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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윤경림 사퇴에 혼란 가중…'경영 공백' 위기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조기 경영 안정화 위해 최선"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3.03.27 15:58:20
[프라임경제] 윤경림 KT(030200)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KT 안팎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아직 임원인사, 조직개편에 손도 못대 임직원만 2만명이 넘는 KT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다. 윤 후보의 사퇴로 당분간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 KT


◆윤경림 "새 CEO 선출이 바람직"

27일 KT는 윤 후보가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지 20일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2일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대표 후보직에서 사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더 버티면 KT가 망가질 수 있다"라는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자신을 향한 정부·여당과 검찰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3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이 확정됐지만, 거센 정치적 외풍을 넘지 못하고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KT는 윤 후보를 비롯한 4명의 KT 전·현직 임원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압축했다. 이에 대해서도 여권에서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사장을 지목해 '구현모의 아바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후보를 향한 검찰 수사도 시작됐다. 검찰은 현재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관련 불법 지원 △사외이사 접대 등을 조사 중이다. 

여기 더해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적극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밝힌 데다 2대 주주 현대차그룹마저 최근 KT 이사회에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 후보는 차기 대표 후보자로 내정되고 한달을 버티지 못했다. 

◆4월부터 리더 공석 상태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윤 후보의 차기 대표 선임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었다. 구 대표의 임기는 주총일까지로, KT는 4월부터 리더 공석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정기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대표 선임 안건은 빠진다.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과 송경민 KT SAT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자동으로 폐기된다.

사내이사인 윤 후보의 임기는 이번 주총에서 만료돼 사내이사를 새로 꾸려야 한다. 

아울러 기존 사외이사였던 이강철, 벤자민홍 이사가 올초 사퇴한 데다 신규 사외이사로 내정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사외이사직을 고사한 바 있다.

강충구·여은정·표현명 KT 사외이사의 재선임이 이번 주총에 안건으로 올라오지만, 통과는 불투명하다. 

이사진은 오는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윤 후보 사퇴에 따른 사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새 대표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달이 소요될 전망이다.

상법 제386조에 따르면, 새 대표이사 선임까지 기존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직제상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임시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CEO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내부에서 이사진에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KT 노조는 "현재의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하고,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서 경영 공백을 없애고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새노조도 "이사회가 모든 대혼란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KT는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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