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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소송 장기화 우려...출자자 모집나서나

EOD 판단 시 자금 회수 실행…GP 내분으로 경쟁력↓

추민선·강경식 기자 | cms·kks@newsprime.co.kr | 2023.03.24 10:35:14
[프라임경제] 바디프랜드의 공동 운영사인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 됐지만, 한앤브라더스 측의 법적 대응 예고에 긴 공방이 예상된다.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출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실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바디프랜드는 새로운 출자자 모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의 바디프랜드 상황에서 새로운 출자자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나...출자자들, 향후 행보에 주목

출자자들은 이번 대립이 소송전으로 번지게 되면, 이를 EOD(기한이익상실)상황으로 보고 즉각 자금 회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는 새로운 출자자를 다시 확보하거나 바디프랜드를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이에 스톤브릿지 측에서는 출자자들의 움직임과 한앤브라더스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024110)의 자회사인 IBK캐피탈의 속은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IBK캐피탈이 이번 건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경우 금융당국 차원의 제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 인수에는 '스톤브릿지미드캡제1호'와 퀀텀제1호·2호·3호 등 총 4개의 펀드가 활용됐는데,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가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퀀텀2호와 3호다. 지난 10일 출자자 총회는 해당 펀드 출자자인 IBK캐피탈, 하림, OK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계에선 지난 7년간 두 차례의 사모펀드 매각을 통해 경영진 혼란을 겪어온 바디프랜드가 이번 공동 GP 내분으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운용사 간 법적 소송이 이어진다면 성장 정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여기에 노사갈등 해결과 상장 추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소송으로 인해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바디프랜드의 경쟁력 하락이 지속될 우려가 높다"며 "만약 출자자들이 다 빠져나가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야 하는데 최근 시장 상황과 바디프랜드의 실적·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쉽게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 매각해서 지분을 출자자들한테 돌려줘야 하는데 기존에 투자했던 금액이나 혹은 제값을 못 받고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내부적으로 영업을 강화하거나 기술투자에 주력할 여지도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사갈등·재상장 추진 가능성은? 

이 밖에도 최근 다시 불거진 허위·과장광고 이슈나 꾸준히 이어지는 노조와의 갈등 또한 바디프랜드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바디프랜드는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 출시 후 7개월 여간 해당 제품이 키 성장과 학습능력 향상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장으로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10일 박상현 전 바디프랜드 대표와 바디프랜드 법인에 대한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에서 각각 1500만원,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오랜 노조와의 갈등도 바디프랜드 경쟁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다.

바디프랜드 도곡타워 전경. © 바디프랜드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해 10월부터 고용불안을 이유로 사모펀드 경영권 매각에 반발하며 사측과 대립했다. 현재 단체교섭을 놓고 약 5개월 동안 노사 각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대치 중이다.

이처럼 바디브랜드는 경영권 분쟁, 노사갈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경쟁사에 내준 업계 1위 자리 탈환에 연이어 실패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헬스케어 업계 1위를 지켜 오던 바디프랜드는 지난 2021년 세라젬에 매출을 따라 잡혔다.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4802억, 2020년 5556억, 2021년 591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9월까지의 매출은 4202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만 보면 2020년부터 411억→522억→685억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9월까지는 267억원을 기록하며 쪼그라든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의료기기 업체에서 종합 헬스케어로 제품군을 확장한 세라젬은 2021년 매출 6671억원을 기록하며 헬스케어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차례 무산된 IPO(기업공개)를 재추진한다고 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2014년과 2018년 두번 상장에 도전했으나 무산됐다. 2014년 말 처음으로 증시 입성을 시도했지만 대주주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지분 일부를 넘기며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2018년 11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미승인을 통보 받았다. 

임금체불 혐의로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이사가 형사 입건되고 직장 내 갑질과 국세청 세무조사가 잇따르면서 경영 투명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다.

현재 바디프랜드는 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 간의 소송부터 실적 회복, 노사 갈등 해결 등 상장 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 현재 상황에서 바디프랜드의 상장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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