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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난민 진료한 70대 의사…뇌출혈 중세에도 의료봉사 활동

온종합병원 오무영 센터장 의료봉사 후일담 눈길 "뒤늦게 뇌수술후 회복중"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3.03.21 23:57:37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의료봉사 활동 중인 온종합병원 오무영 호흡기알레르기센터장. 당시 뇌출혈 증세에도 진료를 멈추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70대 의사가 뇌출혈 증세에도 끝까지 이재민 진료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해당 의사는 귀국 즉시 뇌수술을 받았고, 조만간 의료현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21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 등에 따르면,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오무영 센터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은 지난 2월17일부터 24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안타키아 등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당시 오 센터장은 봉사 도중 뇌출혈 증세에도 진료를 멈추지 않았고, 귀국 즉시 뇌수술을 받았다. 이 같은 사연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 녹화 도중 함께 봉사활동을 갔던 동료의사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오는 6월 개국을 앞둔 온그룹의 의료전문채널 'ONN닥터TV'는 지난 3월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ONN닥터TV 스튜디오에서 한 달 전 튀르키예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던 '그린닥터스 튀르키예 지진봉사단'을 초청해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온종합병원 성형센터 김석권 센터장이 "의사 한 분이 봉사 도중에 다쳤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워낙 강행군의 일정이어서 튀르키예 봉사단 모두 피곤이 쌓였고, 봉사 닷새째 같은 방을 사용하던 오무영 센터장이 머리가 몹시 아파 진통제를 먹었으나 가라 앉기는커녕 어지럼증까지 동반된다고 호소해 직감적으로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의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린닥터스 튀르키예봉사단은 오 센터장의 증상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현지 튀르키예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로 하고 차로 이동하던 중 오 센터장의 증세가 호전돼 예정대로 봉사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는 것.
  
7박 8일의 일정을 예정대로 마무리한 오 센터장은 지난 2월18일 귀국 즉시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에서 MRI 검사를 받았고, 출혈로 인해 뇌 속에 상당량의 피가 고여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수술을 진행했으며 조만간 진료현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지난 2월17일부터 24일까지 아다나, 안타키아 등 튀르키예지진 현장에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박명순 수석사무부총장, 임영문 부산평화교회 목사, 온종합병원 오무영 센터장, 김석권 센터장, 주명희 간호팀장, 정명규 충무팀 주임, 온라이프건설 최찬일 이사(전 소방공무원) 등 모두 15명의 긴급의료봉사단을 파견했다. 

그린닥터스 대원들이 ONN닥터TV 스튜디오에서 한 달 전 튀르키예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던 저마다 사연들을 털어놓고 있다. ⓒ 그린닥터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지진 이재민 500여명을 긴급 진료했으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오무영 센터장은 피부병이나 소화기계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나 10대 청소년들을 주로 돌봤다. 오 센터장은 부산백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3년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에 합류,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인류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오 센터장은 북한 개성공단 내 그린닥터스가 운영하는 개성병원의 의료봉사에 8년간 동참했고, 해마다 동남아 등에서 펼치는 그린닥터스 해외의료봉사 활동도 빠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캠프 봉사를 비롯해 △2008년 미얀마 사이클론 대참사 △2015년 네팔 대지진 등 재난 현장에서 긴급 진료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은 "평소 봉사정신이 투철한 오 센터장은 아픈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끝날 즈음 이를 안 15명 대원 모두 남은 일정 내내 가슴 졸이면서 이재민들을 돌봤다"면서 "경각에 처한 자신의 목숨을 돌보기보다는 지진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려는 오 센터장의 따뜻한 마음은 국적이나 종교 등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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