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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미래 신사업 불투명" 오너 리스크까지 대두

시장 침체 여파 적자 전환…총수 부재와 수천억대 배당금 '논란'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4.20 15:01:09

부영 사옥. ⓒ 부영그룹


[프라임경제] 그동안 임대주택 사업을 바탕으로 규모를 확대하던 '재계 서열 19위' 부영그룹이 시장 침체로 인해 최근 2년 경영 적자에 직면하는 등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창업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수천억대 배당금' 논란마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업계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임대주택으로 일궈낸 '재계 19위' 시장 침체에 직격탄

주택 브랜드 '사랑으로'로 알려진 '국내 재계 19위(2022년 기준)' 부영그룹은 창업주 이중근 회장 '오너 경영' 기업이다.

이중근 회장이 지주사 부영 지분 93.79%를 소유했으며, 이외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 2.18% △재단 우정학원 0.79% △자사주 3.24%다. 사실상 오너가 모든 지분을 갖고 있어 매우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지주사 '부영'은 그룹 전체 매출 비중 70% 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 '부영주택'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부영주택의 경우 계열사 부영환경산업(100%)을 포함해 △부영유통(100%) △오투리조트(100%) △무주덕유산리조트(74.95%) △천원종합개발(99.57%) △인천일보(49.87%) 등 절대적 우위로 회사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이처럼 부영그룹은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 사업으로는 다름 아닌 '임대주택'이다. 공사비 30% 가량을 도시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임대사업을 벌이는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로 꼽힌다. 사실상 '임대주택 매출만으로 쌓아올린 재계 순위'라는 게 업계 후문이다. 

실제 통상 임대주택 사업은 정부 주도 '공공 성격'이 짙은 반면, 민간임대 분야에서는 부영이 거의 독점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 입지를 자랑한다. 

부영그룹은 이런 임대사업을 필두로 현재까지 △임대주택 23만세대 △분양 7만세대를 조성하면서 건설업계 입지를 다진 동시에 자산 20조원대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 

임대사업 외에도 토목·건설은 물론 △에너지(대화도시가스) △문화‧예술(부영엔터테인먼트) △관광(덕유산리조트·오투리조트·부영CC 등) △언론‧출판(인천일보·한라일보) △교육(우정학사) △해외(부영라오·부영비나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임대주택 사업과 함께 영위하는 여타 사업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안정적 기틀을 갖춘 만큼 현재까지 미래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대주택 위주 사업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최근 지속되는 주택 시장 침체 여파에 직격탄을 받은 실정이다. 2020년 당시 △매출 2조4877억원 △영업이익 3627억원을 기록한 부영그룹은 2021년 △매출 1조7440억원 △영업이익 1286억원으로 각각 29.9%, 64.5%씩 줄었다. 

'지주사' 부영과 '주력 계열사' 부영주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86.3%, 66.8%씩 줄어들었다. 영업손실도 1028억원, 1615억원에 달했다. 

◆"적자보다 심각하다" 여전한 이중근 회장 '오너 리스크'

"그룹 독점 체제에서 오너가 취업제한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는 건 향후 '오너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부영그룹이 최근 직면한 문제는 단순 실적에 그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다름 아닌 그룹 총수인 이중근 회장 '오너 리스크'. 

이중근 회장은 2020년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로 줄었다. 이에 2022년 3월 모든 형이 끝났음에도 5년 취업제한 규정 탓에 여전히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연합뉴스


지난 2월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이 새롭게 취임하긴 했지만, 현재 상황을 극복하긴 무리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부영이 이중근 회장 '독점 체제'라는 특성상 오너 부재로 인해 결국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최근 이 회장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적자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불구,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현금을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83세 고령의 이 회장이 독점하는 회사에서 점차 경영권 승계를 고심하고 있을 수 있다"라며 "막대한 증여세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시가 되지 않는 현금을 확보해 승계를 위한 자산을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부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책정한 배당금은 1259억8399만원이다. 해당 배당 대다수가 결국 전체 주식 대부분(93.79%)을 보유한 이 회장에게 지급된다. 즉 최근 2년간 이 회장이 확보한 배당금은 3120억원. 직전 2019~2021년 이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약 122억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물론 지난 연말 기준 부영 미처분이익잉여금(1조930억원)을 감안할 경우 배당 지급에 있어 문제 소지는 없다. 하지만 최근 시장 및 회사 경영 상황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워낙 보수 경영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부영 행보는 베일에 가려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상황상 경영권 승계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추측하기엔 충분하다"라고 우려했다. 

현재 적자 전환으로 경영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한 부영그룹은 위기 타개를 위한 어떤 방안도 없이 여전히 이중근 회장 '오너 리스크'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과연 향후 부영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행보를 결정할지 업계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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