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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골프칼럼] 잔디 따라 그린피도 달라져야

 

이용재 동양골프 대표 | Sdaree@naver.com | 2023.04.05 14:40:37
[프라임경제] 골프장하면 △멋진 클럽하우스 △캐디 서비스 △음식 △접근성 △코스변별력 △재미 등 구장을 선호하는 것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골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코스 '잔디' 상태다. 

잔디 관리비용을 엄청 들여 코스 상태를 좋게하는 골프장이 있는 반면 코스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린피만 비싸게 받는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 회생절차 및 퍼블릭 전환으로 회원제 골프장이 과거 대비 그 숫자가 많이 축소됐다. 

이에 이용하는 골프장에 따라 그린피가 크게 주중 25만원 이상 ~ 주말 30만원 이상의 '초고가 골프장'과 주중 20만원 ~ 주말 27만원의 '고가 골프장', 그리고 주장 18만원 ~ 주말 23만원의 '저가 골프장 등 3가지 형태로 바뀌고 있다. 

여행사 상품처럼 금액에 따라 선호하는 골프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입장료가 잔디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초고가 골프장'은 소수의 회원제로만 이용하다 보니 일반 골퍼와는 상관없다. 과거부터 골프 선배가 말하길 '골프란 시간과 돈이 많은 드는 스포츠다'고 했다. 변함없이 맞는 말인 듯 하다. 골프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각자의 △골프웨어 △골프용품 △레슨비용 △꾸준한 연습장 비용도 있겠지만 필드로 나가는 골프 비용이 가장 많이 차지한다. 

필드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골프장 입장시 잔디를 밟는 값인 입장료 즉, 그린피가 계속해 오르기 때문이다. 골프장 코스 관리 비용 자체가 워낙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잔디 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골프장의 △규모 △지형 △병충해 △기후 등에 따라 다양하며 유지보수 비용이 높다. 잔디 품질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많은 고정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매년 입장료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입장료는 수요와 공급, 골프장 간 경쟁, 시설과 서비스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경되고, 골프장마다 잔디 상태가 다른 이유는 좋은 컨디션의 잔디를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작은 부분인 그린은 매우 짧은 잔디로 이뤄져 있고 매우 민감한 영역이다. 작은 부분이라도 누군가 한번 발을 디딘다 해도 그린의 상태가 변할 수 있다. 때문에 그린은 매일 아침마다 꼼꼼하게 관리돼야 한다. 잔디는 깎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습도나 기온 등의 영향을 매우 민감하게 받는다. 매일 아침마다 잔디를 깨끗하게 만들고,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골프장의 하이엔드골프장은 비싼 잔디인 '벤드 그래스(Bentgrass)', 양잔디 등을 사용해 높은 관리비용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잔디를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골퍼들은 골프장 시설과 서비스가 뛰어나다면 고객이 더 많이 좋은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합리적인 그린피로 인식해 불만족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골프장은 '조선잔디'라는 중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잔디 기술이 아무리 좋아졌다 하더라도 많은 고객 이용을 위해 3부제로 나이트 시설까지 운영하면 잔디가 쉴 수 없어 페어웨이, 그린 등이 망가지게 돼 있어 골프장도 휴식 없이 무리하면 안된다. 

특히 '벤드 그래스'는 1일 50팀 이상 받는다면 그만큼 코스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거나 잔디가 망가질 수 있다. 

일전에 춘천○○골프장, 양양 ○○골프장의 '벤드 그래스'를 식재한 코스를 방문했지만 그 좋았던 잔디가 모두 훼손돼 있어 복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또한 국내 몇 안되는 '벤드 그래스' 골프장이 잔디가 한 번 망가지면 복원 비용이 문제가 아닌 모두 다시 잔디를 걷어내고 다시 깔고 안정화 시키기까지 수백억이 들어가는 것이다. 

또 인천지역 최대 코스로 운영되는 골프장이 처음 들어보는 4부제와 6분 간격의 티오프 시간에 나이트 시설 등으로 잔디가 훼손됐음에도 어떠한 안내도 없이 많은 손님을 받고 있어 욕을 먹고 있다. 이는 좋은 잔디 수준을 유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그린피로 운영돼 고객들의 원망을 받는 것이다. 

골프장은 잔디 종류에 따라 소수의 고객을 받고, 코스 잔디를 잘 관리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좋은 잔디에서 골프를 즐기려면 골프장이 코스 관리 비용을 지출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반면 코스 관리를 등한시 하며 손님을 받는 것에만 집중하는 골프장은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많은 디보트(잔디가 패인 자국)로 인해 죽은 잔디와 맨땅에서 볼을 치거나 페어웨이, 그린 상태가 엉망임에도 불구하고 그린피는 주중 20만원씩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골프장이야말로 코스 관리를 엉망으로 해 게임의 질을 저하시키고, 고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서비스 대비 과도한 그린피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봄 시즌에는 잔디 관리차원에서 사토작업, 에어레이션 작업, 수리지 설치 등으로 정상적인 코스상태가 아닐 수 있고, 골프장들이 코스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시기다. 

매너있는 골퍼라면 잔디위 모래를 짜증 보다는 계절에 따른 코스를 이해하고 플레이하고, 골프장은 서비스와 잔디 수준이 좋지 않다면 계절별로 합리적인 입장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골퍼에게 경쟁력이 있는 나이스한 골프장이 되길 바란다. 

이용재 동양골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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