육 기회를 증대하고자 하는 사업"이라며 "추진방식으로 기존 체육시설 공간 재구조화를 통한 체육종목 다양화, 노후 체육시설 개선으로 안전한 생활 체육 환경 제공, 복합 체육관 조성 등 여러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시는 단순히 흙포장을 인조잔디 구장으로 조성하는 것만이 '체육시설 현대화'라 생각지 않고, 기존 체육시설 이용 불편을 개선 및 보완하고, 종목 다변화로 보다 여러 연령층이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사업"이라며 "근린공원 내 인조잔디 조성으로 제안이 들어왔지만 주민이 반대할 경우 조성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이 예산이 무조건 인조잔디를 조성하라는 것은 아니다"며 "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구로구청은 "빠르면 4월, 늦으면 5~6월 정도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인조잔디 조성에 대해 아직 정확히 결정된 바는 없다. 주민설명회 이후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근린공원 인조잔디 조성이 주민들의 반대로 2번이나 무산된 바 있는 가운데 이번 주민설명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구로구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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