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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경의 문해력 칼럼] 분별력의 세 가지 요인

 

이가경 문해력 스피치 융고 대표 | bonicastle@naver.com | 2023.03.31 15:10:52
[프라임경제] 참과 거짓을 분별할 줄 아는 것은 오늘날 점점 중요시되는 힘이다. 때문에 우리는 분별력에 관해 잘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분별력은 모두가 참이라고 할 때에 그 명제의 참을 스스로 한번 검증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회화된 개인에게 있어서 참과 거짓은 대중의 이념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군락을 이룬 군중들로부터 막강한 힘이 종종 발현됐기 때문이다. 

대중은 각자가 주도적이지 않는 한 기세가 기울어지는 방향으로 치우쳐지기 쉽다. 그래서 다수가 집단적 신념이 진리라고 믿는 경향 때문에 개개인의 분별력이 혼동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것이 오류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수의 방향성과 나의 방향성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가 정의와 진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의미론적 입장에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말과 글의 경우에 그와 같은 장치는 바로 출처와 검증이다. 그것은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지표이면서 일종의 보증서와 같다.

요즘은 출처표기의 보편화로 글의 신빙성이 확실히 구분되는 편이다. 때문에 출처는 널리 전파될 수 있는 말과 글의 특성상 내용적인 구성과 표현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허무맹랑한 근거 없는 말과 글들이 많은 이들의 시야를 가렸고, 사회를 혼란 속으로 빠트리기도 했다. 그런 대중의 맹목성은 위험하게도 진리에 눈멀게 하고, 곤경에 빠지게도 한다. 

그렇다고 분명한 출처가 무조건적인 참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사실과 검증을 통해 제작되는 사전도 시대에 따라 수정되거나 해석이 달라진다. 즉, 글은 지은이의 찰나의 생각을 모은 것이기에 시대와 상황과 독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가 있다. 

진리는 불변해도 가치판단의 기준은 시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때는 참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참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출처는 전제가 될 수는 있어도 전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참과 거짓, 진리와 모순 혹은 가설과 낭설을 스스로의 주도적인 사고로 분별하는 것만이 최선인 것이다.

그와 같은 분별력은 세 가지로 형성된다. 첫째, 분별력은 경험과 사례에 비례된다. 우리는 위험조차 학습에 의해 인지되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무엇이 위험한지 아닌지는 선례의 사건이나 사고를 통해서 판단된다. 그처럼 참과 거짓의 분별도 학습으로 얻어낸 경험과 사례들로 판단될 수 있다. 전대의 혹은 나와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얻은 경험을 근거로 참과 거짓을 분별할 때 조금 더 진리에 가까운 판단을 도출할 수가 있다.

둘째, 분별력은 내가 만든 틀의 시각, 나만의 관점이 작용된다. 우리는 대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들으려고 한다. 그 토대는 나만의 관점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관점이 왜곡되면 분별력은 무용지물이다. 틀에 박힌 관점으로는 어떤 사상과 생각도 흡수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나의 생각과 사상만이 옳고 합당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셋째, 분별력은 주도성에 의해 좌우된다. 주도성은 자신의 뜻을 펼치면서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나만의 목표와 목적이 있어야 하고, 확실한 기준도 필요하다.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와 같은 주도성이 결여돼 분별력이 낮다. 그렇게 남들을 따라가는 일생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나는 사라지고, 살아가야 할 목적도 잃고 만다. 

그처럼 뛰어난 분별력을 갖추게 되면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고, 적확한 관점을 갖게 하며, 주도적으로 나다운 삶을 살게도 한다. 분별력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역량이 분명하지 않은가.

이가경 문해력 스피치 융고 대표
<내 나이는 39도> <기울어진 의자> <마흔의 온도> 저자, 필명 이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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