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티몬에서 위메프까지…공격적 인수 큐텐 "나스닥 목표"

'싱가포르의 아마존' 큐텐…한국서 '몸집 물리기'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03.20 14:10:49
[프라임경제] 해외 직구 플랫폼 큐텐(Qoo10)이 티몬과 인터파크에 이어 위메프 인수도 추진한다. 업계에선 큐텐의 공격적인 M&A 이유에 대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Qxpress)'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은 지난 1월 위메프에 회사 인수를 직접 타진한 이후 최고 경영층 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위메프에선 장석훈 최고재무책임자(CFO) 주도로 거래 규모와 조건이 협의되고 있다. 양측 모두 별도의 자문사 없이 이달 중으로 인수합병(M&A) 계약 체결을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큐텐

현재 위메프의 최대주주는 지분 86.2%를 보유한 유한회사 원더홀딩스다. 원더홀딩스는 허민 대표가 지난 2009년 설립한 회사다. 게임 개발사인 '원더피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주된 협상 골조는 경영권 매각이다. 인수를 타진한 큐텐은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짰다.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한 포괄적 주식교환 구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위메프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큐익스프레스로 넘기고 그 대가로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얻는 방식이다.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위메프는 큐익스프레스의 자회사가 된다. 경영권 거래지만 주식을 활용해 현금이 오가진 않는다.

큐텐은 앞서 지난해 9월 지분 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했다.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K), PSA컨소시엄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를 큐텐의 지분으로 교환하면서다.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영향력을 키운 큐텐은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까지 인수를 노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터파크는 예정대로 지난 1일자로 물적분할을 완료한 상태다.

◆경업 금지 기한 종료…국내 이커머스 판도 흔들까 

큐텐은 우리나라 오픈마켓의 본격적인 장을 열었던 지마켓의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세운 회사다. 지난 2009년 이베이에 지마켓을 매각한 후 이듬해 싱가포르로 떠나 세운 이커머스 기업이다. 지금은 현지 최고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싱가포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회사다.

큐익스프레스 싱가포르 물류센터. © 큐텐


큐텐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홍콩 등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선 해외 직구 사이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물류망을 갖춘 물류 전문 계열사 '큐익스프레스' 역량이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구 대표는 2010년 미국 이베이와 합작법인 큐텐을 만들면서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해 해외 역직구 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경업 금지 기한이 2020년 끝나면서 지난해 티몬 인수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말에는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 의사까지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를 흔들기 위해 나서고 있다.

큐텐 측은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위메프 역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추진…사업 확장성 중요 

다만 업계에선 큐텐의 공격적인 M&A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의미 있는 파급력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위(18%)에 등극했다. 쿠팡이 2위(13%), 이베이코리아 3위(12%), 11번가 4위(6%) 순이다.

정확한 점유율 집계는 어렵지만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위메프가 4%, 티몬이 3%, 인터파크가 1%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 회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대략 1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신세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신세계는 지마켓을 인수한 뒤 수익은 물론 점유율 측면에서 이렇다 할 반전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단순히 회사를 인수하는 것만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업계는 큐텐의 플랫폼 인수가 큐익스프레스의 상장과 더욱 연관이 깊다고 보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으로 현재 미 증군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상장을 앞둔 만큼 큐익스프레스의 몸집을 불리고 사업 확장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큐익스프레스는 17개국에 풀필먼트 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직구의 장벽인 배송 기간을 1주일 이내로 줄이고 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셀러들이 큐텐을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큐익스프레스는 현재 국내에서도 김포, 영종도에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 중이다.

큐텐이 한국에서 3곳의 플랫폼을 확보하게 되면 해외 판매자들이 큐텐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반대로 티몬, 인터파크,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들의 해외 진출 또한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큐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셀러들이 늘어날수록 당연히 매출액과 물동량도 증가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의 1세대 이커머스 인수는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보단,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며 "이들 기업의 인수로 국내 시장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큐텐이 직구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고 직구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직구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