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역사가 곧 한국 기업사" 두산 역사관 개관

한눈에 보는 127년 흔적…분당 두산타워 190여평 규모로 조성

[프라임경제] 두산이 127년의 역사를 담은 역사관 '두산 헤리티지 1896'을 경기 분당 두산타워에 개관했다.

그룹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을 넘어 대한민국 근현대 기업사와 산업의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서 의의를 더했다. 두산 헤리티지 1896을 통해 근대기업의 면모를 갖춰가던 20세기 초반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 우리나라 초기 기업의 모습을 공개한다. 

 

◆100년 전 물품에서 엿보는 시대상

두산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두산의 역사는 박승직 창업주가 1896년 종로 배오개(종로4가)에 터를 잡고 시작한 '박승직상점' 시절부터 시작됐다. 박승직상점은 당시 베나 무명 같은 옷감을 주로 취급하는 포목상이었다.

1920년대 경기 불황 속 박승직상점은 자본금을 늘리면서 주식회사로의 개편을 단행했다. 1주당 가격은 50원이었고 총 1200주가 발행됐다. 

1921년 경성포목상조합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우측에서 다섯번째가 박승직 창업주. ⓒ 두산그룹

역사관에는 당시 발행한 지류 형태의 주식증권을 비롯해 △회사 현판 △직원명부 △통장 △납세영수증 등 100여년 전 근대기업 태동기의 사료들이 전시됐다. 국내 최초 직원 출근부를 만들고, 객관적 자료에 기반해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제도를 운영한 근대적 기업이었다는 평이다.

 

아울러 조선말기 고종과 순종 승하 당시 상인들이 조직한 '조선상민봉도단'의 모습도 역사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경성포목상조합을 이끌던 박승직 창업주는 고종이 승하하자 임금의 상여를 매기 위해 상민봉도단을 결성하고 단장을 맡았다. 

앞서 박승직 창업주는 경성의 조선상공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조직한 경성상공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역사관에서는 당시 협회의 활동상도 찾아볼 수 있다.

 

◆21세기 사업 대전환…인프라에 '초점'

1900년대 중후반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에 두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두산은 맥주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재 분야에 진출했다. △코카콜라△네슬레,△3M △코닥 △폴로 등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역사관에는 당시 두산이 판매했던 식음료와 생활용품, 의류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당시 소비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코닥의 슬라이드필름과 한국3M의 5.25인치 플로피디스크 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제품을 비롯해 코카콜라 100주년 한정판 등이 전시돼 있다.

 

두산 헤리티지 1896 전시관 전경. ⓒ 두산그룹

두산은 21세기에 들어서며 기존 소비재에서 인프라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대폭 전환하게 된다. 2001년 두산에너빌리티(前 한국중공업)를 인수하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진출했다. 2007년에는 미국 잉거솔랜드의 소형중장비 부문을 인수해 두산밥캣을 출범시켰다.

 

두산은 인프라 사업 대전환 이후 친환경 에너지와 자동화, 첨단소재 등에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관에 전시돼 있는 가스터빈의 부품과 풍력발전기 모형, 첨단 전자소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및 기계 산업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빠질 수 없는 볼거리 '두산베어스 야구단'

두산베어스로 대표되는 두산의 브랜드 활동의 역사도 전시돼 있다.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 원년 멤버로 시작해 6차례 우승을 일궈낸 두산베어스의 우승반지와 트로피, 각종 기념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1941년 박승직상점 시절에 회사 야구부를 운영했던 사진 자료도 전시돼 있어, 당시 기업들이 직원 복지 및 단합을 위해서 진행했던 활동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1941년 박승직상점 야구부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두산그룹

두산 초대회장 연강 박두병 회장에 관한 기록이 보관된 기획전시실도 전시장 한편에 자리한다. 박두병 회장은 두산을 현대적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대한상공회의소와 아시아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 상공업 발전을 위해 힘쓴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박두병 회장이 출장 시 지니고 다닌 타자기와 수첩, 도장 등이 놓여져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편, 두산 헤리티지 1896은 분당 두산타워에 190여평 규모로 조성됐다. 일반 관람객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