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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시평 83위도, 범현대가도 법정관리" 위기감 고조

자금 조달 양극화에 낮은 인지도…도미노 부도 현실화 우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3.03.31 15:07:12

최근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에이치엔아이엔씨 등 나름 시장 입지를 구축한 건설사들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도미노 부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도 위기' 건설사가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원자재값 상승과 건설노조 파업 등 여파로 인해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부실한 중견사들의 경영난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자금 조달 양극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다수 투자자들 사이에서 건설사 부도 위험이 높게 측정, 투자 기피 현상도 보이고 있다. 결국 리스크 가시화로 차환 발행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발행이 이뤄지더라도 위험 부담에 따른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장 회복까지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회사채 발행 또는 펀드 조성 등으로 당장의 자금난은 해결할 순 있겠지만,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에겐 이마저도 돌려막기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고 계열사 등에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대형 건설사와는 다르게 중견건설사의 경우 자금조달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미분양 우려에 따라 그야말로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우석건설과 동원건설산업 등 지방 건설사 부도 이후 중견사 '도미노 부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나아가 최근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등은 사명 등 인지도를 확보한 중견사들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위기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 

우선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이하 대조양건설)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83위' 상위권 건설사다. 

하지만 지난해 다수 현장을 운영하는 무리한 수주 여파로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에 직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업계는 대조양건설 부도와 관련해 시공능력평가 및 인지도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경우 사명에 '대우' 및 '대우조선해양'이 포함된 만큼 관계사로 바라볼 수 있지만, 정작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대우건설은 물론 대우조선해양과는 전혀 무관하다. 

단지 대우중공업 분리와 동시에 출범한 대우조선해양이 2003년 인수한 JR종합건설 사명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19년 사모 펀드를 통해 한국코퍼레이션그룹 한국테크놀로지에 매각했다. 

최근 법정 관리에 들어간 에이치엔아이엔씨도 이와 유사한 이유로 업계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초 △시스템 통합(SI) △IT 아웃소싱 △IT컨설팅·솔루션 등 종합 IT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던 에이치엔아이엔씨는 2012년 아파트 브랜드 '현대썬앤빌' 런칭과 함께 주택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아파트 브랜드 '헤리엇' 추가 론칭 등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하면서 2021년 기준 연매출 2837억원을 기록한 '시평 133위'의 중견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사업장 미분양과 함께 금융권 자금 조달 한계로 인해 결국 유동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에이치엔아이엔씨 특징은 '범현대가 3세' 정대선 사장이 회사 지분 8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이다. 정 사장 부친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4남'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이다. 

즉 인맥 및 자금력이 풍부한 '범현대가' 건설사마저 무너지자 침체가 심각한 지방 건설사 연쇄 부도를 우려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범현대가일 뿐, 에이치엔아이엔씨 자체는 범현대가와는 무관하다. 2017년 9월 현대자동차그룹 '서비스표 등록 무효심판'을 통해 2019년 5월 법원 인용 결정으로 2021년 현재 사명을 변경했다. 

이처럼 나름 시장 입지를 구축했던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에이치엔아이엔씨조차 지속되는 자금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과연 이외 여러 중견건설사들이 현 위기를 잘 이겨내고 미래로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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