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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동전 같은 두 모습에 "우린 머슴 같은 사람들"

3월20일 공단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 나오기 전 2월1일 조직개편 마무리…"하루아침에 동료가 승진없이 상사가 되고 상사가 동료 되는 조직개편에 웃자", "임기직 본부장은 인사위원 권한 주고 정규직 본부장은 인사권한 없어…그냥 웃지요"

정운석 기자 | hkilbokj@hanmail.net | 2023.03.22 12:48:55

광산구-광산구시설관리공단 전경.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광산구의 동전 같은 두 모습의 처신과 함께 하루아침에 상사가 동료가 되고 동료가 승진없이 상사가 되는 조직개편에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직원들이 "우린 머슴 같은 사람들"이라고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광산구가 수천만원을 들여 맡긴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가 "광산구의 입맛대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지난해 공단 특정감사(8월16일∼31일)가 끝난 뒤인 10월7일 "조직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진단을 위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수용해 시행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광산구도 "특정감사는 공단의 조직진단에 앞서 종합감사에서 못한 내용들을 파악하는 감사"라고 답변했다.

공단의 조직개편 시점이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3월20일 이후로 정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약속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공단 조직진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 2월1일 공단의 조직개편이 마무리 됐다.

사실상 전문가들이 최선책으로 내놓을 공단의 조직개편 방향 등은 팽개치고 광산구의 입맛대로 재단한 것이다.

기존 3급(본부장) 1명을 3급 3명(본부장 2명, 팀장 1명)으로, 4급은 7명에서 8명으로 변경했다. 기존 본부장 직위를 경영본부장(개방형직위)과 사업본부장 2본부 체계로 개편하고, 청렴감사팀장(개방형직위) 자리도 신설했다.

여기에 사업본부장(기존 3급) 직위를 3∼4급, 팀장(기존 4∼5급) 직위를 3급∼5급으로 확대개편했다.

본부장을 팀장으로 내리고, 팀장을 본부장으로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공단 이사장이 마음만 먹으면 어제까지 본부장으로 모셨던 분이 동료 팀장으로 같이 일하고, 동료였던 팀장이 승진도 없이 본부장으로 영전해 상사로 모셔야 하는 부당전보인사가 가능케 된 것이다.

여기에 개방형직위인 경영본부장만 인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공단 정규직인 사업본부장을 배제함으로써 승진 등 모든 인사와 관련해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이 저해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 이사장이 일반 팀원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기존에는 팀원의 평가를 팀장과 본부장이 맡았다. 타 지자체의 공단 인사규정을 비교하면, 이사장의 평정권한은 이례적인 것으로 "줄 세우기 문화가 우려되고 자율경영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이사장과 경영본부장은 임기제로 인사평가에 참여한다는 것은 인사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러한 공단의 정관과 규정 변경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시행된 것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근로기준법 제94조 관련, 취업규칙(승급 등) 변경 시는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불이익 변경 시는 과반이상의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개그 같은 현실이고, 우리의 목소리도 담지 못하고 상급기관에서 정해 진대로 시행하는 머슴 같은 사람들"이라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대신했다.

더욱이 더 큰 문제는 광산구가 발주한 '공단 조직진단 연구용역'이 "광산구 입맛대로 나올 수 있다"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달 20일 제출할 용역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광산구 관계자는 "최근 최종보고회를 가졌지만, 일부 항목에서 데이터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용역을 중단하고 보강 중에 있다"라고 답변했다. 
  
용역을 담당하는 A 사는 최근까지 공단의 조직개편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 관계자 A 씨는 2월 초순 용역을 담당하는 A 사 직원이 공단을 방문하고 질의, 응답 과정에서 "2월1일 조직개편이 완료됐다"는 말에 "놀라워하더라"고 전했다.

이는 용역 결과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공단'에 맞추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내용이다.

조직진단 용역 결과에 앞서 공단 조직개편을 단행했느냐는 질문에 광산구 관계자는 "용역 전부터 2본부 체계로 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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