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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중도금대출 금리는 왜 안 내릴까?

은행권, 정부 압박에도 눈치 보며 집단대출서 '이자장사'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23.03.29 15:58:15























[프라임경제] 정부 압박에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를 선언한 시중은행들이 유독 중도금대출 만큼은 연 7%가 넘는 고금리를 고집하고 있다. 

은행들이 고통 분담을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당국 눈을 피해 집단대출 상품에서 이자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2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은행가계대출(1050조7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76%(798조6000억원)으로 여기엔 중도금대출도 포함된다.

중도금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기관 보증을 받아 건설사가 특정 은행을 통해 수분양자에게 입주 전 집값 일부를 빌려주는 집단대출상품이다.

시중 5대 은행의 지난 2월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4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어든 반면 집단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오히려 3.8% 늘었다. 그만큼 수요가 끊이지 않는 '효자상품'이라는 뜻.

중도금대출 금리는 보통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금리에 은행이 단지 사업성, 입주 예정자 신용도를 바탕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합산해 결정된다.

건설사 보증과 사업성을 담보로 하는 만큼 금리가 개인 신용대출 대비 1~2% 낮은 게 보통이었지만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가 꺾였음에도 중도금대출 금리 상단은 한창 때 고금리 수준(연 6~7%)에 머물러 있다. 

일례로 충북 청주시 오송 서한이다음 노블리스의 중도금 대출 이자는 연 7.37%, 인천 연수구 송도 럭스 오션 SK뷰 6.27% 등 작년 하반기 중도금 납입이 시작된 단지들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은행이 정한 이율대로 대출 승인이 나기 때문에 목돈이 부족한 수분양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 개인 대출이 아니라 금리인하요구권을 쓸 수도 없고 명확한 사유가 아니라면 금리재산정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일부 현장에서는 연체 이율이 대출 금리를 밑도는 역전현상까지 벌어져 수도권 일부 단지에서는 중도금 미납 비율이 20%를 넘기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도금 3회 연체 시 분양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실제 계약이 깨지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 탓에 수분양자들이 중도금대출 협약 은행을 비교, 선택할 수 있어야 합리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는 은행들이 중도금대출 문턱 자체를 높이면서 수요자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은행권 내부에서는 줄어든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도 대출 이자보다 미분양 리스크가 훨씬 큰 탓에 당분간 수분양자들의 부담은 어쩔 도리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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