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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미지 건설업계 "수처리와 폐기물로 입지 확보"

과감한 사명 변경과 기술 개발…건설업 역량 바탕 활로 모색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3.04.25 12:43:35
[프라임경제] 건설업계가 주력 분야 '토목·건축' 시장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 건설업 이미지 등에서 탈피해 다양한 영역으로의 진출을 위해 과감히 '건설 이름'마저 벗어던지고 기술력 및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이어지면서 전 산업군에 걸쳐 환경 산업이 각광받고 있으며, 나아가 향후 가치 역시 나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향한 건설사들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건설업계는 지속되는 주택 시장 침체 등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전망 탓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는 상황. 더군다나 전통 건설업에서 축적한 설계·구매·시공(EPC) 역량이 고스란히 친환경 관련 대량 설비 구축 등에 적용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최적의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친환경 관련 사업 역시 기 진출한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 내 입지 구축도 쉽지 않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과감한 변화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본격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건설업 친환경 '선봉장' 순환경제 고도화 구축

우선 건설업계 친환경 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건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목적에 '환경·에너지'를 추가하는 등 정관도 바꾸는 등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주요 추가 사업목적은 △환경 관련 사업 △신·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사업 △자원 재활용 및 회수 자원 매매 △폐기물 수거·분류·소각·매립사업'이다. 

ZERO4 WtE 솔루션 적용 예정인 베트남 박닌 소각시설 전경. © SK에코플랜트


실제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회사 '환경시설관리(현 EMC)' 인수를 기점으로 볼트온(유사·관련 업체 등을 인수) 전략을 통해 점차 시장 내 지배력을 점차 늘리고 있다. 

여러 SK에코플랜트 친환경 사업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건 수처리 분야다. 분리막 전문기업 '퓨어엔비텍'과의 하·폐수 처리에 필요한 분리막 활용 수처리 기술 MABR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에코랩센터를 비롯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연세대와 '산학연 합동'으로 유기성 폐자원 수소 생산 기술 개발도 착수한 상태다.

무엇보다 지난 2월 분리막 전문기업 '세프라텍'과의 초순수(Ultra Pure Water) 핵심기술 연구개발 협약 등 반도체 생산에 있어 필수 소재 '초순수' 핵심 기술 국산화에 돌입, 물 산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받는 폐배터리 재활용(EV battery recycle) 사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를 통해 해당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해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시장 선점에 앞장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내 이차전지 소재 선도 기업 '에코프로' 및 자회사 '테스'와 함께 유럽 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폐기물 자원화·에너지화도 주목한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을 태우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순환경제 모델' 고도화 사업도 차츰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으로 '국내 최초' 소각로 AI(인공지능) 운전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해당 솔루션이 적용된 소각시설은 오염물질 배출 개선(평균 일산화탄소 49.7% · 질소산화물 12.4% 감소) 효과와 함께 폐기물 에너지 전환 효율(평균 3% 상승)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폐배터리 시장에 선점 나서고,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등 2년 만에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완료했다"며 "잠재력이 무한한 순환경제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GS이니마 앞세운 추격자, 이차전지 재활용도 광폭 행보

이런 SK에코플랜트를 추격하고 있는 건 일찌감치 수처리 산업 가능성을 간파하고, 역량을 집중한 GS건설이다. 

GS건설에 따르면 1967년 세계 최초 RO(역삼투압) 방식 플랜트를 건설한 '이니마'를 2011년 인수한 이후 관련 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GS이니마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미국에 이어 △2019년 브라질 △2020년 오만 △2022년 베트남까지 진출한 상태.

GS이니마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 전경. © GS건설


지난해에는 GS이니마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이 글로벌 물 산업 조사기관 GWI(Global Water Intelligence)가 개최한 2022 글로벌 워터 어워드 '올해의 담수 플랜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수처리 기술을 앞세워 부산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는 등 스마트 양식업까지 꾀하고 있다. 

여기에 이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도 광폭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GS건설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1년 포항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사업 착공식을 진행한 바 있다. 1차적으로 1500억원 상당을 투입, 2024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단계적 투자 확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신사업을 통해 사업구도 등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산업 전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SK에코플랜트처럼 사명 변경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꾀하는 건설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기업으로의 의지를 담아 사명을 포스코이앤씨로 변경했다. 사진은 사기를 흔들고 있는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 포스코이앤씨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둔 포스코건설은 최근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천명,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수처리시설 건립 등 기존 수처리시설 조성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저탄소 철강 분야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 사업 경쟁력 확보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그린 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탑티어(Global Top-Tier)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이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1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동시에 그룹명을 DL로 변경,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이름도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나아가 지난해 친환경 탈탄소 사업 확대를 위해 전문회사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소형모듈원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불안정한 전통 건설업 시장에 대한 돌파구로 '친환경 관련 사업'을 선정, 시장 내 입지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건설업계의 이런 결정이 향후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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