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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記 : 반도건설] 부산서 등장한 전통 주택 강자 "50년간 건설 외길"

70년대 한옥 절충한 기와집 사업…K-주거문화 접목 '더 보라 3170' 美 개척 초석

전훈식‧선우영 기자 | chs‧swy@newsprime.co.kr | 2023.04.11 14:58:01

반도건설 창업주 권홍사 회장은 1970년 5월 개인 회사를 설립하면서 53년 역사의 첫 주춧돌을 놓았다. ⓒ 반도건설


[프라임경제] 최근 건설업계는 어느 때보다 힘든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건설사記를 통해 국내외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건설 관련 업계 이야기를 논하고자 한다. 이번 회차는 주택 브랜드 '유보라'로 알려진 반도건설 발자취와 미래 가치에 대해 살펴본다. 

반도건설 탄생은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전인 1970년, 권홍사 회장(창업주) 개인사업을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배고픔이 일상이던 가난 속에서 월세방을 옮겨 다니며 안정된 주거 필요성을 절실히 경험한 권 회장은 한옥을 개조한 기와집을 발판으로 삼고, 주택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부산 지역에서 10년간 100여채 단독주택을 지으며 기반을 다진 반도건설은 부산 초읍동 40가구 규모 아파트를 시작으로 점차 규모를 확장, 부산 지역을 넘어 전국 10만가구를 공급하는 중견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0여년간 한눈을 팔기보단 오로지 외길만을 걸어왔다.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건축·토목·플랜트·레저 등 사업에서도 탁월한 기술력과 노하우로 신뢰를 받고 있다. 실적에 치우치지 않고 실력을 키워온 우리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반도건설의 뿌리는 약 53년 전인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로서 수많은 업적을 남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새 시대를 위해 2020년 경영일선에서 자진 퇴임했다. ⓒ 반도건설


'창업주' 권홍사 회장은 경북 의성 출신 1944년생으로, 지독히도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삶은 감자를 주식으로, 춘궁기에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며 굶주림을 참아야만 했다.

'고향에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권 회장은 불과 13세 나이에 홀로 외삼촌이 살던 부산으로 갔다.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주간에는 돈을 벌고, 야간에는 학교를 다니는 그야말로 '주독야경(晝讀夜耕)'으로 힘든 나날을 버텨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동아대 건축학과에 입학한 권 회장은 건축사무소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일을 익힐 만큼 열정이 넘쳤다. 이후 부산 지역 건설업체에 입사했지만, 적은 월급 탓에 미래를 담보하지 못했다.

때문에 1970년 5월 개인 회사를 설립, 부산진구 양정동에 30실 규모 하숙집을 시공하면서 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반도건설 53년 역사의 첫 주춧돌이 놓인 순간이다. 

권 회장은 직접 자재를 옮기며 현장을 누볐고 특출한 능력을 바탕으로 '권 기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건축을 전공한 탓에 직접 설계도면까지 챙기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은 '권 기사가 지은 집은 튼튼해서 믿을 수 있는 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연스레 명성을 얻으면서 부산 건설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이후 1970년대 한옥집을 절충한 기와집 스타일 단독주택 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권 회장은 1979년 자본금 1억원으로 반도주택을 설립, 부산진구 초읍동에 40가구 규모 '초읍 반도맨션'을 건설한다. 반도건설 최초 아파트 프로젝트인 동시에 공동주택 사업 진출 계기인 셈. 

초읍 반도맨션 전경. ⓒ 반도건설


"1979년 부산에 첫 '반도 아파트'를 건설한 뒤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경남지역에 수많은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지역 대표 건설사로 거듭났다." 

성장을 이어가던 권 회장은 1989년 종합건설업면허 취득, 기존 반도주택과 1987년 인수한 보라주택(옛 태림주택)을 합쳐 '㈜반도종합건설'을 출범시켰다. 나아가 1990년대 초반 정부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과 함께 회사는 더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1회 건설 물량이 최대 1500가구까지 이를 만큼 부산‧경남지역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건설사로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권 회장 특유 도전정신과 뚝심은 1997년 직후 불어 닥친 IMF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는 개인 사업을 통해 확보한 부산 마린시티 부지(125억원)를 처분, 회사 부채 청산에 보태기도 했다. 이런 권 회장의 행보는 금융권에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으며, 오히려 IMF 이후 수도권 진출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제가 생각하는 경영윤리는 회사 운명과 오너 운명은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너가 회사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면 비록 개인재산이라도 회사를 위해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실제 반도건설은 IMF 여파로 부산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자 수도권으로의 영역 확장을 감행했다. 1999년 경기도 최초 반도 브랜드 '의왕 반도 보라빌리지(1326가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의왕 반도 보라빌리지 전경. ⓒ 반도건설


당시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 의왕 반도 보라빌리지 분양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에 '수도권 진출' 초석을 다진 반도건설은 동탄신도시를 포함해 △김포한강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경기 지역에서 연이은 흥행을 기록했다. 즉 브랜드 파워 입증에 성공, 대한민국 주거 선도기업 입지를 다진 것이다. 
 
반도건설은 이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06년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를 론칭, 2016년 BI 디자인 리뉴얼을 감행하는 한편 주택 외에도 △건축 △토목 △플랜트 △해외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선보이며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2017년 27위를 기록했으며, 2018년의 경우 12위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대표 건설사로 거듭났다.

"13살 때부터 신문 배달을 하면서 모았던 금액까지 두바이 유보라 타워 건설 사업에 모두 쏟았다. 국내 최초 중동 부동산 개발사업을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시켜 자랑스럽다." 

이런 반도건설 과감한 행보는 단순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장기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권 회장만의 혁신적 비전은 두바이 개발사업을 통해 빛을 발했다. 1980년대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 진출했지만, 대부분 단순 도급공사나 턴키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두바이 현지 토지를 직접 매입한 동시에 △시행 △시공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단순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국내 최초 중동지역 부동산개발을 꾀한 것이다.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초고층 빌딩이 바로 중동지역 '대한민국 소유 건축물 1호' 두바이 유보라 타워다. 2011년 준공된 유보라 타워는 2006년 토지 매입을 시작으로 약 3년 8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총 사업비는 5억달러(5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유보라 타워는 지상 60층 높이 266m를 자랑하며, 연면적 22만8559m에 오피스 공간과 상가, 주거 레지던스(225가구)로 조성된 최고급 시설로 등장과 함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전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진행한 단순 도급 사업이 아닌, 모든 과정을 국내 자본과 기술력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라며 "현재도 반도건설 53년 역사를 결집한 걸작이자 대한민국 자부심을 세운 역작으로 꼽힌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반도건설은 중동 두바이 자체개발 사업 경험을 발판 삼아 미국 시장에 진출, 글로벌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LA 중심가에 모습을 드러낸 '더 보라(The BORA) 3170'의 경우 유보라만의 특화설계와 기술력을 인정받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LA에 모습을 드러낸 더 보라 3170. ⓒ 반도건설


착공 돌입(2020년) 이후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더 보라 3170은 최고 8층 252가구로 이뤄진 주상복합 아파트다. 미국 주택 문화에 'K-주거문화'를 접목해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건설에 있어 더 보라 3170은 '미국 시장 개척 초석'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미국 건설시장은 까다로운 인허가 및 행정절차로 국내 건설사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대부분 디벨로퍼로 단순 개발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도중에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연유 탓에 직접 부지매입부터 시행·시공·임대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한 자체 개발사업 '더 보라 3170' 프로젝트를 완료한 만큼 사실상 '미국 시장 개척자'로 불리고 있다."  

실제 반도건설은 미국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프로젝트 착수 전부터 '현지 맞춤 전략' 기반으로 해외사업 전문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LA 주택시장에 대한 관할 건축법·인허가·기술적 리스크 등을 분석하고 관리했으며, 금융 역시 현지 조달 방식으로 리스크 최소화도 놓치지 않았다. 

나아가 올해 착공을 목표로 더 보라 3170 인근에 2‧3차 후속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추가 사업지 물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사업지까지 포함할 경우 미국 LA 중심에 무려 1000여가구에 달하는 '더 보라 브랜드 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K-주거문화가 접목된 최초 프로젝트인 만큼 설계부터 시공까지 심혈을 기울였다"라며 "각세대 빌트인시스템과 한국 가전제품·온돌마루판, 층간 소음저감 기술, 외관 차별화 등으로 한국 주거문화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바이 유보라 타워에 이어 미국에서 해외사업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한 만큼 유보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주택 브랜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회사 설립 이후 53년이 흐른 지금, 명실상부 국내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한 반도건설이 탄탄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발맞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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